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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ㅣ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츠지 히토나리는 연애소설을 매우 잘 쓰는 것으로 본인이 인정하는, 손 안에 꼽히는 남자 작가이다. 일단 연애소설의 주요 고객층인 여성의 마음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특히 자신의 필체를 누름으로서 자신과 함께 소설을 쓰는 여성작가의 능력을 돋보이게 해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줄여나감으로서, 부족한 부분을 만듬으로서 그의 소설은 인기를 끌었다. 그는 에쿠니 가오리를 시작하여 많은 여성작가들과 같이 궁합을 맞춰 소설을 써왔다. 그 책들을 읽다보면 츠지 히토나리 혹은 그의 소설 캐릭터가 얼마나 매너있고 여린 남성일지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따지고보면 에쿠니 가오리는 츠지 히토나리의 훌륭한 파트너이다. 서정적이고 감정적인 그의 필체를 간략하고 건조한 말투로 보강해주는 타입이다. <좌안>과 <우안>이라는 소설을 보면 그 사실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둘이 최고의 파트너라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은 이 <냉정과 열정 사이>이다.
쥰세이가 라파엘로의 성모상을 보면서 아오이를 떠올리고, 그 속에서 어머니를 찾는 장면이 특히 나에게 많은 것을 시사했다. 여기서 나는 츠지 히토나리를 더욱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남자는 정신연령이 어릴 수밖에 없다'라는 본인의 고정관념을 더욱 확고하게 했고, 무엇보다도 여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는 상징을 부여하고 색깔을 입히는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 그는 아오이를 더욱 신비스럽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뮤즈를 찬양하는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그러나 그렇게 경건한 그림을 그렸던 라파엘로도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모델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화가의 애인이다.
김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