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귀족 1 세미콜론 코믹스
아라카와 히로무 글.그림,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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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없으면 우유를 마시면 될텐데.

 

 

일본이나 한국에서나 흔한 농촌가정 이야기.

 

 의외로 걸작이었다. 아라카와 히로무의 <강철의 연금술사>를 읽고나서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특히 작가가 '그녀'였다는 사실과 '섬나라에서 키가 170 이상인 그녀'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어떻게든 그녀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 에세이 만화를 지르게 되었다. 그런데 제대로 농촌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어서 반가웠다. 무엇보다 대충 '평화로운 시골생활'을 상상하는 도심 사람들의 환상을 와장창 깨뜨리는 장면이 통쾌했다고 해야 하나.

 

 

특히 이 장면에서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나라에서도 FTA같은 협상에서 농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듯이, 일본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정부에서 우유의 생산이 넘치므로 줄여야 한다는 명령를 내려서, 훗카이도의 모든 농가가 그 많은 우유를 폐수장에 버렸다고 한다. 근데 막상 그러고나서 버터가 떨어졌다며 농민들을 다시 들들 볶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그 책임을 힘없는 농민들에게 돌려버리니 농사에 대해서 모르는 일본 사람들은 일본 농민들을 쥐어짜기 시작한다. 마치 창작의 고통에 대해선 아무 관심없는 독자들이 만화가를 닭달하듯이 말이다.

 아라카와 히로무는 우회적으로 일본 정부의 모순과 농민들의 애환을 풍자하고 있으며, 아예 일본과 떨어져 훗카이도 공화국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농담조로 말하고 있다. (근데 단순히 농담이라고 하기엔 계획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덜덜.) 아무튼 유명한 작가의 신선한 소재의 에세이 만화라니, 이 책은 꽤 흥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면 수신연무보다 더;;; 요즘 <농림>이라는 책이 나오는 등 우리나라에서나 일본에서나 농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던데, 지금 자연재해와 기타 인간의 무지로 인한 피해들을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소재의 책들이 더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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