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선생 6
하시모토 그림, 마츠코마 글, 임영웅 옮김 / 길찾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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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편의점이 다 이런 건 아니겠지만, 유독 진상 고객들이 방문해서 그런지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신입을 아끼는 편인 것 같다. 그러나 아재개그는 선천적으로 유머성이 없는 사람들이 유머를 익히려 필사적으로 공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후배, 신입, 소위 젊은 것들에게 이런 농담에 웃어준다는 건 기득권에 굴복하고 아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니체와 관련된 문장을 쓰지만, 드라마를 가볍게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기에 결론적으로 보자면 니체 선생님은 그냥 웃음기 없고 상당히 도전적인 성격에 지나지 않는다. 어차피 사장까지 포함해서(처음엔 야간 편의점이 가장 힘든 원인인 진상 손님인 줄 알았다.) 종업원들이 하나같이 다 이상하긴 하지만;

니체 선생님이란 별칭은 질투와 같다.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해 알바 자리만 전전할 수밖에 없어서 비유 맞추는 데에만 능숙한 기존의 무식한 연장자들. 그리고 고등교육까지 받았으나 사정이 있어 알바에 몸 담게 된 사토리 세대들. 굴러온 돌이 혹시나 '노오력하지도 않고' 박힌 돌을 뺄까봐 무의식적으로 연장자들은 긴장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대립각이 서고 있다. 어느 과자공장에서 사내연애를 한다고 온갖 추문을 뒤집어썼던 20대 초반의 여성이 유서에 회사 욕을 남기고 자살했다고 한다. 내 생각에 분명 그녀를 왕따시켰던 사람들은 '우리도 당했는데, 우리도 감수했는데 왜 쟤는 자살하지?'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들은 왕따를 당하고 그것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했기에 마음이 상당히 비뚤어져 있다. 과자공장 신입은 그게 싫어서 자살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는 어차피 인간은 다 이상하니 연장자들이 좀 더 신입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다보면 묘한 느낌이 있는데, 점장과 간호사 빼고 나오는 마트 알바생들 전부 자신이 직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심한 경우 전부 자신들이 놀고먹는 백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일을 하면서도 계속 기업 면접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점장은 내키지 않는 기색을 숨기지 않지만 그들에게 취업과 관련된 이런저런 조언을 한다(물론 다 허당이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변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야간 알바인데도 겸업을 금지한다고 자랑스레 구인구직란에 써붙이는 횟집이 있는 한국, 한 달만 알바해도 (대우는 전혀 다르지만) 공식적으로는 직업이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한국, 다이소에 취직해서 너무 기쁘다며 친구에게 아무렇지 않게 문자를 보내는 한국과는 천지 차이다.

 

 

P.S 와타리는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 젠장 장발이 내 취향인데 왜 머리를 깎아놓은 거야... 아무튼 안경 선배는 로리콘에 복권 중독에 밀덕이었는데 로리콘 요소가 마츠코마에게 옮겨간다.(합법로리라는 설정으로 바뀌지만.) 왠지 모르겠으나 그쪽으로 연기가 딸리셨던 게 아닐까..? 점장님도 연기가 대단하시다. 찾아보니 지로라는 배우인데 저 분이 워낙 인기가 있어서(...왜?) 드라마가 뜬 것 같기도 하다. 만화를 재해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니 설정이 원작과 많이 달라도 까지 말고 넘어가자.

 

간호사 설정은 그대로인데 이 분 쌩얼공개도 그렇지만 연기 투혼이 대단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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