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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털 같은 나날
류전윈 지음, 김영철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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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5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처칠, 간디, 아름답던 송메이링, 스탈린그라드 대혈전은 알아도, 내 고향에서 3백만 명이 넘게 굶어 죽었다는 것은 모른다.- p.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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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또 회사로 진출하기 싫어지는 글을 보게 되었네ㅠㅠ 아무튼 황석영이 추천한 소설이라서 그런지 우리나라에서 이 책이 다시 인기를 끌게 되었던 듯하다. 2004년에 출판된 책이 하나 더 있었고, 이 책의 배경은 90년대 중국이었다. 오래된 내용이라고 하면 오래된 내용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런데 진짜 어딜 가나 어느 시대에 사나 사회란 정말 무섭고 가혹한가보다. 최근에 주변에 아는 분들 중에서도 무려 두 분이 회사에서 심각하게 고려할 만한 봉변을 당하셔서, 공감까지는 아니지만 무슨 내용인지 이해를 할 수는 있었다. 사실주의에 기초한 소설이며, 처음엔 가정으로 시작했다가 서서히 회사의 이야기로 진출했다. 그 다음엔 느닷없이 1942년의 대기근 이야기. 솔직히 거기서 왜 대기근과 장제스 이야기가 나오는지 나는 아직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 못했다. 책을 덮고 골똘히 생각한 어설픈 추측 하나를 말해보겠다. 중국은 아직까지도 마오쩌둥을 숭배하는 분위기이니, 장제스가 망하게 된 계기인 대기근도 ’결과가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으로 덮였겠지. 그래서 장제스가 지배하던 시대를 공산당의 시선이 아닌 인간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까일 수밖에 없겠지. 그러나 부담없이 현대의 이기적인 사람들을 보면서 실컷 욕을 하다가 맨 뒤의 <1942년을 돌아보다>라는 소설 차례로 넘어가면, 할 말이 없어진다. ’이기적인 현대인’ 아니 ’이기적인 인간’인 우리들은 장제스에게 아니 1942년을 방관한 그 시대 사람들에게 돌을 던질 수 없게 된다. 만일 내 추측이 맞다면 이 책은 어찌보면 우리에게 정말 무섭고 두려운 책인지도 모른다. 거울처럼 책 속 등장인물들의 시커먼 마음 속을 살피던 글자들이 갑자기 우르르 달려들어 우리 마음 속을 비추기 때문이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는 하지만, 좋은 책을 얻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