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역사를 보는 관점은 도덕성을 벗어나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다른 동물들처럼 양육강식의 법칙이 본능적으로 머릿속에 부착되어있는지라.) 히틀러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고 싶었던 나에게 큰 도움이 된 책이다. 두꺼운 책 중에서는 역사의 원전 다음으로 두세번 꺼내 읽을 만한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의 몰락은 부흥보다 더 두꺼웠는데, 이 긴 글을 핵심만 간단히 요약해서 말하자면 이렇다. 히틀러의 몰락은 어찌보면 권선징악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그의 ’물러섬이 없는 자포자기’성격상 결국 멸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국민들이 이기적이고 멍청하면 나라가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4대강 공사가 이미 진행되었다면서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결국 그는 승리 아니면 절멸이라는 자신의 원칙 속에 말려들어 희생자가 되었다. 기요틴을 만든 기요틴이 기요틴에 의해 목이 잘렸다고 하던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겠지만 새삼 스포일러를 뿌리자면 이렇다. 범죄라고까진 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이런 헛된 죽음말고 다른 식으로 내 용기를 증명하지 못하는 것이 서글플 따름이오... 나를 너무 빨리 잊지 말아주오. - 스탈린그라드에 포위된 6군 병사의 편지. 아씨... 왜 이걸 읽으면서 눈물이 나냐.... P.S 밥먹으면서 보지 마라. 책장 넘기다가 갑자기 적나라한 유골사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