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집 오늘의 세계문학 9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장선영 옮김 / 벽호 / 1994년 10월
평점 :
절판


 인터파크에 유달리 절판 혹은 출고된 책을 싣지 않아서, 요새 좀 열받아있던 참이었다. 이 책마저 없었으면 인터파크에 항의했을지도 ㅋㅋㅋ 다행히도 이 책은 절판되었는데도 아직 살아있었다. 테마는 집창촌, 아니, 사막 한가운데 초록색 오아시스처럼 덩그라니 솟아있는 다방집(?)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읽는 내내 왠지 판탈레온보다 더 노골적으로 ’교훈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본 내용을 파악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유머도 없다. 여주인공의 스토리에 다다르면 이야기는 신파극으로 치닫는다. 여자들이 자신의 환경을 극복할 의지가 전혀 없다. 랄리따라는 여자는 남자들을 꼬시는 자신의 매력에 나름 푹 빠진 듯하고, 보니화시아는 ’내 남자운이 이렇지 뭐’라고 체념하면서 살아가는 듯. 아직 내용을 다 말한 게 아니니 스포일러가 아니야(...) 원주민들이 인간 취급 받지 않는 장면을 보고 어느정도 그 시대의 상황을 짐작하는 밑그림을 그려넣는 데엔 많은 도움이 되었다.결말은 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아무튼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한 소설이라 약간 실망하기는 했다. 이 책을 집을 때 요사의 소설이 거의 도서실 책장의 세 칸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서 약간 놀랐다. 역시 그렇게 많은 책을 썼으니 실력이 일취월장할 수밖에 없었겠지. 그의 다음 소설을 읽을 때 실망하는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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