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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하하 지금 유벤-피오렌티나 경기 중계해준다!

피오렌티나는 과거 바티가 뛰었던 팀이란 것은 알고 있지만, 최근 성적이 저조했던 관계로... 정작 경기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러고보니 축구 시청한 것이 어언 얼마만이던가. 올봄 유로2004 끝난 뒤로 한번도 못 봤다 ㅠ.ㅠ 그러던차에, 어제 후지테레비에서 유로 빅리그들 하일라이트 해주는걸 보고서 또다시 병이 도질까말까 하고 있었는데... 운좋게도 저 경기를 보게 됐군. 델피에로, 네드베드, 오랜만이야! 네드베드, 유로2004 때 너 때문에 얼마나 마음아팠는지 아니... ㅠ.ㅠ 아무튼 유벤마저도 반가울 때가 있다니 놀랍다. 나카타가 피오렌티나에 있다는 이유로 중계해주는 것 같은데.

안그래도 04-05 시즌 시작했을텐데 하고서 아쉬워하고 있었단 말이지. 중계를 일본말로 해줘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어디냐. 울나라에선 세리아 중계해주는데가 없어서, 이탈리아 클럽 경기는 챔스 밖에 못 봤었는데... 밀란 더비 같은 것도 해주면 정말 좋겠다마는.

이브라히모비치... 많이 컸다. 델피에로의 테크닉은 녹슬지 않았는데 아차차... 저런, 한골 넣은 줄 알았더니 옾사이드.

그나저나 어제 하일라이트에서 보니깐 프리시즌 이적시장 최대 뉴스였을 오웬의 모습이 비춰졌다. 마드리드 돈지랄하는건 꼴보기 싫지만 사실 팬 입장에선 공격축구 해주면 좋지! 오웬 이적 뒤에 3연속 골 기록했다는데, 정말 성숙해졌드만. 과거 오웬이 '미소년'이라는 평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적어도 미청년이라는 것은 인정해줘야겠다!

또 한가지, 다비즈가 바르샤로 갔다는 것 같은데 맞나? 바르샤는, 뿌욜!이 있는데 뭐하러 다비즈까지 ^^;; 

바르샤가 프리메라 수위를 달리고 있다는데, 새 선수들 영입하더니 확실히 좋아진 모양이다. 어제 잠시 브라운관에 비친 화면에서도 지난 시즌, 그리고 지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좀 놀랐던 것은 리켈메가 비야레알로 옮겨간 것. 명색이 아르헨 국대의 잘나가던 선수였는데 우째 쫓겨났담? 요전 이적소식에 대해 전혀 업뎃이 안 된 탓에, 지난시즌 이후 각 팀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분데스리가로 떠난 로이 마카이는 계속 잘 하고 있는것 같고...

이탈리아 놈들아. 제발 골 좀 많이 넣어라. 축구는 골을 넣기 위해 하는 경기란 말이다! 찬스가 많음 뭐하나, 세상에 재미없는게 빗장수비다. 빗장인지 지랄인지... 우리 바티님 사진을 하도 들여다봐서 피오렌티나의 저 연보라 기분나는 청색 저지는 눈에 익지만 나카타 말고는 플레이어들을 영 모르겠다. 나카타, 너라도 한 골 넣어, 얼른!

그나저나 우리 아이마르는 뭐하고 있남? 계속 발렌시아에 있다면-- 있어라... 있어라... 아이마르는 발렌시아를 떠나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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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11-15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유로 2000 4강전 네덜란드 - 이탈리아전에서의 사기적 카데나치오는 감동적이지 않았습니까? 거의 일방적인 심판 판정에도 꾸역꾸역 막아내는 네스타 - 카나바로 - 말디니(大人), 그리고 진짜 그날 미쳤던 골키퍼 톨도(이양반도 피오렌티나 출신이죠. 바티, 루이 코스타랑 같이 뛰었었죠)... 패널티킥 두 개 막고 승부차기 4:1. 그것도 상대는 더치 레전드 베르기옹의 최전성기때 네덜란드. -_-;;;;



그러고보니 이제 별로 안 좋아하는 축구를 보고싶다는 -_-;

딸기 2004-11-1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로2000은 못 봤어요. 축구 열심히 본 것이 2002년, 월드컵 직전부터였거든요. 말디니 네스타 칸나바로의 수비는 그야말로 철벽이죠! 더우기 아르마니도 반했다는 말디니의 그 몸매,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 네스타의 옷걸이는 그야말로 죽여주죠.

