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큰 절망이 막아서더라도 마지막엔 반드시 희망이 이긴다. 그러니까 나는 안심하고 절망이 될 수도 있어.
원작 프리퀄인 주제에 원작설정을 무시하는 전개까진 봐줄 수 있다. 자체 스토리만 좋으면 되니까. 근데 아예 심야 방송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청소년이 볼 수 있는 수준도 아닌 묘한 서비스들은 왜 나왔는지 의문이다.
그나마 바스트 모핑 없는 걸 감사해야 하려나... 아니 누군진 모르겠지만 각본팀 중 자꾸 흥미도 재미도 없는 야한 개그하는 아재가 섞인 것 같은데, 그 자식의 개그가 등장할 때마다 화가 치민다. 차라리 커플을 만들던가.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는지 원작을 좋아하는 팬들도 욕은 하면서 뭐가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었다. 지금 보니 원작과 연관도 없고 뜬금없는 대목에서 야한 장면을 마구 끼워 넣어서 논란이 된 것 같다. 감독은 뭐했냐 대본에 이런 짓하는 놈 당장 해고시키지 않고? 왕따를 당했던 여자아이가 적극적으로 야한 행동을 보이는 것 또한 스토리에 맞지 않았다. 피해자다운 모습을 강조하는 건 아니지만, 원작에서 난 그녀의 분노를 보았지, 그녀의 M적 변모라던가 성적 헌신은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준코는 그녀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척 해서 자신의 편에 끌여들였지, 조교를 한 적은 없는 듯하다. 요컨대 원작 해석을 잘못했다.
아이돌마스터 제노글로시아는 이에 비해선 망작도 아니란 느낌이 든다. 8화쯤에서부터 갑자기 1화 분위기와 도저히 연결이 안 되고 여러모로 실패작인 듯하다. 이거 다음에 게임 발매 자체가 가능할지.. (는 V3가 발매되었으나 희망을 다 깨부수는 역대 반전 때문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게임이 되면서 결말이 난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 나는 V3를 그닥 추천하는 편은 아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끝내는 게 가장 바람직. 우리나라에서 번역이 안 난 건 다 이유가 있다.)
그러나 스토리 버리고 본다면 최고다. 게임 빼고 애니 면에선. 고어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잘 표현한 애니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특히 프로그래머가 온갖 고난을 받다가 나중에 보상도 없이 버림받는 장면은 단간론파를 플레이해 본 사람이라면 꽤 마음에 들어할 것 같으니 반드시 봐야 한다. 어차피 다음은 희망편을 보는지라 이 애니메이션보단 재미없겠지만, 왠지 꿈도 희망도 없을 듯한 미래편에 희망을 둔다(?)
저쪽의 초고교급 행운은 자신만 잘 되는 행복이 아닌가 싶다. 나에기는 초고교급 행운이지만 자기도 모르게 발휘되는 경우가 많고, 딱 목숨을 구할 정도만큼만 발휘된다. 그렇지만 이번의 행운은 자신이 행복해지지만 남은 불행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듯. 반전을 생각해보면 이것도 본인의 의도와는 약간 거리가 있고, 개인의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 행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자신이 주도한 것도 아닌 채로, 남을 극도로 희생하여 얻는 게 과연 진정한 행운일지 의문이 남는다. 일단 저 4화의 일부만 봐도 일종의 저주급인데?(...)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코마에다가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다. 아무리 운이 좋더라도 자기 혼자서만 운이 좋으면 결국 그들과 똑같이 불행해진다는 메세지를 직접적으로 던지고 있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