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 부기팝 시리즈 4, NT Novel
카도노 코우헤이 지음, 오가타 코우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내 눈에 네가 비치고 있어?"
카스미 군이 물어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그건 미래의 광경이야. 너와 나는 다시 만나게 되는 거라구, 틀림없이."- p. 244

 

 이번 부기팝은 친구간의 우정을 강조시키려는 듯했다. 물론 이전 시리즈에서도 의리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번 나오긴 했지만, 어쩐지 그 주인공인 스에마 카즈코는 사람들을 만남으로서 한층 더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게 되었는데, 평범한 척하는 게 모순된다고 생각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단체로 이상한 녀석들이라 그런지(...) 만나자마자 이야기가 잘 통하는 6명이 나온다. 

 처음엔 분위기가 범죄소설급이었는데 알고 보니 한 명을 제외하고는 가정이 어렵거나 집안 사정이 어렵거나 한 딱한 것들이라 보면서 안타까운 느낌이 절로 자아졌다. 6명의 마음씨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 무리 중 어떤 사람이 단점을 드러내더라도 그것을 헐뜯지 않고 감싸준다. 더불어 본인이 스스로 밝히기 전엔 과거도 애써 묻지 않으니 더더욱 편하다.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요새 이런 친구관계를 찾아보긴 힘든데, 아니, 본인도 이런 친구들을 만나 같이 어울려 다니기까지 무척 힘들었는데 말이다. 보기만 해도 훈훈한 분위기가 흘러서 매우 좋았다. 결국 이런 친구들의 모임은 단편적이기 쉬운데, 그들의 이별마저도 매우 깔끔하고 쿨한 분위기여서 스토리를 중시하는 본인으로서는 실로 매우 흡족했던 소설이었다. 게다가 좀비물을 연상케하는 액션장면도 나오므로 스릴감도 느낄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

 친구의 과거를 들으면서 소리없이 울어주고, 친구들의 목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부기팝은 그들의 천진난만한 죄를 덮어줬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보고 울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부기팝 1권에서의 구절이 다시금 생생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본인은 이 책으로 봤는데, 일본 일러스트가 아닌 김효인님이 그린 한국 일러스트라 한다.

본고장인 일본 일러스트보다 훨씬 더 잘 그린 것 같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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