톨도는, 지지난시즌 발렌시아와의 경기 보면서 거의 충격먹었더랬어요. 그건 사람이 아니라 로보캅 이었다니깐요! 상대가 나의 사랑 발렌시아였다는 점이 아쉬웠을뿐... ㅠ.ㅠ

톨도 참 괜찮은데... 유로2000 때는 톨도가 국대 골킵을 했다고 들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부폰 까마귀를 몹시 미워하는 관계로, 톨도를 차라리 선호합니다만. ^^ 사실 이탈리아 클럽 골킵들을 누가 뭐라겠어요, 다들 쟁쟁한걸. (히히 저는 디다 골킵이 상암구장에 왔을 때는 직접 가서 봤답니다. 물론 두다를 보기 위해 간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재수없게 유벤이 지저분한 한 골을 넣기는 했지만, 역시나 유벤의 포백은 대단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얘들 후진하는 거 보면 찬탄이 절로...

그런데 유벤은, 수비는 짱이지만 공격은 솔직히 맘에 안 들어요. 델피에로 원톱은 너무 약하지 않나요?

드팀전 2004-11-1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에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봤는데...호나우딩요 한골 넣고...잘하더만요.실실 웃어대면서 ....귀연넘.전 맨유를 좋아하는데....루니들어오고 좀 활기를 찾는 것 같아요.긱스나 로이퀸 은퇴하기 전에 챔피언스 한번 우승해줘야 하는데....어찌 될라나 모르겠군요.오웬도 좋아하는데....레알마드리드는 점점 재미없어져요.호나우도-오웬 투톱에 최강 미드필드진을 가지고 매일 수비와 조직력에서 뻥뻥 뚤려서 져대니....오웬들어오고 리그 2위까지 올라갔다고는 하는데...수비가 들쭉날쭉이니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mannerist 2004-11-15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매너는 톨도 밀어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뷰폰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멀대같이 크고 어벙해 보이는 인상도 인상이지만, 국대에서 뷰폰 나와 잘 풀린 경기를 본 적이 없기에... 뭐 소속팀에선 무적이라고 하긴 하더만요. 뭐 톨도가 지지리 재수 없는 케이스죠. 그 대단한 팔류카 늙어서 아주리 골리로 설 무렵 스무살도 안된 뷰폰이 치고 올라왔으니... 프랑스 월드컵이후 벤치에서 주전자만 지켰다는게(그실력에!!) 가슴이 아프더이다. 듣기에 유로 2000도 뷰폰이 부상으로 빠져서 간신히 나온거라고 하더군요. 아직도 매너는 유로 2000 4강전 톨도 미쳐버린 날 동영상 가끔 봅니다. 보여드리고 싶은데 뭐 보내드릴 방법 없나...



아, 참고로... 매너는 2002년 월드컵 라인업 보고 한국 악다구니같이 개겨서 연장만 들어가면 이길거라 예상했답니다. 골리가 페널티킥 방어의 일인자 톨도가 아닌 뷰폰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ㅎㅎㅎ

딸기 2004-11-15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톨도도 거의 카니자레스와 마찬가지 수준이군요. 저는 발렌시아를 아주아주 좋아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카니자레스가 그 팀에 있다는 것이거든요. 톨도 같은 실력에 주전자리가 아니고 주전자라니! 유로 2000 때는 부폰 부상이 맞았을 거예요. 근데 매너님 유로2000 4강전을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제가 봤다는 챔스 경기에서도 톨도는 로보캅이었는데 그런 순간이 있다면 꼭 보고 싶어요!

