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가다, 버려지다, 우리 앞에 서다 1 - 사진과 자료로 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이야기 끌려가다, 버려지다, 우리 앞에 서다 1
서울대 인권센터 정진성 연구팀 지음,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기획 / 푸른역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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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련의 두 딸은 어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어머니가 나눔의 집에 입소한 뒤 텔레비전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한다. 큰딸인 임명옥은 2001년부터 나눔의 집에서 조리사로 일하며 어머니와 다른 피해 여성들의 식사를 챙겼다. 박옥련이 작고한 이후 둘째 딸인 임명자도 2012년 11월부터 나눔의 집에서 요양보호사로서 피해 여성들을 돌보고 있다.

 

 

평소 만인만색의 역사공작단이란 팟캐스트를 자주 듣고 있다. 

 

역사뿐 아니라 디아스포라도 다루고 참 유익한 역사방송이라서 재밌게 1편부터 정주행하는 중인데, 그 와중에 푸른역사라는 출판사에서 방송 집기와 스튜디오를 무기한 대여해줬단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사회 이슈와 관련된 책을 찾으려다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를 뒤져보게 되었고, 푸른역사에서 출판한 책이 나와서 냉큼 빌리게 되었다. 살펴보지도 않고 가져왔는데, 볼수록 심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보다 사진이 많이 나오는 편이지만, 글도 사진도 전혀 가볍지 않다. 흐름은 주로 위안부에 끌려갔던 어르신들의 경험담, 그들이 일본 전장에 강제로 불려갔다는 역사적 증거, 그리고 한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된 뒤 후일담으로 나뉘어져 있다.

 

글을 읽다 창씨개명으로 성을 바꾸고 이름도 긴란과 소란같은 식으로 바꿨다는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보았다. 왠지 한국 이름으로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문득 전남친이 생각나는데, 일본 이름 비슷하게 닉네임을 바꾸고 싶은데 적절한 방법이 없어 고심하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름에 쓰이는 일본 한자는 한국에서 쓰는 한자와 많이 달라서 굳이 한국 이름을 일본 이름으로 바꾸기가 퍽 낯설다고. 그리고 무리하게 한국 한자를 딴 이름을 붙일 경우 일본 사회 내에서 배척당하기 쉽다고. 하기사 잡혀갔던 사람들이니 이름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을 것 같지만, 이 분들이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걸 증명해주는 듯하다.

 

  

P.S 어떤 위안소는 요시와라 유곽을 닮았다고 하던데... 요시와라 유곽 은혼에 나오는 거기 아니냐 ㅠㅠ

가뜩이나 요새 페미의식 쎄져서 은혼 섹드립 거북해지기 시작했는데 이젠 못 보겠다 어쩔; 거기 유곽 나오는 분량 많지 않나? 

일본군이 연합군에 밀려 버마에서 후퇴할 때의 기억을 만화로 옮긴 와타나베는 버마에 남아 있는 위안소로 사용되었던 건물을 보며 다음과 같은 그림과 글을 남겼다. "이런 데에 아직 위안소가. 이미 비어있는 집이지만 강자들인가 꿈의 흔적인가." 

 

 

자신에게는 꿈일지 몰라도 남에게는 명백히 악몽인 테마를 태연히 글과 그림으로 옮기는 게 너무 뻔뻔하고 용서할 수가 없다. 물론 이 분들의 방심으로 인해 위안부가 있었다는 사실이 명백해지지만 말이다. 전성기를 쭉 보낼 줄 알았겠지만 이제 너넨 내리막이다 ㅋ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 땅으로 복귀되면서 일본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니던 배봉기는 불법체류자 취급을 받고 강제퇴거 대상이 되었다. 3년의 유예기간 안에 체류 신청을 하면 특별 체류허가를 내준다고 해서 배봉기는 이를 신청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담당관의 심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배봉기가 '위안부'로 끌려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치신문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일본의 작가 가와타 후미코는 1977년 12월 5일 배봉기를 찾아갔다. 젊은 여성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배봉기의 삶을 10년 가까이 듣고 그 조각을 맞춰간 끝에 1987년 배봉기의 이야기를 담은 빨간 기와집이라는 책을 펴냈다. 1979년에는 일본의 다큐멘터리 감독 야마타니 테츠오가 오키나와의 할머니라는 기록영화를 만들어 공개하기도 하였다.

 

 

 

밝혀진 건 좋은데 뭔가 과정이 좀 찜찜하다.

김옥주는 나이 들면서 술로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또 "성질대로 팍팍팍 살았다"는 말도 했다. 김옥주가 강원도 원통에 살고 있을 때인 1995년 11월, 조사자가 면담을 가면 이불을 뽀송뽀송 빨아놓고 김장김치를 챙겨주고는 했다고 한다. 

 

 

팍팍 사셨다고 말은 그렇게 하시지만 사실 정말 다정하신 분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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