매경 Economy 2013.08.28 - 1722호
매경Economy 편집부 엮음 / 매일경제신문사(잡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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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세계에서 한국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전세 제도가 아예 사라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월세 비중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p. 24



요새 전세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이렇게 사다리를 오르는 위태로운 그림이 자주 나온다.


 그만큼 요즘 전세를 사기도 힘들고, 전세 집에서 살기도 힘들다는 뜻이다. 전세를 사려는 사람들은 전세 값이 껑충 오르다보니 선뜻 살 수 있을 만큼의 목돈이 없고, 기존에 전세집에서 살던 사람들은 집값이 내려가려 하자 부리나케 값을 올리는 전세 주인의 이유있는(?) 횡포 앞에 오래 버티기 힘들어 부자들에게 전세를 내주는 형편이다. 내가 보기에 근본적인 이유는 점점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지는 상황과 점점 1인가구가 많아지기 때문인 것 같다.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보니 목돈을 내기가 힘든 저소득자와 중산층의 형편은 말 할 필요가 없다. 부잣집에서는 1인가구가 유행이다보니 얼른 자식을 내보내고 싶고, 유산 싸움 나기 전에 증여까지 깔끔하게 해주고 싶으니 전세를 많이 이용해먹는 것 같다. 그러니까, 전세에서 안전하게 살고 싶은 중산층들의 소망을 부자들이 짜고쳐서 간단히 물리쳐버린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끝까지 전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물을 계속해서 내놓게 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고. 그 덕분에 전세집을 구입하는 부자들은 더욱더 많아질 것이고. 구역질이 치밀어오르는 인간 군상이 아닐 수가 없다. 그렇다고 월세 사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살기 위해' 집을 마련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골때리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본인에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월세를 선택하겠지만.

 기존 전세에 사는 사람들을 아예 놓아버릴 수는 없지만, 이제 슬슬 원룸이나 고시원에 월세로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도 마련할 때가 왔는데 이슈가 전부 전세에 매달려있는 것 같아서 답답했다. 하지만 확실히 이번 호에서는 창업자금 증여세 면제제도 등 신종 제도와 사회문제에 대한 좋은 글들이 많았던 것 같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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