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산문집이다. 이 작가는 역사 속에서 살아간 주인공의 목소리를 증언식으로 전하는 식의 화법으로 독창적 장르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문에서는 1990년대 공산주의의 붕괴, 자본주의와 돈에 대한 경멸, 소련에 대한 향수나 몇몇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 등 시대상과 양면적인 측면을 서술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라고 알려진 만큼 거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리란 기대가 든다. 막상 읽기 전까지는 아무 상상도 할 수가 없는 책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흥미롭다. 작가의 눈에 비친 시대의 아이러니, 균형을 맞추고 이해하는 일이 어떤 측면에서 발휘되는지가 가장 궁금해지기도 한다












작가의 신작이 나오면 거의 빠짐없이 읽어왔지만 소설이었고 산문으로 연재됐던 글은 모르는게 많다. 이 책이 그간의 짧은글을 모아 펴낸 <0이하의 날들>이다. 

작가의 생각과 화법들이 소설 안에서 당연히 드러나게 되어있고 충분히 느껴지기도 했지만, 개인적인 관심사와 구체적인 기록들이 더 궁금해지기도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지금 젊은 세대들의 삶의 생생한 면을 독특하게 그려내는데 탁월한 작가라는 인상으로 김사과 작가를 기억한다. 그녀가 살아낸 20대의 나날은 어떤 기록이 주를 이룰까

읽고, 쓴다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좀 더 구체적이고도 쓴 면을 톡톡히 말하는 걸 보고 싶다.

 












유명 패션매거진의 에디터 장우철의 캘린더 형식의 작품집이다. 작가의 글은 잡지를 읽으면서도 단연 돋보였던 탓인지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시적이면서, 항상 낯선 면을 들추어 말하는 탁월한 면을 가진 것 같았다

말이 단정하고, 정말 그러한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글을 쓴다. 이 책은 겨울로 시작해 다시 겨울로 이어지는 일 년 중 200일이 넘는 나날의 자연들, 사물, 일상을 담아낸 일기이다.

내밀하고 암호처럼 펼쳐지는 고유한 대화들이 어떤 삶을 살아낸 일일이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여유로움이 깃든다












이 책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아트북집이다. 영화가 역시나 아트북이 출간될 만큼의 차고 넘치는 아름다운 영상들로 가득했었는데 표지부터가 눈길을 끈다. 이 책에서는 여러 분야의 제작진 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고, 그간 공개된 적 없는 사진들도 여럿 볼 수 있어서 영화를 흥미롭게 본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다.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이 직접 이 책에 관여했다고 하는데 완성도 면에서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고, 영상만큼이나 훌륭했던 시나리오의 제작기 등도 더불어 살펴볼 기회가 되면 좋겠다















박완서 작가의 서거 전 2010년까지의 30여년에 이르는 여러 인터뷰어들과의 대담이 이 한권의 책으로 엮였다. 장석남 시인, 최재봉 김혜리 기자, 김연수 정이현 소설가, 신형철 문학평론가 등 9명과 있었던 대담을 추렸고, 이병률 시인의 새 글이 보태어졌다.

작가 개인사와 문학관, 삶의 철학 등 깊이 있는 물음과 답으로 지금 우리가 잊고 있는혹은 잊혀진 삶의 골과 궤적을 함께 진단하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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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망설여지는 정도라면 좋겠지만 어떨 때 우리는 주저앉는 것 외에 다른 도리를 찾을 길 없어 완연히 망연해질 때가 있다. 명징한 답을 구원처럼 기대하는 상상마저도 떠올려지지 않는 그야말로 어딘가의 미세한 빛조차 사그라든 무명의 상태와 같달까. 어지간하면 아주 미세한 구멍이라도 비집고 들어가 살아온 식으로 어떻게든 봉합하고 희망을 쥐게 마련이지만, 정말 가끔은 방향을 잃고 멈춰질 때가 있는 것이다

도저히 내 상태를 가늠할 수 없을 지경으로 뜻밖의 상태에 이르면 과거의 좌절로부터 얻게 되는 지혜와 방어벽들도 속수무책으로 허물어진다. 극단의 양각에 설만한 생각들도 보루로 남지 못해 판단이 마비되고 달리 무언가를 할 수 없다는 자책의 데미지는 참으로 크다.

이 시기를 보내고 돌아보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들 일어나 회복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지는 거라서 자신만의 시간들이 지나가는걸 보고 있으면 어쩐지 인간의 슬픈 숙명 같아 숙연해지기도 하고 그렇다. 과연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거나 인생의 한 자락이겠거니 하고 버티는 게 인생인건지.

