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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슬복슬 포유류 ㅣ 지구에 뭐가 있지 1
로라 세이퍼 지음, 권윤의 옮김 / 비룡소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신간을 안내하는 일을 하는 선배를 복도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아이가 몇살이지?" 하길래 자리로 따라가보니 이 책을 비롯해 아이 책 몇권을 선물로 주신다. 아이 책을 챙겨준 것은 고맙지만, 책을 가지고 와서 일요일 낮에 아이에게 보여주다보니 다소 황당.
동물 중에는 포유류도 있고 조류도 있고 어류도 있고 파충류 양서류 곤충도 있고... 하지만 아이에게 이런 구분이 중요할까? 존경하옵는 리처드 파인만 아저씨께서는 '발견하는 즐거움'에서 이렇게 설파하신다.
"저것이 개똥지빠귀이고 저것이 까치다... 새 이름을 영어로 알고 독일어로 알고 프랑스어로 안다 해서 네가 그 새에 대해 정말로 아는 것은 아니란다, 그것이 내 아버지의 가르침이셨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자연을 즐겨라...가 아니고;; 암튼 파인만의 인용은 내가 머릿속으로 기억나는대로 쓴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지만 아무튼 그런 내용이었다. 다섯살 정도 되니까, 딸아이는 동물의 종류를 나름대로 구분한다. 하늘을 나는 것은 새, 땅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통칭하여 동물, 날아다니거나 기어다니는 쪼마난 것은 벌레. 그것들의 어려운 명칭인 조류, 포유류, 곤충 같은 말은 잘 모르지만 굳이 꼬마아이가 그런걸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런 것은 학교에 가면 배울 것이고, 나중에 백과사전이나 도감 같은 것을 보면서 본인이 재미있어할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굳이 명칭을 알고 모르는 문제가 아니라, 판다를 본 적도 없는데 맨날 책보면서 이건 판다 저건 너구리 하면 뭐하나 싶은 회의가 내 마음 속에 숨어있는 탓도 있다.
비룡소에서 나온 이 책은 '지구에 뭐가 있지'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뒷표지를 보니 동물 종류가 시리즈로 들어있고 강과 산, 바다, 숲 같은 것들도 있다. 앞표지에는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것 같은 화질 안 좋은 판다 사진. 작은정사각형 판형에 한 페이지 한 장의 사진, 그 옆에는 한줄짜리 설명 이런 식으로 구성돼 있다. 딱 보면 우리 딸보다 훨씬 어린 유아들을 위한 책 같다.
그런데 '포유류는 새끼를 낳아요' 라고만 설명이 돼 있으니, 이것이 '조류는 알을 낳아요'와 대칭되는 내용인 것을 아이는 이해하지 못한다. 새끼를 안 낳는 동물도 있나? 아이는 저 문장의 뜻을 스쳐지나간다.
'포유류는 허파로 숨을 쉬죠' 어, 여기서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포유류는 체온이 항상 같아요. 이런 동물을 정온동물이라고 해요.' 젠장, 정온동물이라니? 한글 깨우치기 시작했다고 좋아라 책장을 넘기던 아이는 그냥 책을 덮어버렸다. 사진은 애기용인데 글은 학생용이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