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쫌 뾰족한 사람들이야 - 정신장애인 정신재활시설 송국클럽하우스 이야기
김군.송국클럽하우스 지음 / 호밀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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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클럽하우스 월별 면담에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김승덕 씨에게 사회복지사 이상석 씨가 만화를 그려볼 것을 권유했다. (...)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를 안고 송국 인스타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또 책을 통해서는 오프라인으로 독자들에게 찾아가고자 한다.



 


페친이 추천해서 구입한 책. 요즘 애플에서 동일이름의 SNS가 유행하는 것 같은데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클럽하우스는 저 곳이라 굉장히 기분이 묘했다(...) 여기서의 클럽하우스는 복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 대화도 나누고 식사를 하며 취업도 알아볼 수 있는 곳을 뜻한다.


어머니에게 테스트해봤는데, 글씨가 작지만 꽤 두꺼운 편이라서 눈이 불편하신 분들도 읽기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 나이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만화로 쉽게 정신장애인들의 생활상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책. 알고는 있었지만, 저자 김군의 과거 회상이 내 일상적인 모습과 비슷해서 상당히 놀랐다. 특히 책을 읽고서 그 대화법을 그대로 친구들에게 적용시켰단 에피소드가 그랬다 ㅠㅠ 시대 탓도 있지만 지금처럼 사회 관계에 그렇게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걸 어릴 적에도 깨달았다면 나와 김군의 인생도 조금 더 달라졌을까 생각해본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면, 김군의 자취 얘기를 들어볼 수 있겠다. 이 분은 실수로 변기 부쉈다는데 내 동생은 변기를 막히게 만들어서 몇 달간 그 튄 똥물을 안 닦아 딱지처럼 굳게 만들었더라 어머니가 변기를 처리해보려다 똥물이 얼굴에 튀고..;; 이게 딱히 정신장애인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자립은 원래 힘듦. 단지 틀딱들이 지 올챙이 시절은 생각도 않고 이것도 못하냐 저것도 못하냐 시행착오를 하는 꼴을 못 보고 수군수군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청소는 직접하게 하고.. 자립은 본인이 근면성실하지 못하면 도무지 불가능하다 보면 된다. 난 집안일 처리를 위해 그냥 새벽에 일어남. 그래야 자취방에 사람이 산다는 티가 좀 나더라.



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때에는 내가 'XX 태권도 체육관'이라는 곳에 다녔었는데, 같은 도장에 다니는 학생들 중에 나보다 훨씬 어린 초등학생 남자애가 나를 버릇없이 놀렸다.



 


평소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내 어디가 그렇게 우스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봐라하고 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는 학생들을 지금도 본다. 내 반응은 어떠냐고? 걍 조신하게 고개를 숙인다. 요새 젊은애들 무섭다.. 가해를 해도 소송 못하게 법으로 어떻게 한다면서요 ㄷ?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괴로운 왕따 나날을 보냈지만, 다행히도 좋은 시간을 그럭저럭 보냈다.

그것은 바로 내가 그린 만화작품에 친절해준 친구 한 명이 새로 생겼던 것이다.



 


덕질은 사람들을 왕따에서 구합니다. 아니 진짜로.


나에게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특별한 추억이 있다. 바로 '과외'다. (...) 선생님은 나를 데리고 부산 곳곳의 영화관에서 영화를 함께 보기도 하고 나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과외공부를 알려주기도 하셨다. 덕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목적지를 찾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과외선생님이 좋으신 분이었던 듯하다. 장애인을 대하는 법을 떠나서 인생에 공부만 중요한 게 아니란 걸 알고 계셨던 게 아닐까.


저는 저의 담당직원과 월별상담을 합니다. 평소에는 잘 지내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상담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담당직원이 컴퓨터 앞에서 전화응대를 하거나, 다른 회원과 상담중이거나 주방지원을 하거나 취업장 방문 중이면 상담을 요청할 수가 없습니다. 담당직원과 회원의 고충이 심합니다. 부산시에서 우리가 충분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직원을 많이 보내줬으면 합니다.



 


책의 구성은 김군의 고충 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사연도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엔 코로나19라는 특수사태에 대처하는 중인 클럽하우스의 근황과 장래목표를 소개하고 있다.

아니 그런데 다른 건 둘째치고 왜 직원이 주방지원을 해야 하는 거냐 사회복지사인데? 부산시가 돈을 더 투자해 직원을 많이 보내줬으면 한다.


EBS 다큐시선에서 내가 일하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대동병원으로 찾아왔다. 배식, 바닥 쓸고 닦기 등 여사님과 함께 일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 카메라가 너무 의식되었지만, 무사히 촬영을 마쳐서 기뻤다.



 


다큐 시선에서 2019년 6월 13일 우리는 조현병 당사자들입니다를 촬영했다고 한다. 최근 책에서도 그렇고 점점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것들이 만들어지는 듯하여 기쁘다. 이런 건 보통 만들어지자마자 유명해지기 마련이지만, 일단 이런 프로그램을 교육에 쓰는 분들이 꽤 있으니 한 번 더 알릴 가치가 있어 올려본다.

 


2019년, 나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유튜브나 개인 방송을 보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문득, 집에서 이러고 있는 나의 모습이 답답하다고 느껴졌다. (...) 새해를 맞아 새 뜻으로 활기차게 생활하고 싶다. 그래서 올해는 더 의미있는 삶을 보내겠다.



 


그러고보면 방송 중독도 이젠 생길만하다고 본다. 수익 침해라고 유튜버들이 또 길길이 뛸테니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 거겠지만 ㅋ


주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오늘은 부산 남구워킹투어이다. (...) 특별히 허경환이 함께 투어에 참여했는데, TV에서 보던 사람을 가까이서 보니 신기했다. 티켓을 후원해주신 덕분에 BOF 페스티벌에 가서 가수들도 만나고 신나는 주말을 보냈다.



 


허경환 굉장히 의외다; 그래도 나름 선한 일을 하면서 사는구나. 페친 말에 의하면 허경환은 부산에서 하는 여러 행사에 노개런티로 오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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