 

 

 

이럴 때 나는 어떤 구체적 혜안이나 자조적 상태를 떠올리기보다 아주 작고 초라한 생각 하나를 마음으로 떠올리곤 한다. 안에 머무는 몇몇 사람들의 생각을 묻는 식이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내 인생의 어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떠올리고 그에게 이럴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묻고 듣거나 말한다. 물론 이 우스운 광경은 그 어떤 생각이건 사실은 나라는 사람을 관통해간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초라함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또 그렇기 때문에 이게 작은 불씨가 되어주기도 하는데, 이만한 고요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는 위안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독대의 시간이 낳은 파장이 되돌아와 분명한 상처를 남기기는 하지만 그만큼 냉정하게 돌아보고 이상한 위안과 용기를 얻게 된다는 사실은 나에게 중요하다. 정죄하거나 돌파해 나가라는 자극을 심어주기 보다 앞에 놓인 경사진 비탈길을 조금씩 내딛을 수 있는 시야를 얻게 되는 일이 자신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비록 잘 쌓아온 것도 말아먹었다는 오늘의 고통을 인고하고 견뎌야 하는 게 힘든 일이긴 하지만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하리라는 믿음, 그 뿐이면 될 때가 있기도 하다.

세상사의 괴로움과 즐거움에 어제보다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 썩 나쁜 징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손미나의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는 작가가 갑작스럽게 맞이한 인생의 가장 큰 시련을 그림자처럼 드리운 스산한 바람이 부는 그런 책이었다. 우리와 정반대라는 페루의 계절처럼 현재의 고통을 쏟아낼 공기를 한참은 낯설게 되돌아보게 되는 식이다.

 

 

우리가 떠나는 일을 하는 행위의 자부심에는 이질성과 다양성이 상존하는 의미를 크게 두는 면이 있다. 기필코 이것을 목도하고 체화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닐까. 그동안 여러 여행서에서 만나온 손미나 작가는 항상 성실하게 삶을 즐기며 자신의 행복을 위해 온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란 인상이었다. 그것이 일이든, 가끔 떠나는 여행이든 꾹꾹 눌러 담는 강박의 성실함에 중독된 듯이 보여 멋지구나 싶었는데, 물론 좋은 의미로서 느껴지는 건강한 중독과 강박은 언제라도 부러웠다.

 

 

이번 이 책에서 느낀 강렬함은 작가의 삶에 놓인 거대한 슬픔이라는 덩어리였는데, 그것이 페루와의 만남으로 어떤 풍화를 거쳐 소멸될 수 있을까란 의문으로 시작한다. 각자 놓인 시련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이겨 나갈까하는 물음이 그녀에게는 여행’ 안에 있었다. 친화적인 성격 탓인지 언제고 우울보다는 한 층 성숙한 태도를 의연하게 보내는 것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이 또한 그녀만의 체득된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되어 응원하고 싶었다. 사람과의 교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게 작가의 매력인 만큼 보는 내내 그득한 사람 냄새로, 산다는 것의 보편적 핵심을 보는 것 같았다. 항상 그래왔지만 페루에서도 남다른 우정을 만들어낸 그녀의 아낌없는 사랑과 진심의 성정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도시든지 그 특징과 매력을 가지지만 페루는 특히 그들만의 오랜 역사를 잘 간직하고 있는 나라라는 면에서 인상이 깊다. 미지와도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을 볼 때도 그렇지만 어디든 이 나라의 면면은 흥미롭다는 수준을 넘어서 진정한 위용을 가진 도시를 여럿가지고 있다는 점에 감탄하고 부러워 할 수밖에 없다.



페루가 수많은 도시와 비슷해지는 유혹에서 반드시 저항하고, 인간이 그야말로 자연의 일부일 수 있는 소박한 진리를 깨닫게 하는 여전한 위용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여러 시대의 수많은 환란으로부터 잘도 버텨준 아주 깊고 단단한 뿌리와도 같은 나라가 페루의 민낯이고, 무엇보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그 일일을 행복하게 영위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좋았다

