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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물밑에서
스즈키 코지 지음, 윤덕주 옮김 / 씨엔씨미디어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어제 정말 하늘 밑 빠진 것 마냥 비가 오더니 오늘은 거짓말같이 맑다. 당신은 어제 어떤 시간을 보내셨는지?
본인은 책 빌리러 국회도서관까지 걸었다. 말 그대로 우산하나 받쳐들고 광명에서 여의도까지 하염없이 걸었다.
그리고 비가 그치는 간간히 이 책을 읽었다.
오래된 책이라서 그런지 종이는 노랗게 바래져 있었지만,
이 책을 빌린 대학도서관은 대체로 책을 깨끗이 보존하는 편이라 그 흔한 물기 하나 안 묻어있었다.
물기까지 묻어 흐물흐물해진 책이라면 아주 공포감이 최상이었을텐데 말이다.
사실 '링'은 왠지 모르게 내용이 복잡해서 단순히 공포소설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럭저럭 내 취향인 것 같다.
'어두컴컴한 물 속에서'라는 영화를 보고 이 소설을 보려 결심했지만, 역시 원작이 가장 나은 것 같다.
물 속에서 부유하는 하얀 먼지들, 부표에 묻힌 어린아이의 신발, 수도관에 낑겨있는 축축한 머리카락들, 끝없는 심연이 담긴 밤바다..
지금도 그 물컹물컹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뭐, 그래도 난 물이 좋으니 샤워하고 수영해도 무섭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정말 실감나게 읽고 싶다면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이 책을 펼쳐보라고 권하고 싶다.
게다가 이 책의 매력은 단지 무서운 이야기만 나와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특히 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