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재현판 사이보그 009 - 상 - 지하제국 '요미' 편
이시노모리 쇼타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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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응원하면 보수. 팔레스타인을 응원하면 진보. 이런 글들을 보면, 세상을 보는 기준이 그거밖에 없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낀다. 또, 왜 그렇게 화를 내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남초여초 갤러리가 하나같이 이번 전쟁에 중립적인 이유는, 오히려 인싸 분들이 이 문제에 씹덕처럼 구니 당황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이나 블로그 글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에 대한 몰입된 생각은 거의 없다. 서로 잘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 어떤 나라에겐 독립운동 거사지만, 다른 어떤 나라에겐 충분히 테러행위일 수 있다.

가끔 사람들이 그들 중 몇 명이 아이나 여성에게 벌이는 행위에 대하여 비난하지만, 난 그게 상대적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그래서 전쟁을 반대하고 국가를 부정하는(근데 사실 국가를 부정해도 폭력을 없앨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나키즘이 나오는 게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자신이 절대적이라고 믿지만, 사실 모두가 상대적인 주관에서 나온 생각인데 스스로가 착각하는 것이다. 그건 나중에 다른 책의 리뷰에서 다시 한 번 더 다루기로 하자.

일단 은유로 표현된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현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아주 최적화된 예시라 볼 수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강한 여자 스파이를 다루고 있지만, 스파이 패밀리의 모 누나처럼 사람을 멋있게 죽인다거나 하지 않는다. 스파이로 먹고 살기 위해 몸을 개조했는데, 그로 인해 가슴에서 미사일이 나온다. 그 때문에 남들에게 은근히 비웃음마저 당하는 형편이다. 스파이를 위해서라면 이미 몸뚱아리는 다 바친지 오래인데, 정절은 말할 필요도 없다. 또한 가슴이 먹먹해지는 결과가 많이 등장하는데, 특히 7화는 거의 동심파괴로 소송먹을 듯한 느낌까지 준다. 대강 전쟁 직전이라면 이런 분위기가 나겠지 싶다. 그러나 겪어보니 언제나 현실은 픽션보다 더 잔인하더라.. 어떤 분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즐기면 되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데, 그러기엔 이 애니메이션이 자꾸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를 너무 단순화시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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