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홈 히어로 1
야마카와 나오키 지음, 아사키 마사시 그림, 김진아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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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주인공 1인칭 시점을 유지하는, 요즘 보기 드문 전형적 범죄물이다. 덕분에 다른 인물들의 발언이나 행동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다른 인물들의 독백이 없지는 않은데, 결정적 대사에 대한 힌트는 잘 안 준다. 예를 들어 주인공과 그 아내가 이상하게 침착한 행동을 보이는 것에 대해 행동대장 마지마 쿄이치가 '너같은 인간들이 제일 나빠'라고 이야기한 점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은 안 나온다. 그러나 쿄이치의 직감대로 테츠오 일가의 비밀이 있는 게 밝혀지고.. 자세한 건 생략한다.) 실제로도 몇날 며칠을 두고 인터넷상으로 팬들이 논쟁을 벌이기도 하니 읽고 토론을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테츠오의 딸 레이카는 집과 분가해서 살고 있다. 딸이 잘 있는지 노심초사하던 테츠오는 어느 날 딸의 얼굴에 상처가 점점 많아지는 걸 발견한다. 레이카의 집까지 미행한 테츠오는 레이카에게 노부토라는 남자친구가 있으며 그가 같이 어울리는 무리마저 혀를 내두르는 천하의 쓰레기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레이카의 집에 잡입했던 그는 인기척이 들려 옷장에 숨었으나 여자들을 팬 이야기를 전화기로 영웅담처럼 늘어놓는 노부토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가 실수로 소리를 내서, 결국 그를 진정시킬 시간도 확보하지 못하고 방법도 찾지못한 테츠오는 노부토를 죽인다. 노부토가 워낙 악질로 소문났던 탓이었는지 노부토를 찾던 무리들이 분열하는 모습,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침착하게 노부토의 시체를 처리하는 아내 가센을 보며 테츠오는 어리둥절한다.

애니메이션에서 묘사되는 범죄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기분이 나쁠수도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예를 들어 이 작품은 노부토를 나쁜 인간으로 묘사하긴 하지만,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어딘가 상처가 늘어서 돌아오는 아버지를 걱정하는 레이카도 희화화하고 있다(나중에 성장할 여지는 있을 것 같지만.). 생각해보니 정상적인 인물은 없다고 봐야 하나.. 원작 소설이 있나 찾아보려고 했는데 소설은 아니고 만화가 원작이었다. 그렇게 보기엔 왠지 일본 추리소설처럼 전개되는 점이 많았다. 테츠오가 추리소설 광팬이라는 설정이 잘 적용되었나보다. 그렇다고 해서 보통 추리소설처럼 용두사미는 아닌 것 같아 재미있게 보게 되는 작품. 원작보다 많이 심리묘사가 생략되었다는데, 대신에 속도감이 생겨서 시간 많고 심심할 때 한 번 쭉 훑어봐도 좋을만한 애니메이션이다. 2기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원작이 아직 완결 안 나와서 지켜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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