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블로그들을 돌아다닐 때마다 나름대로 자극을 받는다.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나도 저들처럼 똑똑해져야겠다... 지식만 쌓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많이 해야겠다...라는, 긍정적이기 짝이 없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그 결심은 정말 딱 사흘이다(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 타인을 통한 자극은 나의 독서행각에 거의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젠 알고도 남겠다. 어쩌냐고.. 어찌하여 나의 결심은 이 모양 이꼴일까. 결심아 결심아 너는 어째 이리 무딘 것이냐. 그러니 다독하지 못하는 첫번째 핑계, 그것은 바로 결심. 내 탓이 아니라 무디고 허약하기 짝이 없는 너, 결심! 바로 너 때문이다.
결심 탓하는 걸로도 모자라서 나는 오늘 아침 또다른 핑계거리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 무슨 가당찮은 핑계인고 하면, 읽을 책이 없다는 것이다. 참내.. 웃기지?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속으로 지금 비웃고 있지요? 대체 이 지구상에서 '책'이 된다는 발싸개같은 명분으로 희생당한 나무가 얼마일진대 감히 '읽을 책이 없다'는 소리를 한단 말인가. 허나 어쩌랴, '믿기지 않겠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지금 나의 형편이 형편이다보니 집에 있는 책들은 극히 한정돼있다. (그럼 책이 많이 있을 때엔 많이 읽었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또 핑계사냥에 나서야 하므로 생략) 사실 지난 몇달간 사들이기도 꽤 사들였다. 문제는 나의 재정상태. 현재 돈 한푼 안 벌고 있는 주제에 나무의 희생양들을 자꾸만 먹어치우기엔... 구리의 희생양들이 상당히 모자란다.
여기서 나는 세번째로 포착된 핑계로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 우째 책값이 이리도 비싸단 말이냐. 이번 핑계는 그리하야 책값이다. 오늘도 나는 (집에 남은 몇 안되는 읽을거리 중에서) 18000원짜리 책을 펼쳐들었다. 무려 하드커버... 하드커버 책을 더이상 만들지 말란 말이다! 하드커버 금지법안 입법청구라도 해야할까보다.
핑계의 세계는 넓고도 넓지만...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