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탄피
리누 지음 / 그런 의미에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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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도구를 방에 다 가져놓은 다음에 아저씨의 낡은 운동화에 쌀을 가득 담고, 그 위에 소주를 가득 부었어. 할머니가 고독사한 사람한테는 그렇게 마지막 식사 대접하고, 가는 길에 심심하지 말라고 술 한잔 건네는 것이 예의라고 했거든.





일 때문에 광교중앙역을 들렀는데, 역에서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이 있었기에 무심코 빌려본 책이었다. 요새 유행한다는 초단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중편소설이었다. 처음에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화자의 허풍이 너무 심해서 그렇게 들리는 것이다 ㅡㅡ 아무튼 중간중간 내용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집중해서 읽어야 했고 결국 호수 두 개를 반바퀴돌고 술 마시며 봤는데도 해결이 안 되어서 다시 반바퀴를 돌아 광교중앙역으로 돌아와서 반납해야 했다. 광교중앙역 무서운 장소..!

나름 반전도 있어서 재미있었다. 한편으로 리뷰어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경청하는 주인공은 빨리 그 내용에 대해 잊어버리려 하는데, 리뷰어들은 자신이 읽은 이야기를 기억하고 싶어하는데다 그걸 넘어서 대부분 남한테 돈 받는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에게까지 솔선수범해서 전달하려 한다. 이 얼마나 위악적이고 변태같은 사람들이란 말이냐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정말 어제 밤에 자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면 정말 깨끗이 잊어버리는 사람이라 오늘 읽은 책에 대해서 오늘 기록하지 않으면 정말 말끔하게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고보면 주인공은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셔가며 매력적인 과부에게 홀리지도 않고 일을 하고 있는데, 난 유부녀 모에에(...) 술도 못 마시고 게다가 잠이 많은 사람이니 주인공과는 정반대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좋은 건진 잘 모르겠으나, 주인공이 굉장히 피곤한 인생을 사는 건 맞는 듯함. 5년씩이나 사귀고 결혼까지 약속했던 사람도 세월 지나면 어디 살았는지 가물가물하니 신경쓸 거 없건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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