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레시피 - 음식을 통한 무의식의 탐구, 의식의 발견
정도언 외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산속 깊이 초록빛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논두렁 위에 우뚝 자리 잡고 있는 우동집도 있었다. 2006년 개봉한 일본 영화 우동에 등장한 수제 우동집으로 질 좋은 땔감을 쓰기 위해 산속에 있다고 했다. 그곳에서는 가스가 아닌 화력이 높은 장작을 때서 면을 재빨리 삶아낸다. 직접 먹어보니 우동값은 양에 따라 200엔에서 400엔 정도로, 노력에 비해 훨씬 싸다고 느꼈다.

 

 면접시험 전에 강남 학원을 다녔는데 유독 눈에 띄는 게 어느 일본 면 관련 식당이었다.

체인점 중 하나였는데 이번달 중에 한국에서 전면철수하겠다 하더라. 안타까웠고 좀 더 좋은 곳이 한국에 들어왔음 좋겠다는 기대감도 있다. 그나저나 그래서 도검난무들의 저 여우들이 우동에 환장하는구나..

 

 

짤은 실제 면접 때 저 손모양을 했던지라 써봄. 물론 대사는 저것과 반대임. 제 수양이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리저리 생각합니다였나?

 

 

페북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페친과 블로그 이웃 외에 친구들에게 취직했단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물론 공부를 하던 중이었던지라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 위해 친구관계를 일체 끊었던 것도 있다. 그 외 친구들이 내 직업 자체를 싫어할 거라는 더 복합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그러나 더 간단한 이유는 나 빼고 다 백수나 비정규직이 되었을까봐 무서워서이다(...) 그들에게 내 취업은 그닥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친척이 중소기업 회장 아들인데 내 합격 소식을 듣고 상당히 냉랭한 목소리로 돌변했고, 우리는 어색함 속에 전화를 끊었다. 최근 공장을 차린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심정에 대해서 알아차리고도 내가 기분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듣고 좋아할만한 소식이 아니라면 굳이 널리 알릴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뭐 굳이 그들에게 알리지 못해 아쉬운 점은 면접 때 프로이트 레시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것 때문에 합격했는지는 모르지만 면접에선 정말 뭐든 해봐야지 않겠는가. 나도 면접일 알려질 때부터 그 전날까지 계속 학원에서 준 유인물 훑어보고 검색해보게 되더라. 이것도 오지랖일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우리는 쬼 뾰족한 사람들이야라는 책도 언급했다. 둘 다 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다룬 책이다. 특히 전자는 주고받는 인간관계에 대해 다뤘으니 세상 사는데 기본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치명적인 단점을 꼽는다면 저자가 60~70년생의 사고방식에 그대로 멈춰있다. 몇 세이신지는 모르겠지만 2010년대까지도 옛날 사람처럼 구시면 주변 분들이 좀 곤란하지 않을까. 어머니에 대한 무한 찬양은 뭐 프로이트를 다루니 어쩔 수 없겠다고 생각했지만 넝마주이에 대한 설명에서 '그 시대에는 다들 물건을 귀하게 썼다' 식으로 이야기하시는데 지금도 서울에 넝마주이 있는데요;; 나 면접시험 준비하러 서울 갔을 때 나이키 운동화 밑창이 떨어져서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아침에 확인하니 다른 쓰레기들은 다 무사하던데 뒤진 흔적이 있고 운동화는 누가 가져가셨더라. 어떤 알뜰한 분이신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불편한 신발이었는데 잘 쓰시길 바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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