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올 여름 서점에는 두 마리의 용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여름에는 드래곤을 소재로 한 판타지 작품이 온다. 바로 『테메레르』와 『퍼언 연대기』다. 비슷한 소재라서 겹치는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르다. 먼저 『테메레르』는 대체 역사물에 가깝다. 작가 나오미 노빅은 나폴레옹이 유럽 정복을 벌이고 있던 시절, 각국에 용으로 이루어진 공군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력을 작품에 구현했다.(중략)피터 잭슨이 영화 판권을 사들였다는 소식 또한 관심을 끄는 커다란 요소.
그에 비해 『퍼언 연대기』는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를 묘사한 정통 판타지 작품. 1967년에 첫 권이 발매된 이후 해외에서 가장 인기있는 판타지 연대기로 자리잡았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여성 캐릭터의 야망과 사랑을 중요하게 다루는 할리퀸 로맨스인 동시에, 판타지 세계를 정교하고 역동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무대는 지구가 아닌 행성 '퍼언'.(중략)
『테메레르』가 무섭게 커나가는 용감한 신작이라면 『퍼언 연대기』는 경험 많고 숙련된 고전에 속한다. 여름 시장에 갓 부화한 두 마리의 용이 어떤 성장을 거칠지 흥미롭다.

―― 2007 장르문학 월간지 『판타스틱』 7월호, 「장르문학 북페어에서 엿보는 여름 출판 동향」, 김은미, 61쪽


<퍼언 연대기 - 용기사 3부작> 출현 

미래, 은하계로 진출해서 이미 다수의 식민 행성을 보유하고 있던 인류는 궁수자리 근처 G형 항성 루크뱃의 주위를 도는 아름다운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고 퍼언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주민들은 퍼언에 정착하여 몇 세대에 걸쳐 목가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지만, 곧 200년 주기로 접근하는 ‘붉은 별’로부터 치명적인 정신적·물리적 타격을 입는다.

이 방랑 행성에 살고 있던 은빛의 토착 생명체는 우주공간을 가로질러 훨씬 더 온화하고 살기 좋은 퍼언으로 날아왔다. 인류가 ‘사포’라고 이름 붙인 이 은빛 생명체는 퍼언의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 자신과 접촉하는 모든 생명체를 녹이고 사멸시켰다.

인류는 퍼언의 날짐승을 생물학적으로 개량하여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는데, 지구의 전설에 등장하는 드래곤과 비슷한 이 지성체를 똑같이 ‘드래곤’이라 부르며 기사와 함께 특수 훈련을 받게 했다. 텔레파시적인 교감을 통해 드래곤과 맺어진 용기사들은 퍼언을 지키고 영웅적인 명성을 얻지만, 최초의 위기를 극복한 이들의 역사는 그들의 조상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식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자아, 그들이 옵니다. -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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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readordie.net/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퍼언 연대기 세트 - 전3권
앤 맥카프리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7월
41,400원 → 37,260원(10%할인) / 마일리지 2,070원(5% 적립)
2007년 07월 17일에 저장
품절
한정판 맥카프리 비치백을 받기 위하여 세트로 구입. 목돈이 나가긴 하지만, 워낙 멋있어서. 구입해도 후회 안할만한 책인듯.
테메레르 1- 왕의 용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07년 07월 17일에 저장

퍼언 연대기보다 일찍 나와서 현재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기회에 두 책을 모두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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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7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환타스틱하네요.
환타지 소설이라 그런가보죠?
환타지의 장점은 읽는 시간이 별로 거리지 않는다...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며 읽었던 환타지는 네버엔딩스토리였어요.

