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구울 8
이시다 스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망한 애니가 늘상 그렇듯이 OST는 좋다. 그러나 그마저도 전투씬같은 데서는 상당히 지루하고 진부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왠지 극단적으로 인간에게 저항하는 구울 편이 되서 '난 졸라 강해질거야!' 해놓고 같은 편 구울에게 쳐맞으면서() 인간을 먹을 수 없으니 반은 같은 종족인 구울을 먹는 걸 보면 이보다 더 어울리는 곡이 있을 수 없다(...) 그냥 청승맞단 느낌이 들어서 한숨만 나온다. 이런 남자주인공이 인기가 있다니 확실히 일본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90년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 있다.

다만 도쿄 구울의 휴머니즘(?)은 잘 살린 듯하다. 특히 카네키가 다 무너져가는 안테이크에서 경찰 편이 된 친구를 만나는 장면은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겪으신 고등학교 선생님의 말을 연상케 했다. 동생은 운동권이고 형은 경찰인데 초반엔 한 상에서 밥 먹으면서 서로서로 잘 하고 오라고 격려를 했다나.

 

안테이크는 구울이 정체를 숨기고 있으나 단체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안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였다. 올빼미가 쓰러지면서 그나마 개그성이 있던 도쿄 구울의 분위기도 많이 삭막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한 그곳은 배움의 기회가 없는 구울 토우카가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다소 심드렁했던 그녀는 카네키를 이해하기 위해 그가 다녔던 대학을 공략했으나, 결국 그녀가 지니고 있었던 작은 꿈도 무너지는 지경에 처했다. 그런 안타까운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 보면 캐릭터들에 감정이입되어 굉장히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 든다. 이게 뱀파이어물을 볼 때 생기는 감정인가...!

 

 

 

그러나 갱생을 위해 인간들에게 벌을 받는 구울 이야기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구석이 있다. 인간과 다른 종은 대체로 말을 할 줄 아는지 아닌지로 흔하게 구분되는 편이다. 인간은 말을 하지만 인간과 다른 종의 생물을 여태껏 먹어본 적이 없다. 구울이 인간을 먹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건 개인의 자유이지만, 그들도 생명일진대 먹으면서 생존하는 것에 대해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 의문이 생긴다. 적어도 1기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했던 듯한데 작가가 너무 성급히 결론을 내린 게 아닐까?
또한 경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옴으로서 스토리가 다소 무너진 감이 있다. 쥬조나 아키라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서라던가 왜 등장하는지 모를 메시지가 더러 있다. 개인적으론 별로 교훈적이지도 않았고 말이다. 혹시 상품화하려고 했나;;;? 카네키는 경찰들이 복수심에 사로잡혀 구울을 무자비하게 탄압한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는 주인공이 이끌어간다. 물론 세상엔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작품세계에선 다소 주인공에게 맞춰줘야 독자들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다. 아키라가 결국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되는 장면과 그럭저럭 봐줄만 했던 쥬조의 안습한 인생살이만 빼고 경찰이 등장했던 에피소드는 모두 다소 산만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히데가 그나마 살렸다고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아몬이 왜 그렇게 카네키에게 집착했는지는 의문으로 남은 채... 의외로 마음이 유약한 타입 아니었을까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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