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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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는 언제나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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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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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다시 묶어 낸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를 읽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은 2부 돈에 대한 산문들 특히 세월호로부터 시작되는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한 언급이었다. 신년에 신문에서 읽고 따로 저장하여 두고두고 읽으리라 다짐하게 된 명문이었다. 이 책에서 다시 읽고는 어쩌면 이 글은 내게 김훈의 최고작이라고 불리게 되겠구나 싶었다. 

 

 

 

작가 김훈을 말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그의 문체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이 나오면 내용의 주제면 보다는 문체에만 쏟아진 관심들이 늘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워낙 개성이 뚜렷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고 나쁠 것도 없지만 이쯤이면 그를 관습적으로 소비하는 게 아닌가 싶다.

작가는 점점 말을 줄일 것이고 최소한의 단어만으로 전달하려는 문체를 위한 노력을 한다는데, 물론 이 점이 과소평가되어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신간이 나올 때마다 이런 식이라면 영 아까운 일이란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의 문장들은 간결함과 남성성이 돋보이는 면모를 자랑하지만, 그 못지 않은 소설 내부의 시대와 개별성에 덜 집중되는 사실들이 영 아깝고 안타깝다. 이왕 그의 문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그 배경과 과정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그의 말은 다만 그 세대의 보편적인 유행이나 흐름에서 빗겨간 이유로 오히려 그 개성을 드러내게 된 것은 아닐지. 또래 소설가들에게서 느껴지는 좀 더 깊은 내면의 소리에 치우친 문장이 아니라 보이는 그대로의 날 것의 느낌을 명료하게 전달할 뿐이라는 인상이다. 그동안 이 점을 전직 기자출신의 연장으로서 말체를 이해하곤 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몇몇 챕터를 읽으면서 좀 더 이전의 뿌리를 찾게 된 것 같았다.

지금으로서는 영 익숙치 않은 오래전의 서울말이 바로 그것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사대문안의 말이 과연 이러했고, 마지막 세대인 김훈에게도 익혀졌을 것이다. 비록 못 먹을 가난의 안팎의 사정은 다르지 않았어도 자부심으로 버틴 기품의 안쪽의 말들은 겨우 이런 식으로 단정함과 간결함의 명을 다하고 있던 것 같다. 김훈은 부모로부터 일종의 강박처럼 익혔고, 이에 더해 기자생활로 얻게 된 객관적고도 날 선 면이 더해져 그의 펜이 가는 길을 소상히 열어 주었을 것이다.

그래 그의 문장은 보고 자라온 또는 삶으로 목도해온 수많은 인간과 현상들의 실재이며 궤적이다. 돈으로 얽힌 추잡한 사회의 면, 무고하게 희생당하는 한 쪽의 현실이 묘하게 얽히고 무참히 어그러지는 걸 무너지도록 그냥 두는데 그의 말체는 적확하다.

글에 제 감정은 거의 덜어내고, 어떤 시선의 눈으로만 전달하는데 그냥 그렇게 내버려진 현실의 누추함은 더욱 진하게 도드라진다. 그런데도 이걸 읽는 이의 마음의 허리는 그만큼 베어 나가는 기분이 들고 만다.

 

 

 

 

그가 굶주린 어린 시절을 보낼 때 아버지의 통곡은 가엾은 그와 그 세대의 동료들을 이해하게 만들었고 안아주고 싶을 불행이며 아픔이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부르짖던 광야는 실체 없이 떠도는 황무지라는 사실을 알아챈 김훈에게 그 땅은 어쩌면 다다르지 못할 나라였을 것이다.

아버지의 삶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이해와 혐오들이 엉켜 그만의 다짐과 깨달음으로 삶의 가장 우선과 나머지들이 생겨났다. 그의 세계관은 그의 부모와 시대로부터 온 것이지만 분명히 내가 살아갈 미래로서 나의 이해는 단절과 화해로 정립되었다.

이 책의 처음은 이고 맨 나중이 이라는 것은 김훈이라는 사람의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반영한다. 그는 이미 문학이 삶을 구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밝힌바 있다. 나는 김훈의 이러한 삶에서 오는 숭고한 인간의 땀과,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는 면을 언제나 존중하고 싶었다.

 

 

 

 

그는 못 말리는 호기심 꾼이고 사물이든 역사든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연원을 더듬는 집요한 눈과 손을 가졌다. 언제나 그의 여행길에는 필기도구, 사전이 함께할 뿐이라 다른 무언갈 할 게 없다. 그저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일이나 하염없이 자연을 바라보는 일이 다라는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몸으로 통하는 길만 열어두고 거의 알 때가 올 때까지 보고 듣는 일만 반복한다.

