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Danganronpa 3: End Of Hope's Peak High - Future (단간론파)(한글무자막)(Blu-ray+DVD)
Funimation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젊은이는 광신적으로 하면 현실에 맞설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게임을 우습게 보는 인간은 게임으로 인해 망한다.
그런건 둘째치고 자신의 주변에 절망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행동하는 무나카타야말로 꽉 막힌 사람이지. 그리고 '진짜' 절망이라는 건 대체 뭐란 말인가? 단 한 사람이라도 부조리한 이유로 죽는다면 그것이 절망이다. 단간론파3의 과거편에서 단간론파2의 팀들이 부장 한 명이 죽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절망이 되지 않았던가.

루루카와 세이코에 대한 잔영이 굉장히 오래 남는다. 세이코는 루루카를 도와주고, 루루카는 세이코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럼으로서 친구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뭐 결론만 말하자면 이런 관계는 좋지 않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게 초고교급 행운으로 인해 촉발되긴 했지만(...) 누구 하나 잘못했다고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둘다 말을 안하고 속으로 쌓아두는 성격인 것 같으니. 세이코는 가끔씩 감정에 한계가 올 때나 혹은 바쁠 때 루루카에 대한 도움을 거절함으로써 이용당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줄였어야 했다. 그러나 루루카에게서 관심과 칭찬을 받기 위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 루루카는 계속 도움을 받음으로써 자신이 세이코에게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을 키우지 말았어야 했다. 그녀가 상당히 의존적인 성격이 된 책임은 세이코에게 있다. 사실 화장실도 같이 들어가는 게 여자들의 우정인지라, 이런 경우가 제법 흔하다. 대부분은 내가 세이코인 경우가 많았으나, 드물게 어떤 경우엔 루루카일 경우도 있었다. 근데 난 이 관계가 교훈적으로 해소되진 않더라도 허심탄회하게 끝나는 걸 보고 싶었어(...) 마구 죽인다고 해서 그게 절망인 건 아니지 않나. 물론 루루카에게는 그것이 절망이 되었지만. 세이코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깔끔히 죽었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 루루카보단 편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중고등학교 시절 여성들의 친구관계는 그녀들의 인생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나도 저 시절에 친구에게 잘못한 일은 생각나기도 하고. 30년 살다보니, 오래 산다는 건 그런 죄책감에서 생겨난 독을 다 품는 것 같다. 그게 날 좀먹을 수도 있고, 그냥 마음속에서 다른 감정과 같이 공존하며 살 수도 있고. 왠만하면 용서하고 감사하고 사과하면서 어떻게든 관계 회복하고 사는 게 좋다. 정 싫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멀어지게 하고. 근데 그런 건 너무 늦게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무나카타는 나에기가 게임 속에서 살아났다고 집요하게 까댄다. 근데 그 게임때문에 동료에게 배신당했다는 걸 아는 순간 왜 살인귀가 되는지 의문 ㅋㅋ 문제는 이거다. 나무위키에서는 게임에서 생존한 게 나에기 단점이라는데 그게 왜 나에기의 단점이냐는 거 ㅋㅋㅋㅋ 내가 보기에 중요한 건 나에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동료들만을 챙기려 한다는 점이다.

 

 안도 루루카는 배신이라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서 무엇이든 하는 인간적인 케이스라고 본다. 그런데 죽은 이후 사람들이 아예 그녀의 존재조차 싹 잊어버리는 듯하다. 심지어 나에기조차 처음 일어나면서 말한 게 '다행이야 아무도 안 죽었어!'인데, 일단 자기와 같이 있는 동료가 죽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지만 제작진이 단간론파 제작진인 만큼(...) 시니컬한 구석이 있다고 여겨진다. 근데 난 진짜 궁금한게, 물론 희생하는 키리기리의 정신은 숭고하지만 서바이벌 상황에서 살려고 노력하는 건 인간의 기본적 본능이지 않나? 그게 어떤 점에서 잘못인지 모르겠다. 루루카의 의지가 그렇게 약해보이진 않았는데, 죽는 장면이 너무 갑작스러운 건 둘째치고 꼭 저렇게 죽였어야 했나 의문이 든다.
그러나 루루카가 미래편 중 제일 잔인하게 죽은 것도 마찬가지로 괜찮은 연출이었다 생각한다. 무나카타는 나에기 관련 인물들에게만 관심이 많으니 그녀는 결국 자기 자신을 벌한 것일텐데, 저렇게까지 죽으려 했다면 아마 키리기리에게 한 마디 들었기 때문에 충격이 심해서이겠지. 결국 주인공 둘이 연계해서 두 번 루루카를 죽인 셈이다(...) 저런 서바이벌 상에선 결국 멘탈이 강한 자가 살아남지만, 루루카를 통해 제작진들이 할 말을 제대로 전달한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론 젠부 픽ㅡ숀보다 훨씬 나았다. 물론 게임과 애니는 평가를 다르게 해야 하지만, 일단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말이다.

 

 에반게리온 같은 오프닝도 그렇고 감정적인 장면에 시간 너무 잡아먹는다. 과거편에서 저 세 사람이 사이 좋았고 무나카타가 자신 관점에선 어쩔 수 없이 여친 희생한 건 충분히 이해가는데. 이럴거면 차라리 오버로드처럼 감정적 씬 다 잘라먹고 속전속결로 가는 게 나을텐데 원작이라서 그냥 편집도 안 하고 내보냈나(...) 그리고 모나카 급퇴장 대체 뭔가 싶다. 니트된 결말에 대해선 지극히 맘에 든다. 참 모나카답긴 한데 한편으로는 뭐야 병맛이 이걸로 끝이야?! 싶고. 8090년대 애니에서나 등장할 방귀라니.. 그리고 난 코마X모나 커플 머리에서 엮고 있었다고 제작진놈들아. 둘 좀 맺어줘 엉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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