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블로그들을 돌아다닐 때마다 나름대로 자극을 받는다.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나도 저들처럼 똑똑해져야겠다... 지식만 쌓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많이 해야겠다...라는, 긍정적이기 짝이 없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그 결심은 정말 딱 사흘이다(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 타인을 통한 자극은 나의 독서행각에 거의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젠 알고도 남겠다. 어쩌냐고.. 어찌하여 나의 결심은 이 모양 이꼴일까. 결심아 결심아 너는 어째 이리 무딘 것이냐. 그러니 다독하지 못하는 첫번째 핑계, 그것은 바로 결심. 내 탓이 아니라 무디고 허약하기 짝이 없는 너, 결심! 바로 너 때문이다.

결심 탓하는 걸로도 모자라서 나는 오늘 아침 또다른 핑계거리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 무슨 가당찮은 핑계인고 하면, 읽을 책이 없다는 것이다. 참내.. 웃기지?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속으로 지금 비웃고 있지요? 대체 이 지구상에서 '책'이 된다는 발싸개같은 명분으로 희생당한 나무가 얼마일진대 감히 '읽을 책이 없다'는 소리를 한단 말인가. 허나 어쩌랴, '믿기지 않겠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지금 나의 형편이 형편이다보니 집에 있는 책들은 극히 한정돼있다. (그럼 책이 많이 있을 때엔 많이 읽었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또 핑계사냥에 나서야 하므로 생략) 사실 지난 몇달간 사들이기도 꽤 사들였다. 문제는 나의 재정상태. 현재 돈 한푼 안 벌고 있는 주제에 나무의 희생양들을 자꾸만 먹어치우기엔... 구리의 희생양들이 상당히 모자란다.

여기서 나는 세번째로 포착된 핑계로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 우째 책값이 이리도 비싸단 말이냐. 이번 핑계는 그리하야 책값이다. 오늘도 나는 (집에 남은 몇 안되는 읽을거리 중에서) 18000원짜리 책을 펼쳐들었다. 무려 하드커버... 하드커버 책을 더이상 만들지 말란 말이다! 하드커버 금지법안 입법청구라도 해야할까보다.

핑계의 세계는 넓고도 넓지만...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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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11-1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 하드커버 금지법안 입법청구에 적극 찬성이요~!



(참고 마이리스트: 매너의 '책 좀 쪼개지 말란 말이야!!' -_-v)

딸기 2004-11-1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하

매너리스트님, 그것 또한 타당한 이야기로군요. 의도가 빤히 보이는 분책에 대해서도 법적 제재 방안을 강구해봐야겠습니다!

딸기 2004-11-1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방에 가서 만들어놓으신 리스트 보고 왔어요. 추천도 꾹~ 하고 왔어요 ^^

'반지제왕'의 경우는 저도 불만이 많아요. 저는 김번 등등 번역한, 3권짜리 맨 처음 판본을 갖고 있었는데(안 읽었지만) 그 책은 좀 빡빡했지요. 톨킨이 애당초 3권으로 냈다면 그걸 살려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책 자체가 '3부'로 되어있는 것은 아니고 5부인가 6부로 돼 있으니깐 그걸 기준으로 나눠줄 수도 있지요. 저는 오로지 잘난척 하기 위해서 원서로 읽었는데, 김번 등등의 번역본은 오직 '분책'을 위해 다시 나온 모양이지요. 한때 3권으로 냈던 것을 정확히 절반씩 쪼갰는지 6권짜리로 나왔단 얘기를 들었습니다.

책 종이가 엄청 좋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나만 그런가? -_-a 저는 워낙 책을 지저분하게 보기 때문에 책장이 구겨지는 것은 다반사이고 낙서라든가 비맞히기 따위도 많이 하는 짓거리인지라 책 종이가 그렇게 좋을 필요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책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서 좋은 게 있다면... 책표지 안쪽에 빨간색 녹색 등등 두꺼운 색지로 속표지가 있으면 그걸 잘라서 카드 같은 거 만들 때 참 좋아요. 그거 외에는 고급스런 책의 효용성을 아직 못 찾고 있습니다. 책은 '보관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니까요.

이런... 수다가 길어졌네요. :)

로쟈 2004-11-12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에서만큼은 한국도 선진국에 육박하고 있는 듯합니다(질은 아직 후진 경우가 많지만). 저도 모스크바를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은데, 가장 아쉬운 건 책일 거 같습니다. 여긴 하드 카바에 정말 6-700쪽이 넘는 좋은 책도 대개 2만원이 안됩니다(화집이 아니라면). 어학을 전공하는 가까운 친구한테, 연구서 10권(절반 이상이 하드카바이고 아주 두툼합니다)을 사서 보냈는데, 우편비까지해서 10만원쯤 들었습니다. 이것도 여기 책값이 몇년간 폭등한 결과입니다. 러시아어가 모(국)어가 아닌 게 좀 유감스럽지요...

딸기 2004-11-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편비 포함해서 10만원이라고요...

저는 며칠전에 알라딘에 책 좀 주문했는데... 배송료 6만원 포함해서,

30만원이 넘었어요!

비로그인 2004-11-1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읔, 어케하면 배송료가 6만원이 나오나요? 저는 사실 알라딘에서 책을 사본 적이 한번도 없걸랑요. ^^;

딸기 2004-11-12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일본에 있거든요. 항공우편료가 비싼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