 

 

 

 

 

언제나 김훈의 글이 재미있고, 놀랍다고 생각 드는 점은 어떤 주제를 쓴다 해도 그것이 그 어디에서라도 비슷하게 본 바가 없다는 점일 것이다. 그의 눈이 지독하게도 사물의 원대한 이해와 관찰로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이 명백히 들린다. 설사 그것이 한낱 라면의 일이라 할지라도. 연구하고 끝내 자신만의 것으로 승화시키는데 그의 연필은 연장이 되어, 조각내고 분해해버리는 일을 한다. 여성의 입술에 발린 틴트나, 유방의 선에 대한 관찰을 할 때도 그의 집요함은 차라리 순수해서 귀여울 지경이다. 이러한 방향 모를 호기심과 관찰이 그를 이루는 삶의 태도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김훈의 ''을 읽으면 그의 ''이 열리고 그 안에는 어김없이 ''으로 밀고 나가는 인간의 숭고함이 살아난다. 이것으로 잉태되는 ''과 한 덩이의 ''을 떠넘겨주는 순환의 일이 항상 되풀이 되곤 한다. 그는 기꺼이 가장 낮은 미물이거나 제 손으로 일구는 사람들의 손을 들여다보고 펜으로 그것들의 글길을 열 것이다. 그래 언제나 다음 책에서도 어김없이 우리가 놓친 인간의 한 면과 자연 이면의 숨은 그림자들을 지켜볼 수 있게 된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쓸 거라고 들었는데 문득 잘 되어가는지 궁금해진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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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알타이 걸어본다 6
배수아 지음 / 난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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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배수아가 보고 온 몽골 알타이에서의 일화를 들으면서 그 어떤 감정으로부터도 휩싸이지 않는 기묘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작가의 아우라에서 연상되는 당연히 압도당할 마음가짐에서 완연히 벗어나는 의외의 구석이었다.

그곳이 실제로 단조롭고 고요한 일상뿐인 풍경이 다이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모든 걸 말할 때 그의 눈은 고스란히 그대로일 수 있게 움직였고 바람에 쓰인 기록처럼 남겼다.

단 한번 강렬한 감정이 들었을 때라곤 갈잔이라는 작가를 비롯, 함께 떠나온 각국의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일 때뿐이었다. 그 이후로는 천천히 걸으며 배회하는 말 탄자의 유유함만이 느껴졌다. 이곳에서의 작가는 다만 잃어버린 나침반의 바늘 위에서 서성이는 나날이었노라고 말한다 





만약 작가가 느낀 정체만이라도 좀 더 구체적이면서 열렬히 열거되는 식이었다면 어땠을까? 혹은 그곳의 일일이 다름을 인식하느라 흥미를 끌고 말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흥미를 끄는게 물론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든 시선이 비판적으로 그려지는 데 힘이 실렸을 것이고, 어느새 문명인의 눈으로 보는 알타이이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누가 뭐래도 일반 관광기와 다를 바가 없지 않았을지

우리가 보는 그곳이 단지 명맥이 언제 끊길지를 염려하며 보는 오지이길 바라는 것이 절대로 아니기에 작가는 이러한 염려로 지킨게 있고, 우리는 그걸 존중하면 되었다.





이곳의 사람들을 보다보면 누구나 자연과 시간 사이에서 벌이는 예술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수아 작가는 도착하자마자 묘사할 수조차 없는 무한한 대지 위의 광활함에 압도당하고, 이방인임을 자각하게 됐지만 기어코 요란스러운 여행자이길 거부했다. 오히려 최대한 몸을 낮추거나 숨기는 한 마리의 말과 같은 예민한 신세였다. 책의 안과 밖으로 흐르는 가장 훌륭한 태도로써 그곳을 대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이 책의 의외인 면은 생활이 좀 재미있게 흘러간다는 점이다. 알타이 미인대회 출전에 대한 일화를 비롯해 피식댈만한 이야기들이 더러 나온다. 문화차이로 정색을 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지만 작가는 그보다 존중하고 싶은 한 충분히 그곳에 녹아들려고 노력한 것 같다. 정작 자신은 똥줍기 말고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게으름을 피웠다고 하지만, 알타이와 만나는 가교의 의식으로서 그것들을 먼저 이해했다는 것만으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노력을 엿보게 된다.






