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G 기동전사 검담 섬광의 하사웨이 기기 안달루시아 - 약210mm PVC 도색완료 완성품 피규어
メガハウス(MegaHouse)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3부작 중 1부라는 것을 주지하고 본다면 2020~2023년 이후의 모든 애니메이션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섬광의 하사웨이에 대한 박한 평가 중 90%는 그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인할 것이다. 일단 첫번째로 원작이 별로 인기가 없는 삼부작 소설이라서 제대로 본 인간이 없을테고, 두번째로 이 작품의 프롤로그라고 할 수 있는 샤아의 역습(작품에서도 직접적으로 이 영화에서만 나오는 등장인물인 퀘스가 언급되는데, 하사웨이 노아의 성격이 복잡하게 꼬인 것에 대해 그의 아버지 다음으로 크게 한몫하는 인간이다. 최소한 샤아의 역습만큼은 보라는 소리다.)보다 훨씬 더 본격적으로 건담에 타는 인물이 운동권으로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맥락에서 12년 후 본작의 하사웨이는 부패한 연방정부에 대항하고 환경오염을 막겠다는(지구에 속죄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샤아의 뜻을 이어받아 반지구연방 레지스탕스 조직 '마프티'의 수장 '마프티 나비유 에린'으로 자신을 재정의한다. 그 정체성은 여러 가지 복합적 맥락의 결정체나 다름없다.

짝사랑에 대한 PTSD를 중심으로 보았을 때 하사웨이는 퀘스가 자신을 버리고 찾아간 대상인 샤아에 대한 컴플렉스를 지닌다. 이는 작중 직접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퀘스의 첫사랑인 샤아가 누군지 알고 그에 나아가서 샤아를 닮고자 하는(첫 씬에서 나오는 신문 기사 '마프티 나비유 에린은 다음 샤아 아즈나블인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욕구가 발현되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어서 아버지에 대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극복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질시의 대상이자 동경의 대상이기도 한 혁명가(샤아)를 죽인 연방군 장교의 아들' 하사웨이는 스스로 부패한 지구연방에 맞서는 레지스탕스 즉 운동권 전위조직의 수장이 됨으로서 아버지의 영향을 떨쳐내고자 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본작은 '건담이 전투하는 메카 애니메이션'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 속에서 고뇌하는 운동권 청년이 건담을 타는 애니메이션'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섬광의 하사웨이는 혁명가를 죽인 위대한 군인의 아들이 전위조직의 운동권이 되어 아버지와 맞서며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극복하고자 하는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개인적 트라우마와 혁명가적 정체성 사이 '운동권'으로서 하사웨이의 고뇌는 작중 마프티의 테러로 인한 연방군의 탄압이 지속되는 다바오에서 택시기사와의 대화를 통해, 그리고 지나가는 시민들의 마프티에 대한 비난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테러의 장본인이면서 테러라고 볼 수 있을 본인의 방법론이 틀린 것은 아닐지, 본인의 혁명적 대의가 대중과 괴리된 것은 아닐지, 그리고 개인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그렇게 대중과 괴리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등 복합적 고뇌를 갖는 것이다. 이는 공교롭게도 우주세기 건담의 메인인 아무로 레이가 가졌던 캐릭터이다. 그럼에도 결국 본작을 넘어 우주세기 전체의 서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지온 즘 다이쿤의, 샤아의, 마프티의 혁명적 의식이라는 것은 또 다른 아이러니다. 또한 퀘스와 다르게 기기 안달루시아라는 메인 캐릭터는 또 계열로 봐서는 하사웨이 노아가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아버지 편이라고 할 수가 있다 ㅋㅋㅋ 그래서 우주세기 건담이 재미있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포인트는 중후반부 멧서와 구스타프 칼의 시가전을 철저히 평범한 시민들의 시각에서 묘사했다는 점이다. 주역기인 크시와 페넬로페의 전투는 어쩔 수 없이 화려한 메카액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시가전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구도로 설정하고 그렸을 때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거대로봇이 시내에서 싸울 때의 소시민의 입장으로 전투를 바라보게 된다. 하사웨이는 소시민의 입장에서 테러를 올려다보며 자신의 방법이 옳은지 또 한차례 고민한다.

결국 본작이 독립적 트릴로지로서 완결성을 가질 수 있는가의 핵심은 2부와 3부의 주된 내용이 될 하사웨이의 내적 고뇌와 아버지 브라이트 함장과의 대립, 그리고 끝내 '미혹을 떨쳐내지 못한(원작자 토미노 요시유키의 표현대로라면 샤아는 미혹을 떨쳐내지 못해 아무로에게 패했다)' 하사웨이의 선택과 패배, 죽음이 어떻게 묘사되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1부의 훌륭함이 3부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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