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병원에서 신은 때로는 천사의 축복으로, 가끔은 루시퍼의 저주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병원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주 혼란에 빠진다.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생환하는 생명과, 신이 있다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끔찍한 불행 사이에서 우리 인간들은 신과 악마의 힘겨루기를 그저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기도 한다.- p. 69

 

 놀라웠다. <자기 혁명>이라거나 <아름다운 동행>같은 책들의 전체 분위기로 봤을 땐 이 책도 자기 계발서같아서 마음의 각오를 하고 봤는데 외과의사로서의 평범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담고 있어서. 환자들에 대한 불만이던 칭찬이던 회의감이던 허심탄회하게 풀이하고 있어서 마치 정말로 평범한 시골의사가 돈을 좀 벌어서 자서전을 쓴 것마냥 보였다. 아마도 이것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이던가, 혹은 의사로서의 모습이겠지.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힘든 환자들을 지켜보면서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모습이라던가, 명성을 얻어 유명해지고나니 유명하지 못하게 된 친구를 불편해하고 피했던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 등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담겨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더불어 그의 사상이 보수적이지만, 진보적인 사람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진보적인 사람이라기보다는 불쌍한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 그런 감정이 더 컸던 것 같지만.

 

 

다른 이야기들도 충분히 인상깊긴 했지만 어머니와 딸이 다 심각한 병에 걸려 옴짝달싹도 못하게 된 아버지 이야기,

그리고 이 그림이 실려있던 '맑은' 남자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안철수와 친구라는 이유로 같이 있는대로 고생하다가 현재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강연하러 다니는 일에 몰두한 듯하다. 이 책을 썼을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는다면, 언제나 사람들이 그의 진심을 알아주리라 생각한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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