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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까마귀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해 1 ㅣ 까마귀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해 1
씨씨 / 코튼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1. 제목이 상당히 아이러니한 작품. 배경이 같은 까마귀인데 다리 잘라서 인간으로 변신할 수 없게 만들고 말이라 부르질 않나 차별 겁나 쎈 이세계이다. 게다가 수컷 금오 한 종류에다 왕으로 추대하는 한편 결혼해 인생역전하고 싶은 아가씨들 모아놓고 픽미픽미 춤추게 하며 애간장 태우게 하고 있으니 페미니즘이 유행하는 판국에 이 무슨 반시대적 작품이란 말이냐. 주인공 중 하나인 이 동궁이란 캐릭터도 문제다. 일부러 홍등가에 다녀 아가씨들 미치게 만든다. 흔히 약사의 거짓말에 등장하는 진시와 비교하는데, 동궁은 진시에 비해 꽤 당당한 입장이라 성격이 많이 다르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왕비가 다른 자식을 왕으로 세우고 싶어 속을 끓고 있으나, 여자인 이상 그녀는 모든 입장을 조심히 할 수밖에 없다. 한편 진시는 동궁처럼 앞길 창창한 입장은 아니라서 대놓고 사냥터에서 그의 목숨을 노리는 편이다.
2. 그래서 이름의 의미를 해석해 볼 때 주인을 고르지 않는 까마귀는 동궁일 가능성이 높다.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고, 똘똘하고 신뢰감 가는 유키야조차 계약직(...)으로 적절히 이용해가며 왕으로 오르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또한 기득권 사이의 다툼이며, 저렇게 계급이 두터우면 왕이 어지간히 미친놈 아닌 이상 백성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지가 의문이다. 이는 동궁이 까마귀의 왕일 뿐임을 명시하는 엔딩에서 잘 드러나 있다.
3. 정치 이야기를 상당히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래서 설정이 복잡하게 느껴질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몇 분 전 봤던 사람 얼굴도 기억 못하고 이름은 더더구나 암기 못하는 내가 장담한다. 상당히 쉬운 애니메이션이다. 성우들의 연기력이 탁월하여 캐릭터들의 성격이 대놓고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대사만 따라가도 반 이상의 설정을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소설로 읽었다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금방 뒷전으로 밀리는 북가쪽 후궁만 해도 성우가 쿠기미야 리에다. 의외로 성우 연기보기에 딱 좋은 애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