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광신적으로 하면 현실에 맞설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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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우습게 보는 인간은 게임으로 인해 망한다.
그런건 둘째치고 자신의 주변에 절망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행동하는 무나카타야말로 꽉 막힌 사람이지. 그리고 '진짜' 절망이라는 건 대체 뭐란 말인가? 단 한 사람이라도 부조리한 이유로 죽는다면 그것이 절망이다. 단간론파3의 과거편에서 단간론파2의 팀들이 부장 한 명이 죽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절망이 되지 않았던가.
루루카와 세이코에 대한 잔영이 굉장히 오래 남는다. 세이코는 루루카를 도와주고, 루루카는 세이코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럼으로서 친구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뭐 결론만 말하자면 이런 관계는 좋지 않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게 초고교급 행운으로 인해 촉발되긴 했지만(...) 누구 하나 잘못했다고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둘다 말을 안하고 속으로 쌓아두는 성격인 것 같으니. 세이코는 가끔씩 감정에 한계가 올 때나 혹은 바쁠 때 루루카에 대한 도움을 거절함으로써 이용당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줄였어야 했다. 그러나 루루카에게서 관심과 칭찬을 받기 위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 루루카는 계속 도움을 받음으로써 자신이 세이코에게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을 키우지 말았어야 했다. 그녀가 상당히 의존적인 성격이 된 책임은 세이코에게 있다. 사실 화장실도 같이 들어가는 게 여자들의 우정인지라, 이런 경우가 제법 흔하다. 대부분은 내가 세이코인 경우가 많았으나, 드물게 어떤 경우엔 루루카일 경우도 있었다. 근데 난 이 관계가 교훈적으로 해소되진 않더라도 허심탄회하게 끝나는 걸 보고 싶었어(...) 마구 죽인다고 해서 그게 절망인 건 아니지 않나. 물론 루루카에게는 그것이 절망이 되었지만. 세이코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깔끔히 죽었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 루루카보단 편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중고등학교 시절 여성들의 친구관계는 그녀들의 인생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나도 저 시절에 친구에게 잘못한 일은 생각나기도 하고. 30년 살다보니, 오래 산다는 건 그런 죄책감에서 생겨난 독을 다 품는 것 같다. 그게 날 좀먹을 수도 있고, 그냥 마음속에서 다른 감정과 같이 공존하며 살 수도 있고. 왠만하면 용서하고 감사하고 사과하면서 어떻게든 관계 회복하고 사는 게 좋다. 정 싫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멀어지게 하고. 근데 그런 건 너무 늦게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무나카타는 나에기가 게임 속에서 살아났다고 집요하게 까댄다. 근데 그 게임때문에 동료에게 배신당했다는 걸 아는 순간 왜 살인귀가 되는지 의문 ㅋㅋ 문제는 이거다. 나무위키에서는 게임에서 생존한 게 나에기 단점이라는데 그게 왜 나에기의 단점이냐는 거 ㅋㅋㅋㅋ 내가 보기에 중요한 건 나에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동료들만을 챙기려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