드팀전님, 전 요새 축구를 못봐서 결핍증에 걸려 있답니다. 딩유 이후의 바르샤 경기를 한개도 못 봤어요! (요즘 집에 케이블이 없어서...) 맨유의 루니라는 녀석도 경기하는 걸 못 봤고요. 마드리드는 여전히 그모양이군요. 대체 뭔짓을 하고 있는 건지 -_- 저는 마드리드의 돈지랄에 기겁하고 있지만, 그래도 지단님과 피구, 카를로스의 황금삼각이 빚어내는 예술이 너무 아름답다보니 도저히 팬짓을 끊을 수가 없답니다 ㅠ.ㅠ 마드리드의 스타 수비수 베컴은 요즘 어케 됐나요? 이천수는 소시에다드에 아직도 있나요? (이천수가 가기 전의 일이지만) 소시에다드 참 좋아했었는데...

새벽별님, 축구는 골을 넣어야 제맛이죠! 그 점에서 저 이탈리아넘들은 맘에 안 든다니깐요.

mannerist 2004-11-15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지금 찾아보니 아직 링크가 안 깨져있군요. 여기 한번 가 보세요. 톨도 미쳐버린 날의 활약상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축구에 정 끊은지 꽤 되었는데... 어쩔까요? 다시 볼까요?

http://ts.soccerlove.com/newsview.html?newsid=2834


드팀전 2004-11-1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알마드리드는 리그에서 초반 좀 부진하더니만...오웬들어오고 좀 잘나가고 있지요.

바르셀로나하고 AC밀란 챔피언스리그를 최근에 봤거든요...뭐 밀란 멤버들은 여전히 건재한데...시종일관 바르셀로나에게 끌려다니더군요. 세브첸코가 한골 넣은거 말곤 그닥 조직적이지 못했어요.반면 바르셀로나...그날 경기에선 진짜 펄펄 나르더군요.

호나우딩요가 볼트레핑 개인기로 공간벌리고 슈웃....역전골.....유벤투스와 바이에른 뮌헨 경기도 봤는데....좀 지루했어요.축구란게 워낙 상대적인거라 어찌될런지 모르겠지만 올해 바르셀로나가 국내리그나 챔프리그에서 아주 좋은 성적보여줄거란건 확실한 듯....

딸기 2004-11-1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고마와요 *^^*

드팀전님, 며칠전 하일라이트에서 셰브첸코 비춰준다 싶더니 그게 그 경기였군요. 바르셀로나하고 밀란이라... 저는 굳이 고르라면 밀란 쪽입니다만, 딩요가 있는 바르샤 경기라면 꼭 보고싶네요. 드팀전님 바르샤 팬이신가봐요. ^^

유벤과 뮌헨? 어찌 보면 지루한 것이 당연하다 싶기도 합니다...

딸기 2004-11-15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봤어요! 엄청 재밌었겠네요... 이태리 놈들, 지지난시즌 챔스 결승전을 빵대빵 무려 승부차기로 결정하는거 보고 저는 분노가 활~활~~ 아무튼 골킵들은 끝내주지요. 올려주신 사이트의 저 경기, 톨도 거의 사람이 아니었군요! 근데 우째 말디니가 실축을... 그리고, 오렌지 쪽은 반데사르가 주전이었나봐요? 요샌 넘 늙어서리.. 쫌 동정해주고 있었는데. 아마도-- 반데사르가 소시에다드에 있지 않나요?
 


이렇게 된 것이랍니다. 머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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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11-1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최강의 딸기....스트롱베리.....^^


urblue 2004-11-1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탱글한 딸기네요. 먹고싶어라. ^^

balmas 2004-11-12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이렇게 예쁘고 탱글한 딸기가 있다니~~

비로그인 2004-11-12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딸기가 더 좋아요. ^^
 

알라딘 블로그들을 돌아다닐 때마다 나름대로 자극을 받는다.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나도 저들처럼 똑똑해져야겠다... 지식만 쌓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많이 해야겠다...라는, 긍정적이기 짝이 없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그 결심은 정말 딱 사흘이다(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 타인을 통한 자극은 나의 독서행각에 거의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젠 알고도 남겠다. 어쩌냐고.. 어찌하여 나의 결심은 이 모양 이꼴일까. 결심아 결심아 너는 어째 이리 무딘 것이냐. 그러니 다독하지 못하는 첫번째 핑계, 그것은 바로 결심. 내 탓이 아니라 무디고 허약하기 짝이 없는 너, 결심! 바로 너 때문이다.

