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A.D - 아웃케이스 없음
빈 디젤 외, 마티유 카소비츠 / 20세기폭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원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사랑을 받는다는 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그것도 다수에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선 마기세 아이에게 동정이 간다. 심지어 끝이름도 아이다. 그 사랑 애 한자 맞다. 개명부터 하자 얘야..

신도시와 관련된 모종의 사건을 조사하다가 한 경찰관이 사망한다. 그를 매우 아끼던 상사인 주인공은 복수를 위해 오히려 신도시와 관련된 인물들과 결탁해버린다. 그렇게 다짐을 한 직후에 조사하게 된 인물이 마가세 아이. 그녀는 변장도 못 알아볼 정도로 변신을 잘하며, 언변 능력도 묘하게 좋은 신출귀몰한 인물이다. 다시 말해 남주에게는 무지하게 수상쩍은 인물. 그 직후 타이밍 좋게도 사람이 마구 죽어나가고, 다크호스로 언급되는 젊은 의원이 자유자살론같은 걸 주장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든 사건들이 자살처럼 귀결되나 남주는 이 모두가 마가세 아이 탓이 아닌가 의심한다.

흔히 일본 우익을 비판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많이 등장하는데 그렇게 보기에는 마가세 아이가 너무 강렬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나도 남주가 그녀를 취조할 때 그녀의 모습을 보고 빠져버렸다고 할까. 희대의 악녀 이야기는 사실 고전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만든 이야기는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법이다. 악녀를 악녀로 보게 되는 사회의 관습이라고 해야 할까.. 1인칭 남주 시점이라, 그런 능력밖에 쓸 수 없고 위에서 말했듯이 학창 시절에는 심지어 자신이 의도해 기술을 쓴 것 같지도 않은(그러나 명백히 현재 시점에서는 미쳤다고밖에 볼 수 없는 언행과 행동을 보인다. 하이라이트인 6화를 보면 숙부가 자신을 성적인 눈으로 본다는 걸 눈치챌 때부터 비뚤어졌었는데 이제와서 자신을 평범하게 대하는 사람을 발견한 게 트리거로 작동한 거 아닌가 싶기도..) 마가세 아이에게는 좀 억울한 스토리로 전개되는 게 아닌가 싶긴 하다. 어쨌든 매우 스토리가 탄탄한 범죄물이니 범죄물 좋아하는 분들은 꼭 보길 바란다.



P.S 이 이야기가 용두사미라는 어떤 분의 이야기가 있어서 생각해봤는데, 어쩌면 종교가 없어진 세상의 비극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신이 있다고 생각하면 창작물과 같은 인류가 스스로 몸을 망가뜨린다는 건 굉장히 슬픈 일이고 그러지 말아야 하는 게 진리겠죠.. 그런데 그런 기준이 없으니, 저는 자살론에 반대합니다. 마가세 아이처럼 사람을 자살로 모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고 실제로 자살이란 단어를 정신병원으로 바꾸면 그런 일이 종종 있거든요. 그래서 정신병이 있는 사람을 정신병원에 보내는 건 최근 신중해졌죠. 다른 리뷰를 보니 아무도 그걸 쓰는 분이 없어서 써봅니다. 마지막 몇 화는 마가세 아이가 처음부터 그렇게 되도록 조종한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영국 수상(여성이었죠?) 말대로 대통령은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애초에 공평 등 세상을 살기 편하게 만드는 분야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세이자키에게 마가세 아이가 우겨넣은 '선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했죠? 미국 대통령에 의해 멋대로 결론이 나왔고요. 그게 함정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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