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헨델 & 만차로 : 알레산드로 세베로 & 돈 크레푸스콜로 [3 for 2]
만차로 (Nicolas Mantzaros) 외 작곡, 페트로우 (George Petrou) / MDG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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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짜리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을 보지 않아서 거기에서 이 내용이 나오는지는 모르겠는데, 설정이 세부적으로 바뀐 게 많다. 오프닝 장면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듯한 여성들과 남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행성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실프라고 택배업같은 일을 하는 직종이 있다는 걸 아리아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은 다 기억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실프를 꿈꿨다 하는 젊은 여성이 꿈을 이루어 열심히 업무를 배우는 장면이 등장한다. 작품이 처음 나온 때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흘러간 만큼, 아리아도 시대의 변화에 맞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전에 아리아 세계관 내에서 직종에 관한 여성차별이 만발함을 서평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프라인의 서브컬처 모임에서도 그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는데, 많은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비록 이번이 완결같긴 하나, 아리아는 변화를 꾀함으로써 나같이 페미이자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달래주는 큰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어떤 아이돌 애니메이션은 여성들 세계에서는 별로 크게 회자되지도 않는 가슴 크기에 대한 열등감을 피력한 적이 있다. 원작이 큰 인기를 끌었던지라 애니메이션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당연히 이 작품이 캐릭터로 여성차별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내 의견도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서서히 시들었고, 지금은 아재들이 즐기는 지난 세월의 작품으로나마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비판은 생산성이 있어야 한다. 요즘 NTR이냐 순애보냐 그런 싸움이 만발하고 있던데, 순애보 장르에서도 성차별적인 시각이 등장하는 한편 NTR에서도 사랑이 시간에 따라 흘러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작품을 만드는 회사와 대중문화를 위한 건전한 비판이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서브컬처 시장을 성숙시킨다.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이 서브컬처를 좋아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1세대 오타쿠들이 성장하면서 철이 들게 되어 그나마 내가 하는 말이 통하게 되었다.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떤 애니메이션 작품을 검색하면 일부 생산적이지 못한 비판들이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마 유투브 크리에이터들이 하는 말이라던가, 미디어 외 다른 책을 볼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쓰는 글이라던가, 혹은 머릿속에 인간에 대한 편견과 증오 외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의 자극적인 농지거리를 계속 듣다보면 누구라도 세뇌되긴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세뇌를 받지 않기 위해 미디어 외 종이로 출판된 책이라던가 다양한 문화를 접하려는 노력이 일반 대중들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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