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아틀라스 : 아시아 2022 - PLASTIC ATLAS-ASIA EDITION 한국어판 지구를 살리는 지도 3
하인리히 뵐 재단 외 지음, 움벨트 옮김, 강신호 감수, 작은것이 아름답다 기획 / 작은것이아름답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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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무

김은의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처음 내 것이 주는 기쁨처럼

처음으로 내게 다가오는 생명처럼

자꾸 다음으로 나아가는 생각도

종일 찾지 못한 나에게서도 멀어져

바람을 따라 너울진다.

이른 꽃을 피워낸 나무는

겨울에도 꽃이었고

꽃이 져도 봄이라네

늙은 모습이 아름다워서

마른 모습이 도리어 사랑을 받는다네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나울나울 사랑이 시작되었네



자연과 삶과 사랑에 대해서 성찰하는 시이다. 한 눈에 이 시가 보였다. 그만큼 강하고 인상적이었다. 어린이집 교사이고 아이를 넷이나 낳아 키우고 있으면서도 시간과 고된 일에 쫓기지 않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이를 낳아 사랑을 줄 수 있는 분이라면 시인이 아니어도 이렇게 훌륭한 시를 쓸 수 있다.

이번 작은 것이 아름답다 잡지의 내용은 자연이 인간에게 가르쳐준 것들에 대한 내용이다. 이전보다 훨씬 시를 많이 넣었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 독자들 특유의 예쁜 마음이 많이 묻어나는 글이었다. 최근 다리가 골절되어 꽃구경이나 등산을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 글들로 마음을 달랬다. 비록 하루 건너 뛰었지만 그럴 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ㅋ 공교롭게도 알레르기가 심해 같이 산책을 하지 못하는 지인과 싸우고 절교하고 말았거든요. 마음이 아프고, 그것만이 이유도 아니었지만, 역시 내 마음은 자연을 쳐다봐야 둥글어짐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환경 재난과 위기가 뉴스에 수시로 보도되고 있는데도 인간은 여전히 그 한 종만을 위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그들끼리도 남자와 여자, 세대 간 등의 갈등을 벌이고 있다. 신이 왜 그런 걸 생겨나게 했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자연 관련 알러지도 존재하고, 도심도 일해서 먹고 살아야하니 딱히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소리는 할 수 없겠다. 그러나 이 글에서 탐조를 하는 사람들처럼, 몸을 낮춰 자연의 슬픔을 긍휼히 보아줬으면 좋겠다. 이게 누구는 꼰대(쓸데없고 무의미한 충고를 한다는 뜻에서)같은 소리라 하고, 누구는 내 말이 괜찮고 그에 반응하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하던데.. 내 실수인가 그 분 실수인가 따지는 건 의미가 없고, 그냥 몸이 항상 불편하다보니 화가 났을게다. 이젠 몸 건강하고 마음을 넓게 지닌 분 만나려고 한다. 여전히 좋아하지만 여차하는 순간엔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데 자기 몸 간수하느라 그런 건 없으신 분 같음. 그런데 날 품어주는 건 결국 최종적으로 자연일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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