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숨을 곳을 찾아서

 

얼굴이 끔찍하게 생긴 괴물 꿈을 꾸고 나서

그는 어디 마땅한 곳을 찾아 숨어야겠다고 생각했지.

홑이불 사이에 숨으려고 했더니

왼발이 두 개나 달린 도깨비가 보였어.

옷장 서랍 안으로 숨으려고 했더니

굶주린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침대 밑으로 숨으려 했더니

목이 떨어져 나간 시체가 보였어.

문 뒤로 숨으려고 했더니

괴물이 코를 골며 자는 소리가 들렸어.

지하실로 내려가 숨으려 했더니

놀랍게도 용이 보였어.

계단 밑으로 숨으려고 했더니

거기에서 이를 드러내고 웃는 미라가 보였어.

커튼 뒤로 숨으려고 했더니

12마리의 털복숭이 원숭이가 보였어.

옷장 뒤로 숨으려고 했더니

미친 살인마 교수가 보였어.

옷더미 속으로 숨으려고 했더니

코에 사마귀가 다닥다닥 달린 마녀가 보였어.

싱크대 밑으로 숨으려고 했더니

술을 마시고 있는 뱀파이어가 보였어.

쓰레기통 안에 숨으려고 했더니

발톱을 날카롭게 다듬는 늑대 인간이 보였어.

그래서 침대로 돌아가 잠을 계속 자면서

내일에 대한 꿈을 꾸었어.

그래서 드디어 꿈속으로 숨을 수 있었지.



 


그런데 내일이 암담하고 막막하면 어디에 숨어서 잠들 수 있을지...


어릴 적 나름대로 선생님 말씀 안 듣고 이어폰 꽂은 채 음악만 듣는다거나, 공부하는 대신 판타지 소설 책만 읽으며 방황(?)을 했다. 어머니가 하도 야단을 치시는 데다 선생님들은 그 당시의 우리가 질풍노도의 시기라 다루기 어렵다는 등 법석을 떠셔서(지금도 내가 인사하면 한참 쳐다보다가 겨우 무시하신다) 나는 내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며 지낸 줄 알았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그런 말을 하면 그들은 무슨 등교거부를 한 것도 아닌데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 오히려 어리둥절해 한다. 내가 어른 말을 안 듣는 수준도 아닌데 되려 야단법석을 떤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은 다 야단법석을 떨면서 큰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라면, 그는 정말 대단히 솔직한 사람일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사기그릇을 깨뜨리는 경우가 있다. 다만 유년시절과의 차이점은 실수를 숨길 수 있는 능력, 그것 하나밖에 없는 듯하다. 그리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는 정말 재밌다.




 


나도 신문지에 똥오줌 싸도록 랑이 훈련시켰는데 왠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잘 찢어지는 신문지 위에서 힘주는 게 불쌍해보이더라. 그래서 걍 남들 다 하는대로 패드로 바꿨다.


TV 프로그램을 봤는데 강아지 장난감을 양말로 만들었더니 모든 양말들을 자기 장난감으로 알고 가지고 노는 탓에 습관을 바꿔주더라. 사실 사람이 신는 양말과 버린 양말을 어떻게 강아지가 구분할 수 있겠는가? 개를 키우다보면 인간으로서의 오만을 버리게 된다.

그나저나 랑이는 산책 가기 전에 꼭 똥오줌을 싼다. 혹은 아무리 마려워도 참은 후 집에 가서 똥오줌을 싼다. 나름 굉장히 깔끔해서 집에 있을 땐 사시사철 온 몸을 핥는데, 의식적으로 똥오줌을 가려서 싸는 것 같다.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핫도그를 주문하면서

"모두 넣어 주세요." 그랬는데,

그게 큰 실수였지 뭐야.

양념을 다 넣어 달라고 한 건데

앵무새를 넣은 핫도그가 나왔거든.

밧줄 구멍이 뚫려 있는 돛대,

손목시계, 멍키 스패너, 갈퀴도 들어 있었어.

그뿐인 줄 알아?

금붕어에다가 깃발, 바이올린,

개구리, 앞 베란다에 매는 그네,

쥐 가면까지 들어 있었다니까.

이제 핫도그를 주문할 때는

모두 넣어 달라고 하지 않을 거야.



 


 

옛날에 한국에서 핫도그라는 만화책 나왔던 거 생각난다. 소년만화 중에선 상위권을 달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거 그렸던 만화가 분은 지금 뭘 하고 사실까.

 

레슬링

 

레슬링은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고

마당에서 마구 뒹구는 운동이야.

서로 뒤엉키는 건 쉬운 기술이고

뒤엉킨 걸 푸는 건 어려운 기술이야.


사실 레슬링 경기는 잘 안 보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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