twinpix 2007-07-17 13:33   좋아요 0 | URL
저 『퍼언 연대기』는 무기로 써도 될 만큼 두꺼워 보여서 그 장점이 제대로 발휘될지 모르겠어요. 우선 1권만 읽으려는데, 과연 얼마나 걸릴지. 다른 행성 이야기라 SF스럽기도 한 책인 것 같아요. 그냥 SF적 설정만 있고 내용은 판타지 그대로인 건지 봐야 알겠지만요.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 정말 좋아하죠!^^ 모모랑 함께 최고의 환상소설 중 하나. 읽었을 때, 정말 전율을 느낀 적도. 그 책 속의 책이 다시 현실의 책과 맞나는 부분에서 충격을 느꼈었어요. 그 작가의 『거울 속의 거울』이라는 90년도에 기린원에서 나온 책도 제본한 걸로 가지고 있긴 한데, 몇 년이 지나도록 아직 읽지를 않았네요. 어서 읽어야 할텐데 말이죠. 으.^^

가넷 2007-07-1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기는 멋지겠어요. 그런데 너무 부피가 나가니... 어디 둘 곳도 없고...-_-;;;;

twinpix 2007-07-19 22:46   좋아요 0 | URL
그래도 두툼한 게 읽을 맛이 있겠죠? 얇은 것보다 오래 읽을 수 있을 테니까요. 물론 재미있어야 페이지 수가 줄어드는 게 안타깝겠지만요. 아, 내일 배송이 올려나 모르겠어요. 'ㅁ' 계속 기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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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7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울mirror'을 '겨울winter'로 봤어요.
하얀 점들이 눈같기도 해서요.
벌써 겨울 광고를 시작했나? 아이 시원해~했죠.

twinpix 2007-07-17 13:30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정말 눈 같네요. 겨울이 빨리 오면 좋겠어요.^^ 뭐, 요즘 여름은 비 덕분에 덥지 않아서 만족해 하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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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7.7 - Vol.3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판타스틱 7월호 리뷰

  장르 전문 월간 잡지인 『판타스틱』7월호. 창간호가 나왔을 때만 해도 믿기지 않았던 월간 장르 잡지가 어느새 3호를 맞이했다. 변함없이 일정한 퀄리티로 나와 주고 있는 『판타스틱』이 반갑고 믿음직스럽다. 이런 월간지가 나온다는 것은 정말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7월호에 실린 스폐셜 기사 두 개는 무척 흥미를 자아냈다. 「한여름 밤의 판타지 - 당신이 올 여름에 만날 상상의 이야기」는 올 여름에 출간되는 장르 소설들의 소개를 목적으로 쓰여진 글이었는데 무척 흥미로웠고, 언급된 장르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두 번째 「추리소설 속 황당무계한 살해법」은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코미디인지 진짜인 건지 알 수 없는 황당한 살인 방법들을 소개하여 웃음을 주었다. 재미있는 기획 기사였다. 「장르문학 북페어에서 엿보는 여름 출판 동향」은 올해 나오는 장르문학 소설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해주었으며 구매 욕구를 상승시켰다. 최근들어 장르 소설들의 활발한 출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기사였다.

  소설들은 일단 언제나처럼 필진이 화려했다. 이번 호에 실린 단편 중 단연 눈에 띠는 작가 중 한 명은 J.R.R 톨킨일 것이다. 판타지 소설의 바이블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재미있게 읽었고 나중에 출간될 단행본 책으로 다른 단편들도 접하고 싶어졌다. 젤라즈니의 「유니콘 변주곡」은 환상문학웹진 거울(http;//mirror.pe.kr )에서 미리 본 것이었다. 언제 봐도 서문이 소설 본 내용을 압도하는 글이었다. 배명훈 작가의 SF 단편 「우주로 날아간 마도로스」도 재미있었다. 초시공어선 마도로스라니. 그 유쾌한 상상력이 멋진 단편을 만들었다. 판타지 중편 연재인 제프리 포드의 「아이스크림 제국」은 흥미로웠다. 공감각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빨리 8월호에 실린 2편이 보고 싶어졌다. 조지 마틴의 「샌드킹」은 과연 명성에 걸맞는 걸작이었다. 이런 작품을 접하게 만들어준 『판타스틱』이 고마웠다.