결심 탓하는 걸로도 모자라서 나는 오늘 아침 또다른 핑계거리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 무슨 가당찮은 핑계인고 하면, 읽을 책이 없다는 것이다. 참내.. 웃기지?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속으로 지금 비웃고 있지요? 대체 이 지구상에서 '책'이 된다는 발싸개같은 명분으로 희생당한 나무가 얼마일진대 감히 '읽을 책이 없다'는 소리를 한단 말인가. 허나 어쩌랴, '믿기지 않겠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지금 나의 형편이 형편이다보니 집에 있는 책들은 극히 한정돼있다. (그럼 책이 많이 있을 때엔 많이 읽었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또 핑계사냥에 나서야 하므로 생략) 사실 지난 몇달간 사들이기도 꽤 사들였다. 문제는 나의 재정상태. 현재 돈 한푼 안 벌고 있는 주제에 나무의 희생양들을 자꾸만 먹어치우기엔... 구리의 희생양들이 상당히 모자란다.

여기서 나는 세번째로 포착된 핑계로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 우째 책값이 이리도 비싸단 말이냐. 이번 핑계는 그리하야 책값이다. 오늘도 나는 (집에 남은 몇 안되는 읽을거리 중에서) 18000원짜리 책을 펼쳐들었다. 무려 하드커버... 하드커버 책을 더이상 만들지 말란 말이다! 하드커버 금지법안 입법청구라도 해야할까보다.

핑계의 세계는 넓고도 넓지만...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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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11-1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 하드커버 금지법안 입법청구에 적극 찬성이요~!



(참고 마이리스트: 매너의 '책 좀 쪼개지 말란 말이야!!' -_-v)

딸기 2004-11-1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하

매너리스트님, 그것 또한 타당한 이야기로군요. 의도가 빤히 보이는 분책에 대해서도 법적 제재 방안을 강구해봐야겠습니다!

딸기 2004-11-1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방에 가서 만들어놓으신 리스트 보고 왔어요. 추천도 꾹~ 하고 왔어요 ^^

'반지제왕'의 경우는 저도 불만이 많아요. 저는 김번 등등 번역한, 3권짜리 맨 처음 판본을 갖고 있었는데(안 읽었지만) 그 책은 좀 빡빡했지요. 톨킨이 애당초 3권으로 냈다면 그걸 살려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책 자체가 '3부'로 되어있는 것은 아니고 5부인가 6부로 돼 있으니깐 그걸 기준으로 나눠줄 수도 있지요. 저는 오로지 잘난척 하기 위해서 원서로 읽었는데, 김번 등등의 번역본은 오직 '분책'을 위해 다시 나온 모양이지요. 한때 3권으로 냈던 것을 정확히 절반씩 쪼갰는지 6권짜리로 나왔단 얘기를 들었습니다.

책 종이가 엄청 좋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나만 그런가? -_-a 저는 워낙 책을 지저분하게 보기 때문에 책장이 구겨지는 것은 다반사이고 낙서라든가 비맞히기 따위도 많이 하는 짓거리인지라 책 종이가 그렇게 좋을 필요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책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서 좋은 게 있다면... 책표지 안쪽에 빨간색 녹색 등등 두꺼운 색지로 속표지가 있으면 그걸 잘라서 카드 같은 거 만들 때 참 좋아요. 그거 외에는 고급스런 책의 효용성을 아직 못 찾고 있습니다. 책은 '보관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니까요.

이런... 수다가 길어졌네요. :)

로쟈 2004-11-12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에서만큼은 한국도 선진국에 육박하고 있는 듯합니다(질은 아직 후진 경우가 많지만). 저도 모스크바를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은데, 가장 아쉬운 건 책일 거 같습니다. 여긴 하드 카바에 정말 6-700쪽이 넘는 좋은 책도 대개 2만원이 안됩니다(화집이 아니라면). 어학을 전공하는 가까운 친구한테, 연구서 10권(절반 이상이 하드카바이고 아주 두툼합니다)을 사서 보냈는데, 우편비까지해서 10만원쯤 들었습니다. 이것도 여기 책값이 몇년간 폭등한 결과입니다. 러시아어가 모(국)어가 아닌 게 좀 유감스럽지요...

