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드 미식 가이드 일드 미식 가이드
이지성 지음 / 크루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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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실연 케이스를 남녀로 나누어 어느 정도 성비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한 것 같다. 내가 본 연애물은 대부분 꽃보다 남자 등 쌍팔년도라서 차인 여성에 대한 비하발언이라던가 다른 남자와 맺어지길 강요하는 스토리가 굉장히 많았으며 나도 페미 사상을 접하기 전까지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가 실연하면 여성을 생각하는 게 아직도 내 뇌 속의 버릇이 된 것 같다. 초반에 남자가 실연당하는 모습을 보니 새롭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연당하는 여성이 좀 다수인 거 같기는 하다. 심지어 여주에게 실연당하는 여성(...)도 등장한다. 이 에피소드가 흥미로웠는데, 여주가 '남자친구(카레시) 만나자'라고 말하여 그녀는 간접적으로 실연당했다. 근데 이게 불가항력이긴 함. 일본에서는 보통 카레시, 카노죠(여자친구)라고 하지 코이비토(애인, 연인)이라고 잘 얘기를 안 함. 이런 면에서는 한국의 단어가 훨씬 더 성중립적인 단어 같기는 함. 평상이 이런 식의 일본 단어가 좀 아쉬웠는데 그 점을 날카롭게 꼬집은 에피소드 같음.

2. 주인공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실연당한 사람들을 암행하여 그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뒤에서 관찰하거나, 혹은 무언갈 먹는 모습을 상상하여 만화로 그리고 무료 신문에 연재한다. 음식만큼 사람을 달래는 소재가 없다는 것이 그녀의 신념이다. 그러다 꽃을 파는 남자 주인과의 만남이 잦아진다는 이야기이다. 음식이 꽤 소박한 편이라 가벼운 음식을 먹고 싶을 땐 이 드라마를 참조하면서 같은 음식을 시켜먹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3. 일본 드라마 특유의 오버하는 장면은 없다. 이런 장르를 슬로우 드라마라고 부르는 거 같은데, 막장물 좋아하는 나는 처음보는 장르다. 대체로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느린데, 그동안 나오는 BGM이 귀엽다. 사무실 2호가 꽤 옷차림도 화려하고 눈에 띄는 편인데, 허언을 해놓고서 사무실 3호 등이 진상을 밝히려 꼬치꼬치 캐려 하면 얼버무리는 점이 귀여웠다. 세상을 좀 더 그런 식으로 어렴풋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한국 웹툰으로 실연밥 있는데 그것과는 다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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