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좀 들어차서 구운몽을 보니 예전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특히 연애를 좀 알게 된 지금 구운몽을 보니 양소유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여심을 잘 후리는 법을 알고 있음은 물론, 먼저 결혼을 약속한 사람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법을 알고 있다. (더 읽어보면 재상자리를 뿌리치고 정 소저와 결혼시켜달라고 청원하려 계획하기도 한다.) 물론 끝은 ’어ㅅㅂ꿈’일지라도 양소유의 순진하면서도 흔쾌한 성격 때문에 팔선녀를 얻을 수 있었던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이 술취해서 헤롱거리는 장면은 좋게 봐주려고 해도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 혼자 벌주 마셨으면 됐지 왜 첫번째 아내서부터 골고루 벌주를 마시는 거냐... 난양 공주가 머리 아프시대잖아... 현 시대의 우리나라에서 그런 짓 했다간 죽빵을 맞을 듯. 아무튼 과제때문에 읽게 되었지만 예전에 읽던 것하곤 또 다른 느낌이라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나중에 다른 우리나라 고전소설들에도 도전할까 생각한다. 김시습의 책은 어렸을 때부터 닳아빠질 때까지 읽어봤으니 숙향전 같은 걸 도전해볼까? P.S 출판사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흠.. 현암사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