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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음악 애호가것이라야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재즈를 너무 좋아한나머지 직접 재즈바를 운영하기도 했고, 하여튼 여러 권의 에세이를 통해 음악적 취향이 무척이나 다양하고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하루키의 음악적 취향의 연장선이며 클래식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반갑게 맞이할 만한 책이다. 하루키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이 인터뷰집은 세계적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와 이루어진 만남의 기록이다.
하루키는 그와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고 또 완성하기 위해 여러 차례, 그것도 세계 곳곳을 누빌만큼 열의를 다해 묻고 또 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호기심이 폭발했던 것처럼 보여서 남다르게 다가오는 매력도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 정명훈이 있다면 일본에는 오자와 세이지가 있다는 말만 들어봤지 구체적으로 그의 음악세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터라 반가운 마음이 든다. 집요한 하루키의 질문들도 궁금하지만 지적 취향을 흔든 세계적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나도 크게 인다. 두 거장의 예술관을 듣는 귀한 시간을 줄 것 같은 그런 책이다.
올드독의 SNS나 블로그, 그려내는 작품들을 통해 본 제주 생활은 어쩌면 마냥 평온하게만 보여서 누리고 꿈 꿀만한 삶 그 자체인 것 같았다. 전원의 생활을 꿈꾸지 않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현혹될만한 일상의 전시 같아 보였다면 혹시 큰 실례일지.
올라 오는 사진마다 우리나라에도 어딘가 쉴만한 아름다운 곳이 있다라는 묘한 안도감이 드는 점도 색다른 선물처럼 느껴졌다.
물론 각자가 어느 곳에서든 자신이 영유하기 마련인 삶을 꾸려갈 수 있다지만 역시 제주가 주는 공간은 좀 남다른 구석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공간이 주는 외딴 감성때문일 수도 있고, 멀지만 또 그리 멀지 않은 안도감이라든가, 청년들의 자발적인 이주터와 같은 제주만의 특기할 만한 복합적 이유들이 혼재하기도 하다.
<올드독의 제주일기>에는 제주 생활을 행복하게 즐기는 낭만이 있기도 하지만, 결국 어딜가나 사람사는 곳은 비슷하게 감내해야 할 것이 있다는 사실도 없지 않다. 지금 우리가 보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삶을 꾸리는 것이 왜 필요한지 올드독의 제주살이를 보고 나면 좀 명확해질 것 같다. 어디서든 닮게 살아가보리라 다짐하고 싶어질 그런 책이다.
팟케스트를 즐겨듣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빨간책방을 들어볼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진행자 이동진과 소설가 김중혁 두 콤비의 유려한 말솜씨와 오랜 시간 깊게 나누는 책에 대한 여러 해석들을 듣고 있으면 그 인기요인들을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방송에서 언급된 소설에 대한 두 사람의 비슷하고도 다른 시선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보면 이동진기자는 언제나 깊고 뻔하지 않은 면에 주안점을 두어 정곡점과 그렇지 않은 점을 냉철하게 이야기하는 점이 훌륭하고, 김중혁작가는 매번 참 독특하며 다른 지점을 읽어내는데 탁월하다. 같은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어떤 관점이 흥미롭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가를 짚어내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오래 하고 있으면 자칫 무겁고 진지해져서 지루해지기 쉬운데 <빨간책방>은 두 사람의 호쾌한 웃음소리 만큼이나 언제나 즐겁게 드나들 수 있는 안내자 같아 좋았다. 이런 식으로 문학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그것을 그저 재미있게 공감하며 들을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잭 런던의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나>는 20세기 초 미국인이 겪어낸 사회의 이면, 더불어 작가 자신의 세계관이 담겨 있는 책이다. 당시 여러 직업군을 통해 본 군상들이 시대를 살아낸 삶의 모습과 사회는 과연 어떤 문제를 떠안고 있었는가에 대한 생생한 기록들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작가 개인의 문학세계랄지 인생, 철학 등 예술가로서의 면모도 눈여겨 볼만 하다.
당시 미국은 격변의 시대를 맞은 시기였고 그 속에서 발빠르게 견뎌내야 했던 삶 또한 만만치 않았을거란 예감 때문인지 시대가 주는 역동성에 더욱 흥미를 갖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이 되는 챕터인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나>를 비롯하여 잭 런던의 세계관이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글쓰기에 대한 나름의 독특한 관점과 더불어 궁금해 지는 책이다.
'찰스 디킨스' 라고 하면 그 유명한 스크루지 영감이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이 책이 중요하게 거론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로 하여금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날에 대해 갖는 종교적 의미 이외의 중요한 전환점를 맞았기 때문이다.
세상이 크리스마스 하루만이라도 주위의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아야 한다는 어떤 깨달음을 주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 셈이 바로 디킨스의 소설 때문이었던 것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비판적 안목이 하나의 작품을 통해서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가능을 하였다는 점에서 큰 감동과 의의를 시사하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디킨스의 에세이집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연상되는 어린 날의 한 시절, 그 때의 사회적 분위기와 에피소드들, 즉 크리스마스에 얽힌 의미를 되돌아보고 같이 생각해보는 그런 책이다. 따뜻하게 나눠야 하는 날의 의미가 왜 각자의 개인에게 필요한지 디킨스가 주는 울림으로 환하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