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의 나라 15
김진 지음 / 시공사(만화) / 1998년 1월
평점 :
품절
가을이 오면
겨울이 오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게
당연한 일인데도
모두
봄만 그리워하며
떠나 버린다면
누가 남아서
겨울을 지내고
다가올 봄을
누가 불러
맞이하겠습니까.
철새처럼
오늘만 살고
내일은
살지 않으십니까.
마마님들은
모두
그러하십니까?- <바람의 나라 14권> 호동이 떠나는 세류에게
음... 대충 스토리도 정리해볼겸 무휼과 호동의 적인 (혹은 적이 될) 인물들을 대충 정리해볼까 한다.
부여왕자 채. 일러스트가 없으므로 나중에 직접 사진을 찍어서 한 컷 올려볼까 생각중... 고구려에 부속되어 살고 있는 부여의 유민들을 계속 꼬셔서 뭔 일을 벌이려고 수작을 부린다. 봉황과 비슷하게 생긴 새 두 마리를 부리지만 유감스럽게도 봉황은 아니다. 여자같이 머리를 풀고 예쁘게 치장하며 다니는 데 여념이 없어 그의 아버지마저도 포기하고 만다. 현재는 무휼에게 눌려서 자명고 남매들에게 식객으로 눌러앉아 살고 있다. 점을 칠 줄 알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캐릭터라 그 남매들을 잘 구워삶아 반드시 무슨 일을 벌이고 말 기세다. 취미로 사람의 피를 먹으며 다니는 위험한 인물.

여기선 낙랑공주가 아닌 운이 문제다. 낙랑의 둘째 왕자로, 천리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으며 피리를 부는 재주가 있다고 한다.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그 여인은 사비를 낳고 죽게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딸이 이복동생이라는 복잡한 시츄에이션... 시스콤을 넘어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듯한데, 이들의 맏형 충은 사비를 그의 마수(...)에서 지키려 전력전심을 다하는 것 같다. 여동생으로서 사비를 사랑하는 충과 여인으로서 사비를 사랑하는 운의 대결이라고 해야 하나. 호동에게는 나름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나, 사비와 호동의 앞날이 어두운 것을 꿰뚫어보고 있기 때문에 사비를 넘겨주지 않으려 할 것 같다. 호동이 어찌 행동하느냐에 따라 적이 될 가능성이 있음.

봉황, 혹은 호동의 병아리. 매우 여성스러운 캐릭터이고 자신도 여성이 되고 싶었던 캐릭터이다. 호동은 끝끝내 아버지와 이 녀석을 데리고 갈등하다가 결국 아버지를 택하지만, 그는 꿋꿋히 살아남아 남성이 되는 쪽을 택한다. 자신의 말로는 자신이 바로 호동의 분신이래나. 어딜 봐도 결혼할 수 없어서 최후의 선택을 한 것 같은데... 아무튼 무휼의 신수인 용과는 상극이기도 하고 봉황이 어떻게 잘 보이려 하든 그를 싫어했으므로 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휼도 기왕이면 이 녀석에게 죽고 호동이 차기 왕이 되는 걸 바랬던 듯하다. 호동이 유약해서 실패했지만...

하늘의 꽃 가희. 천지신명에게 사랑을 받는 여인으로서 고구려의 장수가 될 백호 괴유를 사랑해서 이 땅에 내려오지만 인간세상의 법칙을 몰라 하필이면 괴유의 여동생으로 태어나버린다. 괴유도 그녀에게 관심이 있었던 듯하지만 워낙 우직해서 '여동생과 결혼할 수는 없다'며 거절하다가 나중에는 가희보다 세류를 더 사랑해버리고... 결국 괴유가 대소의 땅을 정벌하던 중에 죽게 되자 가희는 모든 걸 고구려의 탓으로 돌리며 봉황을 숨기며 키우는 등의 일을 한다.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일도 하므로 불로초의 상징인 듯하다. 괴유를 죽여서 자신의 편에 두려는 치사한 수를 쓰려는 걸 보면 그녀에 대한 동정심도 별로 생기지 않는다. 전에 무휼의 군사들과 잠깐 맞대결을 한 적도 있다.

미랑. 부여인들 중에서도 비류라고 고구려가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세력이 있는데, 그 곳에서 자란 소녀이다. 그녀의 태에 왕이 자리잡고 있다는 어느 무당의 예언때문에 잡혀와서는 열다섯 혹은 열여섯의 꽃다운 나이에 변태 아저씨들 셋에게 동시에 유린당하고 있다. 문제는 그녀가 부여의 사람들을 살상하면서 피로 분노를 풀다보니 점점 분노의 여신 칼리나 아수라 둘 중에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팔을 보면 알 수 있음.) 가뜩이나 좁은 고구려에서 저런 게 자라면 나라멸망하기 딱 좋은데...

이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런데 무휼에게 강간 비슷한 걸 당할 때는 좀 불쌍했음.
아무튼 저런 적들을 냅두고 평화를 주장하는 세류나 해색주가 답답하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고...
김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