한 사람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마법과도 같은 여정이 어떻게 진전되고 아물어 갔는지 차근히 지켜 볼 수 있는 그런 책을 만나 기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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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의 시 이야기
황현산 지음 / 삼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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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에 감화되어 빠져버리는 일은 초침이 다음 눈금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그만 미지의 공간으로 낙하해 버리는 일과 같다. 크레바스 사이로 그 끝을 모르고 펼쳐진 수많은 벽과 틈의 공간 속을 헤매는 유희의 세계. 별안간 일어나는 사유의 돌발 사태에 제 영혼의 무게를 체화하며 새로운 세계로의 발 디딤을 내딛는 일인 것이다. 잠시 뿐이라도 경험 후 멈춰졌던 초침이 미세한 소리를 드러내며 앞으로 나아갈 때, 이전의 나와는 좀 변화한 자각이 생기는 일이 그것이다. 누구나 반드시 예술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을 이렇게 맛보는 건 아니겠지만 깊게 감화돼본 사람은 이 깊은 정신의 계곡에서 자꾸만 헤매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지 않을 도리는, 도저히 없는 것이다.




책을 찾아 읽거나, 음악을 듣고, 그림이나 영화를 보고 살아야 하는 일이 삶에서 도저히 멈춰지지 않는 이유는 이것들이 만나게 하는 수많은 세상, 의미들이 나를 부르고 있기 때문은 아닐지. 예술이 주는 보이지 않는 포옹의 온도는 인생을 보다 윤택하게 누리게 되리라는 믿음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정신의 윤활유가 되어 준 예술의 이모저모를 생각하게 되고그제야 눈에 보이지 않던 가치들에 대한 경외감이나 추구해야 하는 이유들도 더러 배우게 되는 일이다

 

 

 

 

 

황현산의 두 번 째 산문집 <우물에서 하늘 보기>에서 작가는 스물일곱 편의 시를 소개하고 그것에 고리를 문 인생의 저변을 짚어낸다. 예술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유독 시는 난해하다거나 친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기획으로 광범위한 독자를 만났다는 사실이 반가운 일이다. 작가의 말을 보니 신문에 연재된 글인 만큼 썩 괜찮은 호응과 지지를 받은 모양인데 그래 더욱 괄목할 만하다. 작가의 의도대로 시를 쉽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었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상의 반영을 맞물려 생각해 볼 수 있으니 더욱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문득 이 한권의 책으로 작가가 소개한 시에 단 한번이라도 각인되어 울림을 받은 사람이라면, 더는 예술의 무용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인생의 바닥을 치게 될 때 엿보게 되는 인생의 쓴 면이, 한 편의 시와 말로 치유되어 흘러가는 풍경이란 참으로 근사하다. 극단의 고요가 주는 인고의 시간을 예술은 은유하고, 우리를 다시 살아내라고 마음의 폭풍을 잠재우기도 한다.

 

 

황현산은 시를 설명하고 작가를 언급하는 과정에 있어 단한 번도 예술적 숭고함에 대한 칭송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 안에 숨겨진 말의 은유와 비유를 훑는 일처럼 예술의 위대함을 과시하거나 적시하지 않고, 은은히 배어나오게 하거나, 오히려 좀 냉철하게 이야기하는 면이 있다. 여느 시화들에서 흔히 봐온 식이라면 표현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에 치중하게 되었을 텐데, 황현산의 글은 보다 온도가 낮고 보편적 세계관에서 벗어난 시인의 낯선 방을 응시하게 하는 면이 그 특징이다. 시론에 덧붙여 지금의 우리가 사는 세상의 맞닿은 지점을 말하는 걸 잊지 않는 것으로 늘 시는 가까이에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각각의 시세계를 말할 때 그것의 내밀한 해석과 이해를 돕는 철학은 물론, 우리 삶에 그 연결고리를 엮으며 의미를 증폭시켜 확장해 나가는 면이 이 책의 묘미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로 시가 아름답기만 한 것이라는 착각을 그는 굳이 아니라고 설명하기 보다는, 낯선 시를 하나 놓고 그 틈만으로도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가령 여자를 위한 사상이나 말도 없었던 옛시대에 시는 주어진 윤리 바깥으로 비어져 나온 그야말로 내팽개쳐진 사람들을 위한 말이었다는 시선을 내놓는다

온갖 제도나 윤리로도 외면당한 사람의 말이 늘 시로 만들어져 그 여지들을 조금씩 확장해 나간 것이라는 해석은 참으로 신선하고 놀라운 면이다.