  두 편의 코믹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WAL의 탐정 해리 시리즈는 곳곳에 저번보다 유머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새로 연재를 시작한 「장르문학 전문 고교 라비린스」는 장르문학전문고교라는 상상력만으로도 앞으로의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하였다.

  박민규 작가의 인터뷰는 그가 순수문학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과, 장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최근에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었다던가 하는 점 말이다. 젤라즈니 인터뷰는 잘 읽긴 했지만 분량이 약간 짧은 느낌이었다. 죽기 전 마지막에 했던 인터뷰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 외에도 인형을 다룬 특집 기사나 번역에 관한 임지호님의 에세이, 김남훈님의 장르의 토착화 기획 에세이인 「그 많던 아동 과학소설은 누가 다 먹었는가」도 흥미롭게 읽었다.

  장르의 개척자들을 소개해주는 기사는 언제나 유익했다. 이번에는 미스터리의 순수한 탐구자였던 S.S. 반 다인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기사들, 신간 리스트, 영화와 책 리뷰 등은 월간지의 매력을 가득 담고 있었다. 8월 호가 역시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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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는 라이트노벨은?
타임 리프 1
타카하타 쿄이치로 지음, 키누타니 유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타임리프 

  내일은 어제…… 

  라이트노벨은 주로 10대의 중고생들이 많이 읽는 소설의 한 장르로서, 만화·애니메이션풍의 일러스트를 사용하는 오락소설을 가리킨다.(인용 : Wikipedia, 일러스토리 소설 무크 『파우스트』 2006 창간호, 학산문화사, 선정우, 442p) 물론, 현재는 워낙 다양한 소설들이 나오기 때문에 라이트 노벨의 완벽한 정의는 불가능해졌다.(자세한 내용은 잡지 『파우스트』 창간호에 실린 「일본 라이트 노벨의 개관과 ≪파우스트≫」에 실려 있다.)

  다만, 국내에 라이트 노벨을 알리고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대원씨아이’고, 여기서 출간하는 레이블인 NT 노벨은 국내 라이트 노벨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상당히 많은 일본이 인기 라이트 노벨 작품들을 출간했으며, 현재도 꾸준히 출간 중에 있다. 그 중에는 『부기팝』시리즈나, 『풀 메탈 패닉』, 『델피니아 전기』, 『스즈미야 하루히』시리즈 등 중·대박을 터트린 작품들도 있어, 다른 출판사들도 라이트 노벨 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으며, 현재는 국내 작가들이 쓴 국산 라이트 노벨도 출간을 준비 중에 있다.(대원씨아이에서 새로운 레이블로 『하얀 늑대들』의 작가 윤현승의 『뫼신사냥꾼』을 준비 중이며, 파피루스에서는 ‘시드노벨’이라는 브랜드로 임달영의 『유령왕』을 필두로 한 국내 작가의 라이트 노벨 출간이 7월 25일에 이뤄진다.)

  라이트 노벨은 대체적으로 에피소드가 한 권 내에서 끝나지만, 장편 분량으로 5권 이상이 넘어가는 책들이 많고 특히 인기작의 경우는 십 권이 넘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소개할 책은 2권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짧은 분량의 소설이다. 이미 오래 전에 나와 대부분의 서점에서 품절된 도서이긴 하나, 요 근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과 영화 개봉을 기념으로 하여, 그 영향을 받은 라이트 노벨이며 지금까지 출간된 라이트 노벨 중 많은 독자들에게 큰 지지를 얻고 추천작으로 인정받은 『타임리프』를 소개하고자 한다.

  시간 이동의 매력 

  타카하타 쿄이치로가 쓴 『타임리프』는 제목 그대로 시간 이동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소설이나 영화와 차별되는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육체가 시간 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의 시간 이동 소설들이 육체가 그대로 이동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 이 소설에서는 의식만 시간 이동을 한다. 일요일에 자다 깨어나 보면 월요일이 아니라 화요일이었다는 식이다. 이는 주위에서 보면 전혀 상황을 알아차릴 수 없다. 오로지 주인공만 걱정하는 것이다. 이런 점이 더욱 재미있는 요소로 느껴졌다. 소설 속에서 총 일주일간 여자 주인공은 의식의 타임 리프를 겪지만, 주위에서는 전혀 그런 일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오히려 여자 주인공이 도움을 청하는 남자 주인공과 연애를 하게 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비일상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주위에서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상이라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마치 내 주위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내게는『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의 매력도 그것에 기인하는 면이 있다.)