근 한 달간의 여정은 이런 식으로 시간의 무한함을 발견하는 선물이지 않았나 싶다. 알타이에서는 욕망의 시간은 없으나, 그렇기 때문에 도드라지거나 반추되는 타자의 현실의 욕망을 더러 들춘다. 이는 떠나면서 목도한 작가의 가난에 대한 자각, 텅 빈 공간의 존재로부터 밀려나온 감정의 실체는 아니었을까

도시의 삶, 문명의 도그마가 형성해 놓은 구멍이라는 작가의 말 속으로 아무런 죄책감 없이 들어가긴 했는데 삶의 비루함과 가난이 주는 불편은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었으므로, 이 침묵의 정체는 암묵적으로 알아가는 발견이게 된다. 그것이 정확히 어떤 처연함을 불러일으키는지 알 수 없는데도 스스로 이름붙일 수 있는 나만의 구멍임은 알 것 같다마치 알 수 없이 찾아와 홀연히 떠나버린 그녀가 앓던 병처럼 말이다. 덧씌워 이름 지어지기 보다는 단 한사람 즉 각자의 알타이 속에 내재된 병명의 운명처럼 고유해진 일과 같다.






이 책의 원고는 절대로 출판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존재가 거의 잊혀진 2009년의 기록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교정을 보지 않은 날것의 느낌들이 정제되지 않은 7월의 눈처럼 순수하기만 하다. 알타이와 울란바토르에서의 일들은 그의 요란스럽지 않은 문체와 닮아서 참 좋다. 그 이후에도 두 번이나 더 다녀온 경험으로 다시는 이 땅을 알려고 떠나는 일은 없겠노라고 선언하는데 이 말은 어딘가 슬픈 유언처럼 들렸다. 운명의 이끌림으로 생긴 물음들에 대한 답을 그녀는 그간의 여행으로 얼추 찾게 된 모양이다.





'도저히 저항하지 못할 운명의 힘'으로 떠난 계기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거대하고 무한한 감정, 너무 순수해서 정적인 과격함'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말의 의미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저 너머의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것은 눈으로 보고 냄새의 흔적을 온몸으로 휘감아본 사람에게서나 일어날 수 있는 반응일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깊이를 모르고 내려가는 원융한 통로의 한 가운데서, 있는 힘을 다해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게으른 한 사람에게서 자연스럽게 부여된 일이라는 것에 덩달아 감사하게 된다.

자연은 아무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차별 없는 일상과 하루를 연장하게 해주었고, 그 자비로 우리는 배수아 작가를 무사히 만나 몽골 그 가운데서도 알타이라는 곳의 민낯을 최초로 만났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시작과 끝이 없는 넓은 대지의 모래 바람을 선물 받게 되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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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줌파 라히리의 첫 산문집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는 탄생기 부터가 좀 이색적이다. 그녀는 이십여년전 떠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그들의 말에 완전히 매료되었고 마치 새로운 세상에 봉착해 버린 듯 사랑하게 된 모양이다. 그 이래 말을 배우고 급기야 이주를 강행할 만큼의 열의로서 살아왔다. 이러한 주요한 시간들이 이 책에 담긴 내용인 것이다.

이미 명성을 얻을 대로 얻은 작가의 이력으로 완전히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모국어가 아닌 조금은 더딜 수밖에 없는 실력으로 굳이 글쓰기를 해야만 한 이유들은 그 자체만으로 굉장한 모험처럼 들린다. 아마 그녀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즐거운 마음으로 첫 산문집을 완성해 내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진즉에 읽어보고 싶었지만 작가의 단편소설 정도라도 접해 본적이 없어서 산문으로 먼저 대면하게 되는 것이 어떨지 묘한 기대가 든다. 사실 영어로 썼든 이탈리아어로 썼든 번역되어 읽는 우리는 그 미묘한 차이와 매력을 알도리가 없다는 게 조금은 아쉬울 따름이다




까칠하게 말할 것이라는 말에 긍정의 끄덕임이 이면서도, 일면 태도는 즉 그 내용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면을 생각해보면 호의로서의 태도가 조금은 더 낫지 싶고, 이래저래 아리송해지고 만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까칠하게라는 함의에는 세련되고 그럴 듯한 설득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는 건 자명한 핵심이다. 소통의 기술로서 좀 더 나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하고 오해 없이 이해받을 만한 원활한 대화법이 어떻게 발현될 수 있을지 연마해야 하는 것이다. 비슷하게 연상되는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철학과 조언들과는 어떤 부분에 차별화를 기대할 수 있을지 기대되기도 한다.

 












시를 거의 읽지 않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남의 나라의 시는 더구나 읽는 일이 없다보니 현존하는 시인에 대한 정보가 현저히 낮다. 그러나 일본의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는 그 명성을 들어본 바 있고 방한했던 기억이 희미하게나마 있어 주의를 끈다.

물론 아는 바가 전혀 없다시피 한건 마찬가지인데 어린이를 위한 동화, 시를 쓴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시세계가 궁금해졌다.

