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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 1 - 불멸의 사랑
앤드루 데이비드슨 지음, 이옥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래전부터 본인은 디즈니의 이야기들 중에서 묘하게 미녀와 야수가 끌렸다.
그리고 정말 미녀와 야수같은 이야기를 발견해냈다.
'미녀와 야수' 비디오를 틀고 싶을 때마다 '혹시라도 이 이야기를 보는게 유치하게 보이는 건 아닐까' 전전긍긍했던 본인의 기쁨을 상상해보시라.
이 소설은 온 몸이 불에 타서 음경까지 없어져버린 전직 포르노배우 남자주인공과 정신분열증에 걸린(혹은 무시무시한 집착을 가진) 전직 수녀 여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극도의 우울과 섬뜩함을 치달아가지만, 이 소설은 너무나 아름답다.
실제로 남자주인공이 이 소설을 쓴걸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러나 작가의 얼굴은 너무나 멀쩡하고 심지어 잘생겼다.)
그로테스크를 조각하는 마리안네의 모습에서 예술성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항상 언제나 번역이 문제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내 상처 이상이다'라고 하는 주인공의 독백이 있는데, 그 부분이 본인을 심히 껄끄럽게 했다.
문장을 좀 제대로 다듬을 역량이 부족했는지, 아니면 마감시간 앞두고 서둘러 번역하느라 문장의 어색한 구석도 그냥 지나친건지?
로맨스를 보기보다는 천녀유혼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달리 표현을 못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이 소설이 막장뱀파이어 로맨스물들보단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