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이야기 - 상 - Faust Box 이야기 시리즈
니시오 이신 지음, VOFAN 그림, 현정수 옮김 / 파우스트박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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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해라.

1. 일단 남자 쪽이 연애를 심하게 못한다. 여자는 무슨 생물이던간에 한 번 질리면 완전히 놓아버리는 스타일이다. 400년에 이은 집념은 다소 심하다고 느껴지긴 하나, 어쨌던 여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기 때문에 사과한다고 다시 관계가 회복될 수는 없다. 여자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델리케이트하다 표현했으나, 뭐 어차피 연애란 게 거기서 거기지.

2. 일단 여자의 의도를 물어보지 않는 건 둘째치고, 여자가 헤어질 때 준(심지어 사귀던 시절 선물로 준) 자신의 물건을 찾아가겠다는 건 뭔지 모르겠다. 마치 여친에게 약혼선물로 금반지를 줬는데 결혼으로 골인될 것 같지 않자 반지 녹여서 금은방에 팔 거니까 돌려달라 떼쓰는 것 같다. 여자 멘탈 부서지는 건 신경 안 쓰냐? 처음에는 아 얘가 옛날 사람이고 연애에 서툴러서 그렇구나 싶었는데 여기서부터 좀 말하는 게 이상했음.
3. 그리고 아라라기는 여자와 썸타는 중이긴 했으나 어쨌던 여친이 있다. 자초지종도 묻지 않고 제2의 권속이라는 이유로 대뜸 남친이라고 단정짓는 태도가 맘에 안 든다. 내가 가장 빡친 게 이 지점. 물론 아라라기가 질투는 했지만 권속관계라는게 원래 가족같은 분위기이다보니 흡혈귀의 본능으로써 그렇게 나왔을 수도 있고.
4. 아무튼 여러모로 마음에 안 드는데 시노부가 이런 놈을 권속으로 만들었다는 게 가장 이해가 안 된다. 말빨이 좋은 걸 보니 아라라기도 말빨이 좋다는 특성이 있던 게 생각난다. 아무래도 지식이 어느정도 높은 사람이 취향이었던 듯한데... 그렇지만 아무리 지능이 좋아도 인성이 거지같으면 이게 콤보가 되어 교만해지는 남자들이 꽤 있다. 아무튼 남자 잘못 만난 탓에 마을을 부숴버릴 위기에 처하다니 대단하긴 하네 흡혈귀란 게. 그런 점 때문에 개인적으론 흡혈귀를 싫어하지만.
5. 결론인데 이게 내가 보기엔 아라라기가 잘못한 일이 아니다. 남자를 잘못 선택한 시노부의 가벼운 실수, 그리고 결정적으로 남자의 빻음이 인과관계로 점점 커져서 핵폭탄급의 문제가 완성된 것이다. 심각한 건 이 애니를 보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아라라기를 죽일 놈이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사실 아라라기는 지나가다가 피 토하고 죽어가는 흡혈귀를 뭣도 모르고 도와준 죄밖에 없다. 무조건 대놓고 아라라기만 욕하기엔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본다. 뭐랄까... 남자의 빻음은 덮어주고 남자의 우월함만 질투한다고 할까?
P.S 그렇다고 하네카와 츠바사는 왜 또 연관시켜버리냐. 전생에 뭔 죄를 지었다고 계속 도움받고 그러면서 계속 여자를 차냐. 아라라기는 이 문제에 있어선 여전히 문제가 있고 죽음으로서 속죄하는 게 낫다(...)

 

 

P.S 2 하지만 시노부가 그 남자를 만나서 다시 한 번 더 버리는 건 맞다. 그녀의 말이 맞다면 애정관계가 너무 애매하게 끝나버렸다.
P.S 3 대체 왜 칸바루 스루가는 계속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궁금했는데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 아라라기가 정상적인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택해야 할 여자는 지금의 여친이고 아라라기가 책임져야 할 여자가 하네카와 츠바사고 같이 죽음을 맞이해야 할 여자가 시노부라면, 아라라기가 올바르게 해피엔딩을 살아가기 위해 선택해야 할 여자는 칸바루 스루가였는지도 모른다. 이미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해서 그녀 스스로가 아라라기를 애인으로 선택할 것 같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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