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우리나라에서는 이 소설이 19금이라는 게 수긍이 가는 단편들이 몇 개 있기는 했다. (본인의 삐딱한 생각으로는 독재자가 등장하는 '하등인간'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했다만. 뭐 실질적으로는 18금 19금에 달려드는 독자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으므로 좋은 게 좋은 건가.) 한 가지 알려드릴 게 있다면, 귀신이 나오는 소설보다는 철저히 집요하리만큼 인간만 등장하는 소설들이라는 것이다. 피와 살이 튀기는 장면이 여럿 나오므로 비위 안 좋으신 분들은 시간과 장소를 가려 조심히 읽어야 한다. 뭐, 낮짝 두꺼운 본인이야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베이글을 씹어가며 읽었다지만. 전에 읽었던 '히토고토' 생각이 자꾸 났지만, 그래도 일본공포소설보다는 한국에서 통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일방통행'이라거나. '팔란티어' 소설을 쓴 사람의 단편 등, 인터넷에서 쓴 글을 추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짱짱한 배후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못 써서 시선을 끄는 '감옥'과 어딘가 슬픈 느낌을 주는 '하등인간', 읽은 후 반전때문에 내내 본인을 피식피식 웃게 해 정신이상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던 '모텔탈출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 반면 이종호씨의 '아내의 남자'는 반전이 너무 뻔해서 약간 실망. 기대치가 너무 컸나? 현재 4편까지 나왔다는데, 다른 책 읽기도 바쁘지만 가급적 연속으로 정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