  시간 이동의 매력은 과거와 미래를 모두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꾸거나 혹은 대비하는 것에서 큰 재미를 느낀다. 앞날을 미리 겪어보거나 알 수 있다는 점, 혹은 과거를 바꾼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이 소설은 그러나 과거나 미래를 바꾼다기 보다는 퍼즐을 맞추는 듯해 보인다. 이미 벌어진 상황이 있으면 그것에 대처하기 위해 시간을 넘나들며 벌어진 상황 그대로 일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이 퍼즐을 맞추는 과정들이 참 재미있다. 사람들이 추리 소설을 재미있게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머릿속에 여러 단서들이 어느 순간,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처럼 하나의 결말로 관통하는 순간의 쾌감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시간 이동을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 등에서도 이런 쾌감은 동일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면 『나비효과』에서 처음에 던져지던 이해 못할 장면들이 나중에 퍼즐을 맞추듯 채워지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다. 타임리프 역시 비슷한 상황들이 있고 비슷한 재미를 준다.(『나비효과』와 차이점은 세상을 재구성시키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이루어져 있는 강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한 번 읽으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 되는 것이다. 감동이나 여운도 길게 남고 다 읽고 나서는 기분 좋은 미소를 띠게 된다. 그리고 한 번 읽고 영원히 보지 않는 수많은 책들과는 달리 언제라도 들쳐보게 되면 다시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책장에 꽂아놓고 가끔씩 찾아 읽어보게 만들 정도로 잘 쓰여 있고,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 작품인 것이다. 많은 라이트 노벨 중에는 지뢰작들도 상당히 많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뛰어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며, 구입을 해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다. 영화 『시간을 달리는소녀』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아직 이 책을 접하지 못했다면 추천하고 싶다. 작품 내에서 언급되는 다양한 시간 소재의 소설과 영화들은 작가가 그런 것에 얼마나 큰 영향을 받았고, 또 얼마나 즐겁게 이 책을 썼는지 느끼게 만들어 준다.

  “저기…, 커닝을 하면 안 될까. 나쁜 짓인 줄은 알지만 비상 사태니까….”

  와카마츠는 냉랭한 눈초리로 쇼우카를 쳐다보았다.

  “이 시험에서 최고점을 받는 건 넌데? 누구 답안지를 훔쳐보려고?”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서…."

  수학은 계산식도 적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 비해 커닝 페이퍼를 만들기 어렵지만 어떤 문제가 미리 나올지 미리 알고 있으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호오, 그래. 그래서 그 커닝 페이퍼를 월요일에 어떻게 쓸 생각인데?”

  “응…?”

  “지금부터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봐야 그 커닝 페이퍼는 ‘지금’, 즉 금요일 이후에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가지고 가면 되잖아?”

  “가지고 갈 수 있을 것 같아?”

  “뭐? 하지만….”

  “뭐,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자유야. 하지만.”

 

―― 『타임리프』 1권, 타카하타 쿄이치로, 대원씨아이, 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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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읽어보라고 쓰신 리뷰같군요.ㅎㅎㅎ
한번 읽어볼게요.
리뷰 잘 읽었어요.

twinpix 2007-07-17 01:01   좋아요 0 | URL
리플 감사합니다.^^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추천해요.^^/ 그런데 알라딘에서는 1권인가 품절이 뜨는 것 같더라고요. 몇 년전에 나온 책이라 그런지, 구하실 수 있으시길.^ㅇ^/
 