여든이 넘는 작가의 이력으로 숱한 시론과 세계관이 이 책에 고스란히 전해졌을 생각을 해보면 참으로 귀한 공부가 될 것 같다. 시어가 번역될 때 온전히 전해지지는 않을 아쉬움들이 산문으로나마 설명되어 이해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배수아작가를 떠올리면 어떤 촘촘하고 내밀한 세계가 연상되고, 그렇기 때문에 미묘하게 올라오는 고요가 더해져 강한 개성이 느껴지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의 작품을 음악회로 비유한다면 긴 인터미션을 가져야 할 것 같은 그런 연주를 기대할 만 하다.

그렇지만 실상 작가의 작품들은 끊임없이 세상과 대면하며 전해져 오는 자신만의 울림들로 충실하다. 쉽게 말해서 하나의 작품이 또 탄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들일 작가처럼 보이지만 그 정반대의 인상을 주는 작가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의 성실성이 매번 의외이고 감탄스러웠다.

이번 책을 보니, 몽골에 다녀온 모양인데 무척이나 동적이면서도 시적인 산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분명 또한번 거듭나게 했을 그 장소의 풍경과 생각들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그의 소설만큼이나 산문에서의 매력도 풍겨오는 다부진 인상처럼 명징한 인상이 있다. 몇 권의 산문들은 스테디셀러의 목록에 오를 만큼 꾸준한 공감과 동의를 얻고 있는데 이 책은 지난 글들과 새로 쓴 글을 묶어 새로 펴낸 것이다. 여전히 살아 나가야만 하는 삶의 거울들이 실려있다.

사실 그의 어떤 일면의 생각은 때론 반론을 제기하고 싶어질 정도로 맞지 않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을 향해 소리 높여 이야기하는 태도로서의 용기는 온전하게 힘을 발휘해주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힘겹게 펜으로 밀고 나아가는 작가 김훈을, 그리고 그가 그려내는 여러 삶을 응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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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쓴 글을 다시 읽을 때마다 매번 '이게 뭔가' 싶어서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일단 내려놓고 나면 들뜬 마음이 드는 건 왜인지.  

세상에 같은 얼굴, 같은 나이테는 없다는데 아무리 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아도 세상의 이야기는 어찌도 그리 다양한가. 수많은 사연과 감정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항상 놀라울 수 있어 즐거웠고 배울 수 있어 감사했다.

고백컨데 매달 전해져 오는 두 권의 책 때문에 버틴 나날도 많았다. 특히 가장 낮은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가들을 만날 때, 위안 받았고 힘이 났다.

한가로이 마음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준 알라딘 서재, 언제 들러도 놀라운 언덕이 펼쳐지기를 응원하고 싶다. 15기 신간평가단을 이끌어 주신 파트장님, 또 좋은 글 올려주신 모든 평가단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하며, 기쁘게 마친다.     

 

 

- 15기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임경선의 <태도에 관하여>에서 가장 주목하는 태도는 용기와 긍정이다. 그저 옳기만 한 말을 하기는 쉽지만 그 중에서도 엄정한 태도의 민낯을 일일이 확인해보고 그 길을 비추어 주기란 쉽지 않을 여정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한번 더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게 될 때 밝아오는 키워드를 찾게 된 다는 것. 이걸 이행하는 것만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머지 다섯가지의 태도를 방패삼아 밀고 나가려는 용기를 준다. 무엇보다 나 자신의 자신감에 대한 중추적 힘을 키우라는 말은 살아가면서 계속 복기하고 싶은 키워드가 될 것 같다. 

 

 

 

- 15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금요일엔 돌아오렴>

20140416 잊지 못할 날이 되었다.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읽기를 두려워 했었는데 정작 읽고 나니 어른으로서 그 날에 사과할 수 있는 마음의 계기가 어느 정도 생겼다.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권정생, 이오덕 선생의 참 된 삶의 모습에서 여러 가치들을 만나게 됐고 그만큼 실천하며 살아가야 하는 당위와 미덕을 배우게 된 것 같다.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이동진, 김중혁 두 사람의 소설에 대한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힌다. 너무 엄정하거나 들뜨지 않고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소설을 더 읽고 싶게 만들어 준다.

 

 

 

 

 

<조지프 앤턴>

사활을 건 일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살만 루슈디의 자서전. 놀랍도록 솔직하고 때로는 위트있게 자신을 조롱할 줄 아는 그의 지난 일을 보면서 인간의 신념과, 그것을 뛰어넘는 어떤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생각해 봤다.

 

 

 

 

 

<다정한 편견>

작가의 시선에는 언제나 저쪽 저 아래의 응시가 있다. 그 곳을 함께 바라봐 주고 힘을 더할 수 있는 다정한 편견의 힘을 믿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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