딸기 2004-11-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편비 포함해서 10만원이라고요...

저는 며칠전에 알라딘에 책 좀 주문했는데... 배송료 6만원 포함해서,

30만원이 넘었어요!

비로그인 2004-11-1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읔, 어케하면 배송료가 6만원이 나오나요? 저는 사실 알라딘에서 책을 사본 적이 한번도 없걸랑요. ^^;

딸기 2004-11-12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일본에 있거든요. 항공우편료가 비싼가봐요
 

어렸을 때 테레비 만화영화 안 좋아했던 사람이 어딨겠냐마는. 특히 내 몇년 아래위 정도의 사람들이라면, 다른 오락거리가 거의 없는 형편에 테레비 만화 많이도 보았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아마도 나는 그중에서도 테레비 만화에 몹시 몰두해가며 보았던 축에 들지 않을까 싶다.

오늘 되돌아보는 것은, 요술공주의 테마. 다음은 내가 보았던 요술공주(혹은 변신소녀) 만화들에 대한 짤막한 소개다.

요술공주 새리: 촌스런 시대상황에 맞는 촌스런 화면, '꺼벙이' 수준으로 교훈적인 결말, 내용 단순 그림 단순 초단순 애니임에도 불구하고 요술공주라는 모티브의 원조가 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에 남을만함.

요술천사 꽃분이: 이름만 들어도 우리는 이 애니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 '꽃파는 처녀' 의 주인공하고 이름이 같은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시대의 반영일 것이다. 물론 이건 일본 애니이지만 지금같으면 '꽃분이'라는 이름은 안 나왔을테니까. 솔직히 이 만화는 내용은 전혀 생각 안 나고 주제가만 기억난다. 요술천사 꽃분이, 착한 꽃분이 세상사람 가슴에 길이 남거라~~ ♪

꽃천사 루루: 무쟈게 촌스런 헤어스타일(일명 '그랜다이저 스타일')이 인상적이었음. 재미는 없었지만 반짝반짝 보석 모티브는 맘에 듦.

요술공주 밍키: 완벽한 스토리 구조, 다소 엽기적인 분위기, 특히나 변신소녀에 남성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쇼킹한 '누드 변신'...

샛별공주: 꽃미남 스타일의 '오빠들'이 나와서 몹시 열심히 봤던 만화. 파란 머리 휘날리던 샛별공주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생태적 자연주의적 감수성을 결합시킨, 변신소녀 만화의 수작.

꽃나라 요술봉: 이거 보느라고 자율학습 다 빼먹었을 정도. 나에게 '추억의 테레비 만화' 를 꼽으라고 하면 이 만화는 반드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수채화풍의 아름다운 그림, 과감하게도 테레비 만화에 '여백의 미'를 주었던 대담한 연출...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찾아서 쓰다듬어주기라도 하고 싶다. 이거 첫회부터 한번도 안 빼먹고 봤었는데, 마지막회 하는날-- 역시나 자율학습 땡땡이 치고 집에 왔건만, 너무 일찍 튀었던 탓에 그만 초저녁잠이 들고야 말았다. 눈을 떴을 때에는 '어린이여러분~ 감사합니다' 어쩌구 하는 자막 나오고 있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천사소녀 새롬이: 제반 작품의 아류작임이 분명하다.

카드캡터 체리: 사쿠라를 체리로 바꾼 국내 방송업계 여러분의 노력이 돋보인다. 요술공주의 현대식 버전, 타로 카드를 유행시킨 주범... 근데 난 이거 재미없었다.


이상은 말 그대로 '촌평'이었고...

실은 밍키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냥 혼잣말이지만. 밍키는, 여러모로 내게 충격을 주었던 만화다. 세련된 그림, 완결성을 갖춘 스토리, 파스텔톤, 이런것들은 분명 '새리' 수준에서 질적 전화를 이룬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이따금씩 생각을 하는 것은 밍키라는 만화가 소녀만화 치고는 꽤나 이상한 줄거리였다는 점이다.