이 책을 보는 기쁨 중에 가장 큰 것이 이와 같이 시로 하여금 그 시대와 사회의 이면을 들추고, 그러면서 예술의 속성과 만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 절묘한 상응을 가능케 해준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가령 작가의 친구로부터 목도한 삶의 아이러니가 시를 부르는 장면 같은 시화편도 좀 인상 깊었다. 진정으로 바람 하던 친구의 삶의 태도가 오히려 본인을 무용한 사람이게 했다는 고백은 얼마나 뼈아픈 진심인가. 왜 우리는 굳이 삶의 치부를 들추고 그 안을 헤집고 마는걸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생각해보면 그건 시가 아주 밀접하게 접혀있던 이면을 아프게 헤집는 만큼 또 보듬어주는 일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이러한 과정이야 말로 시인의 내적고통이 발화되는 시인의 언어이며, ‘가 말하는 세상, 예술의 본연인지도 모르겠다. 삶의 한 편이 특정한 시를 생각나게 하고, 또 그 시는 우리의 생과 무관하지 않다는 이치는 단순하고 어렵지 않은 연상이다.

 

 

작가는 둔중한 것에서 날카로움을 발견하라는 태도, 단단한 것에서 무른 것, 중요도의 질서를 바꾸는어떤 여지의 세상을 항상 꿈꾸라고 말한다. 그것은 궁극으로 시가 희망을 남기기 위한 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끊임없이 기적을 만드는 일과 같은데, 극단의 극치들이 모여 중앙으로 모인 이 기적과도 같은 일을 조금 더 사랑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진다.

 

 

한 편의 시를 읽고 이런 시간이 쌓여갈 때마다 손바닥만 하게 고인 이해의 물이 길을 트고 한 데 모여 정수의 우물을 만드는 과정은 예술이 가는 길과 같아 보인다.

과거와 미래라는 지금이 아닌 것들에 대한 오랜 은유를 를 통해 이야기 하는걸 듣고, 이 끝도 안 보이는 예술적 낭비의 사치를 우리는 기꺼이 지키고 이어 나가야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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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황경신의 글을 읽고 있으면 이야기의 정체에 대해 생각하다 자주 곤경에 빠지곤 한다.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느새 생경한 곳으로 덩그러니 내놓인 기분이 들게 되기도 하고,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같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이다.

신간 <국경의 도서관> 역시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에 놓인 이야기라고 하니 묘한 이야기들이 연상되기 시작한다.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특유한 공간의 힘이 생기곤 하는데 대단히 응집된 느낌이 발휘되어 좋다. 특정한 곳, 인물과 풍경이 주는 새로운 냄새, 대단히 사적이고 은밀한듯한 내밀한 정서가 또다시 궁금해진다.











바그다드 출신의 알리 바도르라는 작가는 과연 제 나라의 어떤 모습을 담아낼까. 그는 서양 철학과 불어를 전공했고 지금은 벨기에에 정착한 모양이다. 서양문화와 세계관을 공부한 사람에게 고국의 어떤 모습들이 문학적 취향과 곁들여져서 이야기될까.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라면 어떤 시선일지도 모르겠는데, 마냥 아름다운 정취를 그릴 수도 있겠고, 아니면 그 이면을 드러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쪽이든 생경한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으리란 기대가 든다. 이라크에 대한 나라에 대해 정치적 정세 이외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어서 좋은 기회가 될 책이다.   










여자이기 때문에 아무 존재감도 가질 수 없던 시대라면 괄목할 만한 사회활동이라야 봤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으로 주목하게 된 점은 일본 수필의 시초가 된 작가가 바로 여성이라는 점이었는데, 이 사실 자체만으로 무척 이목을 끌었다

세이쇼나곤이라는 작가의 <베갯머리 서책>이 그것인데, 그녀는 시대적 운도 잘 맞았던데다, 궁궐로 들어온 이래 재능을 발현한 모양이다. 당연하게도 누구나 전통적 글쓰기를 따르게 마련이지만 자신 주변의 인물과 사건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그려내게 된 것이, 전에 없던 일본의 수필장르를 개척하게 된 계기가 된다. 10세기경 일본의 일상적 풍경이 어떤 시선과 일화로 다가올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무라카미하루키의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 열린 뜨거운 장소에의 취재기가 <시드니!>로 담겼다. 매일 400자 원고지의 30매 분량을 쏟아냈다니 하루의 상세한 기록이 볼만하게 펼쳐질 것 같다.

하루키는 소설가로서도 훌륭하지만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도 무척 개성이 강하고, 아무튼 에세이에서의 사적 모습이 발랄해서 좋다. 나이가 들더라도 언제나 청년의 생각으로 자신만의 취향에 심취하고 즐기며 살아도 좋겠다라는 용기를 하루키를 보며 얻는다.  















