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쿨 DxD 10 - 학교축제의 라이언 하트, Novel Engine
이시부미 이치에이 지음, 곽형준 옮김, 미야마 제로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저,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습니까~!

영웅이 사람들에게 숭상받게 되는 순간부터 그 영웅은 사람들에게 선한 행동의 동기를 부여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숭상받는 종교적인 힘 그 자체가 되기 마련이다. 영웅주의를 까게 되는 맥락도 언제나 그런 방식이고. 사람들은 영웅의 행동을 보고 나도 저런 옳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지 하는걸 배우지 않는다. 언제나 영웅이 옳은 선택을 내려줄테고 자신들이 선택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힘을 내주니까 자신들은 그저 그걸 바라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심리를 가지게 된다. 편한 것을 추구하는 게 인간이니까. 그리고 뭐든지 신에게 기도하면 이루어질 것이란 판타지는 종교성을 가진 인간들이 스스로를 가장 무력한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순간일 것이다.
그러한 숭상이란 코드를 상품화시키며 팔아먹는 군상까지 나온다면 금상첨화이고.

 

영웅이 희망적인 존재로 비춰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이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관하고 낙관해 옳은 선택을 내리지 못하게 될 때도 옳은 선택을 갖춘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인간은 옳은 선택을 내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현실적인 상황을 타개해 나가고 악당들을 무찌르는 영웅 서사는 언제나 그런 의미를 갖추고서 사람들에게 행동의 모범이 된다. 그렇기에 영웅서사를 보고 할 수 있는 덕질은 힘에 대한 숭상이 아니라 옳은 선택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매사에 자신도 그런 인물이 되기를 노력하는 것이다.

 

 

남주는 여자친구라고 여겼던 악마에게 차인 것에 대해서 벌써 4기째 정신적 충격을 받고 갈등하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여성의 가슴은 좋아한다. 어찌보면 여성을 악마화하면서도 숭배하고, 좋아하는 여성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보통 남성들과 다를 바가 없다. 겉으로는 하렘왕이 되는 게 꿈이라 당당히 말하지만 막상 여성이 적극적으로 대시해오거나 몸을 접촉해오면 주저한다. 여러 사람을 돌보는 그의 다정한 면이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뒷받침해 주지만, 마음 속에 리아스를 품기엔 속이 좁고 포용력이 없어 보여서 그녀는 그를 결국 밀어내고 만다. 이대로 가다간 그녀를 잃고 미움받는 게 두렵다. 그러나 솔직해지면 도도한 그녀에 의해 악마 쫄따구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도 저도 아닌 중간 상태에서 있는 게 싫지만 적당히 엇박자를 맞추며 산다. 그는 마치 우리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잇세이는 동료들의 격려, 그리고 사일라오그 바알과의 뜨거운 혈투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낸다. 신체 단련만으로 마력 부족을 극복해낸 초인 같은 사일라오그 바알, 그리고 다소 특이한 전투 스타일에 지도력까지 지닌 잇세이. 이 둘은 단순히 할 일 없는 귀족 마왕들이 엔터테인먼트로 즐기는 레이팅 게임을 자신들의 인격이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간만에 더파이팅 이후 제대로 된 80~90년대 남자의 배틀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감정이 고양되었다. (일단 죠죠는 남자들의 주먹 승부라기엔 밈이 너무 강해서 빼기로 하자.) 천재이던 범재이던 그런 게 뭐가 중요한가. 중요한 건 그 전투에서 신분과 계급 다 벗어던지고 이상을 끝까지 관철해 나갔는지의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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