밍키는 피나리아 왕국의 공주다. 피나리아는 한때 지구랑 샴쌍둥이처럼 붙어있었지만 지구인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탓에 우주 저 멀리 떠나가버린다. 그러니까 피나리아는 지구인들이 잃어버린 '꿈과 희망'이 간직된 잠재의식 같은 것이다.

피나리아의 왕은 뚱땡이 난장이이고, 왕비는 메테르 몸매에 어른 밍키 얼굴을 한 미녀다. 그들의 딸은? 당근 밍키다... ^^;; 아무튼 왕은 밍키에게 지령을 내린다. 지구에 가거라, 가서 그들에게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찾아주거라... 왕의 곁에는 그 유명한 삐까번쩍 뺑뺑이가 있다. 밍키가 하나하나 과업을 완수할 때마다 이 뺑뺑이의 불이 한개씩 켜지고(이 때 왕은 뾰쪽~해져라, 뾰쪽~해져라 라는 황당한 구호를 외침) 피나리아는 지구에 다가간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인류 구원의 사명을 주고 내려보낸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모티브를 그대로 닮았다. 뺑뺑이의 반짝이는 불은 12개다.

밍키가 지구의 부모에게 처음 찾아올 때의 방식은, 이 만화가 얼마나 독창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밍키는, 그저 인간의 기억의 빈틈을 이용해 소리소문없이 어느날 '등장해있다'. 바보같기로 소문난 지구의 부부에게는, 마치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딸 하나가 떡하니 생겨 있는 것이다. 그걸로 끝이다.

이 만화는 특이하게도 죽음이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다룬다. 긍정적 낙관적 유미주의적 아동만화의 틀을 여지없이 깨버리는 것이다.  다름아닌 주인공 밍키의 죽음을 예견케 하는 에피소드(공포스러웠던 '운명의 촛불' 씬)가 나왔을 때 어린 나는 그만 경악해버렸다. 이거야말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깨뜨리는 쇼킹한 줄거리가 아닌가!

밍키는 교통사고로 확 죽어버린다. 이 만화의 마지막회는 지금도 머리 속에 선명하다. 밍키는 지구에 왔을 때처럼 바로 그렇게, 지구에 사는 부모와 친구들의 머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들은 밍키가 왔었다는 사실도, 사라졌다는 사실도 모른다. 기억이 새하얗게 지워진 것처럼. 눈물의 이별 따위 청승맞은 절차는 없다. 이 만화에는 어떤 신파도 없다.
그리고 밍키의 부모였던 이들은 딸을 낳는다. 이 아기가 태어난 뒤의 장면들에는 대사가 없고 음악만 있을 뿐이다. 상당히 긴 시간동안 뮤직비디오처럼 '그 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밍키(그리스도)의 희생(순교)을 바탕으로 재탄생한 어린 아기가 자라나 (밍키보다 훨씬 큰) 아가씨가 되고, 피나리아는 지구 곁으로 돌아온다. 두 개의 별 사이에 하늘다리가 이어진다. 피나리아가 어떻게 지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결말로 보아서 지구인들은 밍키의 희생 덕에 꿈과 희망을 되찾았다.

당시 밍키를 볼 나이였던 어린 여자애들의 상식의 틀을 깨는 스토리, 죽음/섹시 등등 '어른스런' 코드들, 그리고 저 결말까지-- 밍키라는 만화는 지금도 내게는 '궁금증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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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10-1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밍키를 꽤 재밌게 봤던 것 같은데, 교통사고로 죽었는지는 모르고 있었네요, 지금껏. 그저 요술공주 밍키 밍키 밍키, 하던 주제가만 생각날 뿐.

딸기 2004-10-18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저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더 많더라고요.

마냐 2004-10-1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나두 기억에 없슴메. 저런....저 만화들 하나 놓치지 않고 다 보았지..하며 킬킬댔는데...이럴수가.