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그러니까 외출을 하면 이 미로의 고통을 내가 육체적으로도 극복하는 셈인데 더러 내 자신이 만들어낸 구조물 가운데서 내 스스로가 잠깐 동안씩 길을 잃을라치면, 말하자면 이 작품이 이미 오래전부터 판단을 굳히고 있는 나에게 아직도 그 존재의 정당성을 증명하려 애쓰고 있는 듯이 보일 때면, 그것이 내게는 노여우면서도 감동적이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는 자주 내쳐 그대로 두는 이끼 덮게 아래에서 ― 그렇게 오래 나는 집 안에 틀어박혀 꼼짝을 않는다 ― 나는 나머지 숲 지면과 한 살이 되어 이제는 몸을 한번만 꿈틀하면 단박에 다른 곳에 가 있다. 이 작은 움직임조차도 나는 오래 엄두를 내지 못한다. 오늘 내가 그걸 버려두고 떠나도 분명 다시 돌아오게 될 텐데 그러면 다시는 입구 미로를 극복하지 못하지나 않을까 싶어서이다. 다시는 입구 미로를 극복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오늘 거길 떠났다가 꼭 다시 되돌아오겠는가. 어떻게? 너의 집은 보호되어, 차단되어 있다. 너는 평화롭게, 따뜻하게, 잘 먹으며 살고 있다. 주인으로, 많은 통로와 광장의 둘도 없는 주인으로, 그러나 아마도 이 모든 것을 다 희생하고 싶지야 않겠지만 어느 정도는 내주려는가, 다시 딴다는 보장이야 있다지만 많은 돈을 건, 너무도 많은 돈을 건 도박을 시작하려는가? 그럴 만한 합당한 근거라도 있는가? 아니다, 그런 일에는 합당한 근거라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런 다음에도 나는 조심스럽게 벼락닫이문을 올려 열고 밖으로 나와서 그 문을 조심스럽게 내려닫고는 내달린다, 한껏 빨리, 배반적인 장소를 떠나.

―― 프란츠 카프카, 『변신·시골의사』, 「굴」, 민음사, 전영애 옮김, 130쪽


  세계문학전집 4번 째인 『변신·시골의사』를 읽는데, 굉장히 어려움을 느꼈다. 번역 평이 그리 좋지 않은 듯하던데, 실제로 읽기에 버거운 글이었다. 딱 봐도 번역이 원문에 충실한 직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선호하는 편이긴 하다. 의미를 왜곡하거나 혹은 삭제된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너무 곧이 곧대로 번역하면 한글로는 도무지 읽기 힘든 글이 나오는 게 아닐까? 어느 정도의 의역은 필수가 아닐까? 우리 말 표기법에 기본적으로 맞추고, 내용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문장 구조의 수정 등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번역은 아무리 원문에 충실했다고 해도 더 많은 독자의 편의를 위한 부드러운 번역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난해한 문체에 적응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다. 작품해설에서 "그런데 이 간결하고 사실적인 문장이 때로 쉼표로, 세미콜론으로 길게 이어지고,2) 「시골의사」, 「굴」등의 우리 말 표기법에 어긋나는 쉼표는 예시로 그냥 둔 것이다."(p245) 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것을 좋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같이 아예 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번역은 반역이라는 말도 있고, 그만큼 어려운 것이겠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든 번역판이었다. 그래서 「굴」을 끝으로 읽기를 중단하고 말았다. 원래 어떤 책이든 끝까지 읽는 것을 거의 신념처럼 갖고 있었지만, 이런 번역의 문제에서는 나한테 맞는 다른 번역본을 찾아봐야겠다. 솔 출판사에서 나온 카프카 전집을 염두에 두고 있다. 괜찮을는지.

p.s 번역 때문에 검색을 해본 결과,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은 범우사가 평이 좋은 듯하다. 집에 있는 건 홍신문화사 것인데, 전문 번역자가 아니라고 하니 범우사 판을 구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서 번역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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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4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신은 제가 참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어렵지만 저에게 변신은 이거야말로 소설! 이라는 느낌을 준 명작이죠.

twinpix 2007-07-15 12:44   좋아요 0 | URL
저도 「변신」을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다른 글들도 더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어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