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34 - 완결
이사야마 하지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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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화염 속에선 그 대단한 리바이나 미카사도 폭풍 속에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드디어 '진격의 거인' 시청을 끝냈다. 원작은 진작 결말을 냈지만 난 처음부터 끝까지 애니메이션으로 본지라(그리고 그마저도 뒷북을 잘 치는지라) 이제야 최종화를 봤다. 2018년부터 꾸준히 봤는데 감회가 깊다.

스포를 약간 하자면 거인이 사람을 씹는다던가 하는 설정이 고어스럽긴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의 몸을 희생해가며 싸우는 작중 인물들의 눈빛이 더 섬뜩했다. 사실 “심장을 바쳐라”는 구호는 여느 소년만화의 열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특별한 건 그 심장을 물고 뜯고 씹는 사람의 잔혹함이다. 비장한 대사와 함께 거인을 향해 날아오른 병사가 결국 거인에게 붙잡혀 잡아먹히기 직전 겁에 질려 아빠를 찾으며 살려달라 울부짖는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자식도 버리고 아이들의 피로 손을 물들인 자가 다시 재회하게 된 자식을 껴안고 울부짖는다. 성벽 안에서 밖으로, 섬에서 대륙으로 전장이 넓어지는 동안 피아는 뒤집히고 선악은 뒤섞인다. 만화에서는 잘 표현 못한 것 같지만, 애니메이션 속 에렌의 선택이 최선인지 아님 최악인지에 대해선 아직도 분분하다(난 여전히 찌질하다고 보지만..).​

솔직히 끝내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은 있었다. 그런데 곱씹어본 결과 전쟁의 본질은 이런 게 아닐까 싶어서 생략하겠다. 전쟁이 일어난 원인? 누가 나쁘고 누가 옳은가? 이런 것들은 도저히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전쟁이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다.

물론 진격의 거인 더 파이널 1쿨에서도 설명했듯이 작가가 일본인이라는 것과 맞물려 "전쟁에선 다 피해자이니 전범이란 건 없다"는 군국주의적 관점으로 해석될 여지는 분명 있다. 하지만 이 애니의 특별함은 그것을 한번 더 틀어서 "전쟁에선 다 가해자다"라는 결론에 이른다는 점이다. 한국도 어느 나라에서는 전범인 경우가 있다.​

결론은 전쟁 자체의 본질과 비극에 대해 이 작품은 그리고 있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다. 어느 나라에선 모 대통령이 전쟁에서 적국에 대해 맞서기는 커녕 다리 끊고 런한 경우가 실제로 존재하니 이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얼마나 허무맹랑하겠냐고 ㅋㅋ 한 나라에서도 주동자 따로 피해자 따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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