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기타오 요시타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아버지는 내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중국 고전에 나오는 간단한 구절들을 일상 대화에서 자주 사용하며 우리 형제를 고전의 세계로 인도했다. 물론 어린시절의 내가 아버지가 말씀하시는 고전의 내용을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 단,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든 그렇지 않든 흥미를 느끼게 하려는 게 아버지의 의도였다.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자발적으로 공부할 수 없고 아무리 주입식으로 가르친다고 해도 몸에 배지 않기 때문이다.- p. 52

 기타오 요시타카는 세계에 이어 이제 한국에서도 자회사를 세울 만큼 유명한 금융가이다. 그가 세운 회사 SBI 홀딩스는 현대 한국지부를 세우거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려 하는 등 한국의 금융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기에 이 책을 읽으며 소프트뱅크의 2인자인 그의 경영철학을 알아가는 건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70줄에 들어선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해보인다.

그는 건강을 챙기는 것이 옳은 일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 말한다.

 

 문제가 한 가지 있는데, 그는 자기 자신을 상당히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책을 읽어보면 프리터로 일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비판하거나,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등, 전형적인 일본 보수론자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내가 아니면 누가 일본의 사회를 이끌랴'라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엘리트주의까지.. ㅉㅉ.

 그런 그가 다른 일본의 보수론자들하고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인상깊은 글귀에 나온 바와 같이 아버지에게 중국 고전을 배웠고, 그로 인해 양심에 꺼리끼는 일은 단호하게 거부하는 등 나름대로 자신의 줏대를 세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SBI어린이재단은 자신의 평생 인생 목표였다고 말할 정도이니, 기업가를 넘어 그의 인간학 내공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바이다. 남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도를 실천하고 그것을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