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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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여덞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걸

- p. 120

 

 

이 책의 내용이 한 때 교보문고 홍보간판에 달렸던 적이 있다.

그림과 글 사이의 여백이 이 책의 심플한 아름다움을 제법 잘 살린 것 같다. 

 

 시바타 도요는 어려서부터 갑자기 집이 몰락하여 식당집에서 일하다가 주방장의 눈에 들게 되고, 쭉 외동아들을 기르며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가 90세 중반쯤 되어 시를 짓게 되었는데, 의외로 잘 지어져서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 케이스이다. 현재 그녀는 100번째 생일을 맞게 되어 <100세>라는 이름의 시집을 더 출간하게 되었다. 늘그막에 찾은 직업이 그녀를 더욱 오래 살게 만드나보다. 이제 같이 하늘로 올라가자는 바람의 섬뜩한 졸라댐(?)에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까지 갖춘 그녀의 모습은 왠만한 연륜으로선 나오지 않을 여유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녀가 단순히 '오래 살기'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흘러가는 사회의 일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구체적인 내용이 적혀있진 않았지만) 일본 정부에게 나름의 불만도 품고 있으며, 오래 살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람들에 관해 연민과 안타까운 마음을 품기도 한다. 우리 세대에선 100세는 가뿐히 넘기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데, 나도 나이 들어 저렇게 멋있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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