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는 않으면서 또 잔뜩 사들였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 책들이 쌓여 있는 이른바 '책 방', 파란 벽지와 누런 책꽂이, '텅빈 책꽂이'라는 나의 모토를 무색케 만드는 책더미들. 안 읽고 쌓아둔 책이 이렇게 많았네그랴... 마치 예전엔 몰랐던 것처럼, 새삼스레 한숨 한번 쉬어주고, 문자 그대로의 '책더미'를 만든다. 일본에서 읽었던 책들은 아직도 도착을 안 했는데 책꽂이엔 통 빈 칸이 없다.
몇해전 이 방을 새로 도배하고 꾸미면서 제법 돈을 들여(그래봤자 중저가였지만) 벽 한 면을 가득 메우는 '시스템 책장'을 짜넣었다. 책을 읽는대로 웬만한 것은 처분해버리는데, 그런데도 저 많은 종이뭉치는 대체 무엇이더란 말인가. 일본에서 도착할 책들에게도 자리를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급한대로 정리를 했다. 오래된 장편소설들은 눕혀서 쌓아놓고, 읽지 않는 책들은 겹겹이 포갰다. 이렇게 했더니 가로 60cm 정도 되는 빈칸 세 개가 생겼다!
생기면 뭐하나. 오자마자 알라딘에 책 주문, 기껏 만들어 놓은 책꽂이 세 칸 중 하나가 벌써 차버렸다. 오늘 도착한 책들은
감옥에서 보낸 편지 - 안토니오 그람시 / 민음사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 르네상스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 민음사
꿈의 궁전- 이스마일 카다레 / 문학동네
나무 동화- 이탈로 칼비노 외 / 궁리
내 모든 사랑을 아이에게? - 엘리자베트 벡-게른스하임 / 새물결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 라우라 에스키벨 / 민음사
런던 스케치 - 도리스 레싱 / 민음사
마담 보바리 - 귀스타브 플로베르 / 민음사
마왕과 황금별 - 미셸 투르니에 / 종문화사
모래의 여자 - 아베 코보 / 민음사
문학이란 무엇인가 - 장 폴 사르트르 / 민음사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 케네스 C. 데이비스 / 책과함께
소망 없는 불행 - 페터 한트케 / 민음사
수상한 과학 - 전방욱 지음 / 풀빛
안전지대 고라즈데 - 조 사코 / 글논그림밭
전쟁의 풍경 - 후안 고이티솔로 / 실천문학사
제국의 지배자들 - 존 필저 / 책벌레
카탈로니아 찬가 - 조지 오웰 / 민음사
폭격의 역사 - 스벤 린드크비스트 / 한겨레신문사
그리고 음반 두 장.
Dreams Come True - Dreamage - Dreams Come True 노래 / 소니뮤직
Hirai Ken - SENTIMENTALovers - Hirai Ken 노래 / 소니뮤직 (Sony Music)
책꽂이에 책이 쌓이듯 머리 속에도 뭔가가 쌓이면 좋을텐데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