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컬처 홀릭 Gay Culture Holic - 친절한 게이문화 안내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게이컬처홀릭> 편집위원회 지음 / 씨네21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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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게이들은 남자면 무조건 다 좋아하지 않나요?

답변: (...) 나 원 참. 이성애자 남자들은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만나는 모든 여성에게 나이, 외모, 체형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사랑에 빠지나요? 이성애자 여자들도 세상 모든 남자들에게 곧장 넘어가나요?

 

 

 

 

동성애혐오자 혹은 보통 동성애에 대한 아무 지식이 없는 이성애자들이 보는 성소수자들은 보통 이 두 캐릭터로 나눠진다.

 

 환상을 깨뜨려서 미안하지만 빌리는 먹고 살기 위해서 게이 비디오를 찍는 것 뿐이다. 심영은 안타깝게도 저 드라마를 찍은 이후부터는 그 어느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수 없게 되었다.

 본인은 '오늘의 유머'같은 곳 빼고는 커뮤니티 게시판 자체를 매우 싫어한다. 남자마초들만 득시글한 곳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첫째, 여자누드사진을 붙이면 비난하지 않는 주제에 여자 네티즌들이 남자들에 대한 불평이라도 좀 하려 그러면 단체로 달려들어 '~녀'라는 이름을 붙이며 공격을 가한다. 그 중 '신상털기'같은 경우가 가장 치명적이다. '~녀'라고 이름 붙인 사람이 집요한 네티즌들의 추적으로 인해 그 어떤 회사에서도 붙지 못했다는 괴담이 떠돌고 있다. 입 한 번 잘못 놀린 대가 치고는 우리나라에선 너무 가혹한 벌이다. 아니, 그녀를 벌할 기회가 그들에게 있는가?

 둘째, 그 놈의 '담력 테스트'이다. 예를 들어 곱등이의 사진을 가득 올려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사람은 훌륭하다고 칭찬하는 등의 사태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곱등이같은 혐오물 대상이 사람에게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공부라던가 운동이라던가 아니면 잠 오래자기라던가 잘 할 수 있는 짓은 얼마든지 있는데 무슨 담력테스트도 아니고 '난 빌리찡의 모습을 토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봤어!!' 라는 건 대관절 뭔지 모르겠다.
 몇몇 사람들이 게이에 대한 인지도가 생기니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그건 게이에 관심이 생기는 게 아니라 그냥 지네들이 멋대로 남자끼리의 섹스를 유머로 만들어 놓고 '설마 저런게 현실에 일어날 리 없지'라고 자위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미안하다. 고의로 자위라는 말을 붙였다.) 레즈비언(일명 백합)을 좋아하는 이성애자들의 경우는 훨씬 더 복잡하다. 같은 남자가 등장하는 게 싫은데 연애물은 보고 싶어서 백합물을 좋아한다는 남자들 보거라. 정녕 그것 뿐인가? '덮밥'을 생각하는 건 아니고?
 내 생각에 당신들이 이러는 이유는 따로 있다. 동성애혐오자들 중 남자들은 자신의 여성성을 거부하고 싶은 거고, 여자들은 자신의 남성성을 거부하고 싶은 거다. 특히 우리나라 남자들이 접하는 문화들에서는 아니마에 대한 공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엄격한 군대, 가부장적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약해지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동성애자들마저 자학적인 성향을 보일 정도인데 오죽하겠는가. 우리나라 동성애자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단지 동성애혐오자들은 비겁하게 그 앞에서 등을 돌려 도망친 것 뿐이고, 동성애자와 인권가들은 온 몸으로 맞선 것 뿐이다. 그런 차이다.

 본인은 바이이다. 지금은 남자친구가 있지만 예전에는 여자 애인들과 어울려다닌 팸이다. (친구도 별로 없지만) 날 아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눈치채면서도 부담없이 같이 지내고 있다. 그런데 가끔 거부감이 든다는 사람들 중에는 어김없이 이런 실없는 소리를 하는 인간들이 있다. '난 남자야. 그래서 게이는 싫어.' '그냥 이성애자에게 고백하는 등 남에게 피해만 안 끼치면 돼.' '하느님이 남자와 여자를 어떻게 만들었는데...(이하생략)'

 특히 첫번째 대답은 앞에서 내가 말한대로이지 않은가? 자신의 이성적인 성격을 이상하게 보는 현상. 이 책에서는 게이들의 문화에 대해 다루면서, 이성애자들의 편견을 깨뜨리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므로 당신이 정말 동성애자들에게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라. 그러고 그들의 인권을 보장해라. 성소수자들도 이성애자들의 시덥잖은 관심이라면 대놓고 사절한다.

 

P.S 그리고 성 정체성을 깨달은 심영인가? 그거 만든 인간 보쇼.

     만약에 사고나서 거시기 잘린다면 성 정체성을 꼭 깨닫길 바란다 ^^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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