딸기 2004-10-19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결말을 모르는 분이 많은, 아니 나 빼놓고 거의 모르는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보니깐
저 만화 열심히 보셨을 분들은 다 내 또래 혹은 엇비슷한 위아래겠지요, 아마도.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시간차이가 좀 있어. 내가 밍키를 열심히 봤던 거랑, 저 마지막회를 봤던 거하고는.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해서, 제법 커서 봤던 것 같기도 해. 어쩌면 그래서 기억이 잘 나는 걸 수도 있고. 첨에 방송하다가 중단하고 나중에 다시 했었나? 잘 모르겠는데, 만약 그렇다면 대부분 기억을 못하는게 당연하지. 덜떨어진 나는 굉장히 늦게까지 애들 만화를 봤기 때문에(음... 저 만화들을 다 봤다면 마냐님도 상당히 덜떨어진- 죄송- 쪽에 속하겠군요 ^^) 우연히 마지막회를 보게 됐던 건지도.

깍두기 2004-10-19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군요. 뾰족해져라~~~^^

딸기 2004-10-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뾰족, 켜져라! 였나요?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는 어릴적에 '뾰족해져라'로 들었는데,
들으면서도 이상했었거든요. 안 뾰족해지는데... 불 켜지는데...
새벽별을보며님의 말씀이 맞을 가능성이 높네요. :)
 

개이름...이 아니고... 닉을 바꿨다.

로드무비님과 라일락와인님 닉넴이 내 닉넴에 비해 압도적으로 멋있어보여서...

그 이름들과 공통점이 있는 이름으로 바꿨다.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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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혼 2004-10-1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베리 스트롱한 이름이군요!!
개명[개 이름이 아닌!^^]을 축하 드려요!
이제 딸기도 아니고, 스트로베리도 아니고, 딸기밭도 아니고, 스트로베리 필드도 아닌, 삐삐롱스타킹을 닮은 스트롱베리님!

우리, '로라리' 모임이라도 하나 결성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로'드무비 - '라'일락와인 - 스트롱베'리'] ㅎㅎㅎ
아님 두음법칙을 적용시켜 '니나노' 모임으로 하든가요
아 좋다, 멋지다!

깍두기 2004-10-1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너무 맘에 들어욧!! 스트롱하고 베리한 스트롱베리!! 나도 바꿀까봐! 레드레디쉬??? 이건 별로군요ㅠ.ㅠ(우리것이 좋은 것이어요. 버럭!!!)

가을산 2004-10-15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신한 이름이네요. ^^

딸기 2004-10-1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좋아해주시니 뿌듯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제 동생이 '닐리리야'라는 닉넴을 쓰고 있거든요.
어느날 '니나노'라는 닉을 가진 분이, 제 동생 닉을 보고 반갑다고 홈피에 들어왔다더군요.^^
깍두기님, 레드레디쉬... ㅋㅋ
가을산님, 참신하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

로드무비 2004-10-15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 보니 라일락와인님은 대문간에다 이 소식을 터억하니 내걸었습디다.
스트롱베리--깜찍한 것이 개구진 것이 마음에 쏙 듭니다.^^

딸기 2004-10-1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개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두 분을 위해 저도 이름을 좀 만들어보았습니다.
怒濤武飛(노도와 같이 무공을 날리다)
羅日樂臥人(날좋을땐 드러누워 풍류를 즐기는 사람)
어떻습니까?

에레혼 2004-10-15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한테 딱 어울리는 이름이어요![뭐, 날이 안 좋을 때도 저는 풍류를 즐기기를 마다하지 않지만요...]
제 맘에 쏙 듭니다요!
작명료는 어떻게? 와인을 안 드신다니, 무알콜 음료라도 한 박스 보낼까요? 아님 '臥人'[이때의 人은 남성!]이라도 한 사람 보내 드릴까요?

딸기 2004-10-1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라일락와인님, 무알콜음료를 보내주시면 대단히 좋겠지만 운송료가 많이 들 것으로 보이고요, 남성을 한사람 보내주시면 저희 집에 있는 한사람의 남성이 좋아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

로드무비 2004-10-16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怒濤武飛--캬!멋집니다.
멋진 이름에 부응해얄 텐데......

딸기 2004-10-1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해주시니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