마스다미리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으면 소소한 일상에 감사해야하는 이유들이 설명되어 좋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정들이 나만 그렇게 느끼는게 아니었다고 위안할 수 있고, 무엇보다 주인공을 보면 크고 작은 일들을 즐기며 살아봐야겠다는 다짐도 들어 용기를 얻는다

그동안 작가의 여러 책에서 등장한 수짱이라는 캐릭터가 이번에는 주인공이 되어 돌아온 모양이다. 주인공이든 아니면 주변 인물이든 작가의 시선에는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돌아오니 얼마나 반가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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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평론가 황현산의 신간 <우물에서 하늘보기>는 신문에 연재한 27편의 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국내외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시세계를 풀어가면서 예술 전반을 아우르기도 하고, 더러는 우리 시대의 사회상도 한데 이야기하는 식이다.

최근 SNS를 통해서도 활발히 사담이나 견해를 올리는 작가의 문장을 접할 때마다, 여러번 곱씹게 되고 공감될 때가 많. 그 간의 으뜸은 연민을 드러내는 방식같은 것들이다. 차마 바라보기 힘든 정곡을 헤짚고 이야기하는데 주저하거나 외면하는 법이 없기 때문일까. 작가가 바라는 세상과 작품 안에서 이야기하는 세상의 꿈들이 조금씩이라도 변화되기를 바래본다.    












문학적 업적만큼이나 많은 이슈 또는 충격을 안겨준 작가 로맹가리의 생전 구술 회고록이 <내 삶의 의미>란 제목으로 담겨졌다.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을 때의 기록이라는데 그 깊이가 얼마나 반영되었을지 모르겠으나, 죽기 전의 마지막 인터뷰라면 조금은 의미심장하게 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어린 시절의 어머니로부터 교육 혹은 강요받은 삶의 여러 추진과 야망을 어떤 마음으로 실행하며 살았던지, 성인이 되어서는 자신의 꿈과 성공, 사랑 등 여러 파란만장했던 개인사들이 궁금해진다. 전투기 조종사부터 외교관, 배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력들을 전전한 것도 무척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에밀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문단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사로운 계기 따위들도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소설가 김영하의 전작 <보다><말하다>에 이은 3부작의 마지막 <읽다>가 출간되었다. 불현듯 드는 생각은 왜 <읽다>가 가장 마지막일까 하는 점이었다. 책 소개를 읽다보니 작가는 읽는다는 행위를 가장 인간다운 의미로 보고 있다. ‘보고, 말하기가 직관적이고 본능에 가까운 행위라면 읽는다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을 가장 인간다운 행위일 것이다. 주제가 읽기인 만큼 독서가로서의 성향이나 재미있게 읽은 작품들에 대한 언급, 읽는다는 것의 철학적 사유들도 함께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김경주시인, 김민정시인, 백영옥 소설가 등 작가 열 명이 각자의 이유를 달고 외국을 다녀온 사적 기록이 <작가가 사랑한 여행>으로 묶였다. 베트남, 스페인, 페루까지 어쩌다 그곳을 알고 흘러가게 되는지 어떤 추억을 안고 일화들을 풀어낼지 궁금해진다.

많은 여행기들이 있다지만 이런 식으로 여러 명이 각자 다녀온 여행지를 이야기할 때 읽는 입장에서는 무척 압축적이라 흥미롭다. 개인 성향의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느끼는 강도와 시선의 집중도도 제각각 다르기 때문일까 다양한 감화를 받게 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이번 여행을 계기로 또 어떤 느낀바가 있어 다음 작품이나 세계관에도 반영될 수 있을지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마스다 미리는 신작이 나왔을 때 드는 기대가 여느 작가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창작물이거나 산문을 놓고 볼 때 사실상 그 구분이 힘들 정도로 창작물 역시 그녀의 자전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래서 어느 장르를 막론하고 읽더라도 작가 특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건 같게 된다. 과거의 일이거나 현재이거나 하는 시점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전해지는 느낌과 주제도 별반 달라지지 않다는 인상때문에 늘 비슷하다. 만약 여느 작가의 작품을 읽었을 때 매번 이런 식이었다면 흥미를 잃거나 좀 변화를 촉구하게 됐겠지 싶은데, 마스다 미리의 경우는 그 반대다. 항상 이런 식이어서 좋고, 기대가 안드는게 전혀 아니라 이게 작가의 큰 매력이자 자랑거리로 생각된다. 이번 책에서도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모습들이 그녀만의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귀 기울여 듣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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