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과 순례자 - 가문비나무의 노래 두 번째 이야기 가문비나무의 노래
마틴 슐레스케 지음, 유영미 옮김 / 니케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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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스케치. 나의 둘째 아들 로렌츠는 어려서 그림을 즐겨 그렸습니다. 한번은 휴가를 갔는데 난로에서 숯을 꺼내어 식혀서는 그것으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 숯으로 스케치를 하겠다는 생각이 신선했습니다. 우리의 삶 역시 스케치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끝내 완성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용기 내어 스케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 멀리서 보고만 있지 말고, 하느님 사랑의 일부가 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느님 사랑과 함께하는 자는 내면의 불꽃을 찾은 사람입니다.



 


가문비나무의 노래 후속편이다. 이전보다 바이올린 제작 방법에 대한 설명과 본인에 대한 소개글이 좀 더 길어졌다.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분량을 보면 역시 압도적으로 많은 건 성경 글에 대한 자신의 주저리; 아니 나는 그냥 당신이 나무로 바이올린을 만드는 모습에 대한 설명과 본인이 그로 인해 무엇을 느꼈는지 알고 싶을 뿐이라고 이미 다 읽은 성경 얘기가 아니라 ㅠㅠ 그러나 책을 낸 이후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는지 그 전처럼 답답하다 못해 가혹하기까지 해 보이는 일기식 전개는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놀랍게도, 가벼운 조크를 해보이기까지 한다. 글을 읽어보니 옛날 큰 충격을 받았던 일을 친구들에게 털어놓아서 좀 후련해지신 듯? 나무로 간단한 조각을 만들어 책표지로 삼는 걸 보면 바이올린 말고도 다른 몰두할 만한 일을 찾은 것 같다. 관심있는 일이 많을수록 세상을 좀 더 활기차게 살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나 문구는 여전히 수도승적이다. 가문비나무의 노래에서도 나오지 않았던 술 얘기가 딱 한 번 등장하는데, 굉장히 부정적이다. 자신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사실 자만심에 빠진 거라는 사이다 내지는 비수같은 발언도 서슴없이 한다. 내 개인적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자아라는 개념을 싫어하셔서 그러시는 듯. 그러나 새겨들을 만한 충고인 건 사실이다. 이 책이 싫다고 이야기했던 아버지가 며칠 후에 가정폭력을 일으킨 것만 봐도 충분하다. 애초에 남이 좋다고 읽어보라 추천한 멀쩡한 내용의 책을 중간 정도 읽어놓고 대놓고 싫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사람이긴 하지만.. 내가 여태 읽은 책 중 가장 자신에게 솔직하고 또한 제일 유익한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싶다. 또한 영적 삶이란 단어를 사람들이 종교적이라고 꺼려하는 추세가 있는데, 전혀 아니며 오히려 모든 사람들에게 기초적으로 필요하다는 진리를 쉽게 설명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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