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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시인동네가 주목하는 올해의 시인들 101
시인동네 편집부 엮음 / 시인동네 / 2016년 3월
평점 :
손
피리
길상호
오므라든
손
빈집처럼 체온이
사라졌던 손
악보에서 떨어진 새를
주워
그는 손에 넣고
키웠다
반대편 손 잔손금까지
긁어모아
새를 위해 촘촘히
깔아주었다
밥물을
받아먹고
똥을
싸고
잠을
자면서
새는 끊긴 그의 손금을
이어가며
하루를
연주했다
오므라든 손
안에서
손금 가지들이
울창하게
다시 숲을 이뤘다
참으로 오랜만에 읽는
서정시이다. 오래 못 보다가 만나는 것들이 이렇게 반갑다.
인상적인 시인들을
꼽아놓고 나서 살펴보니 대다수가 이미 시집을 읽은 적이 있는 시인이었다(...) 특히 2013 현대시라는 책에서 접한 분들이 많던데, 그 시들이
정말 인상적이긴 했나보다. 특히 성동혁 시인은 2년 사이 정말 성장한 티가 나는 분이었다. 다 읽고 나서도 왠지 모를 여운이 남는달까. 딱히
작은 성기란 구문 때문만이 아닙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