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다르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멋지게 활약하는 저자들의 이름만 보더라도 매력이 흠씬 풍기는 신간이다. 이번에 <말과 활>의 창간호를 낸 홍세화선생의 요즘 근황과 생각들은 어떤지, 기생충 연구를 하는 서민교수의 굴욕 시절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지, 이충걸 편집장의 수려한 글발은 또 얼마나 마음을 동요하어 흔들어 놓을지 좀처럼 진정치 못할 호기심이 마구 들어 오는 것 같다.
같은 주제를 놓고 말하기 보다 제목에서처럼 스스로를 위한 이야기일수도 혹은 세상에 전하는 말일 수도 있는 제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니 흥미롭다. 일곱 사람의 일곱 이야기가 수십가지의 프리즘처럼 아름답게 비춰질 것 같은 기대가 들어 온다.
영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쓴 <진짜 여자가 되는 법>은 베스트 1위는 물론 일년이나 탑10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그렇다면 왜? 무조건 솔직하고 화끈한 이야기를 한다고해서 다 그런건 아니니까.
어떤 식으로 발칵 뒤집어 놓았으리라는 단서는 목차를 읽어 보니 대충 감이 온다. '민감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한 모양이군'이란 짐작을 하는 중간에도 '이런 것까지?'하면서 동공이 커지는 주제들이 가득한 이유가 있다. 작가 케이틀린 모란은 직설화법으로 실날한 여자의 비밀 영역에 대해 혹은 궁금하지만 아무도 나서서 말하지 못한 치부와 혹은 찌질한 면에 대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 낸다. 과연 여자가 되는 법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지 내가 과연 얼만큼 동의하고, 알고 있었는가에 대해서도 사뭇 기대가 되는 책이다.
불문학자로 유명한 김화영교수의 <여름의 묘약>은 이 불볕 더위에 어떤 마법같은 말들로 여름을 나는 묘약을 선사해 줄지 궁금하게 하는 책이다. 묘약이란 말처럼 삶의 해답을 전해주는 신통함으로 가득할 것만 같은 처방전같은 걸까.
그녀에게 여름은 젊은 시절 프로방스에서의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 그리고 다시 사십여 년이 흐른 지금 '다시 프로방스'에 대해 지금의 계절에 대해 말하려는 책이다. 그녀의 펜은 언제나 프랑스의 문호들과 함께 했던 만큼, 그들의 이야기 또한 김화영 자신만이 알고 있는 장소의 역사와 맞물려 흥미롭게 들릴 것 같다. 그녀만이 누린 한 시절의 묘약들이 함께 한다면 참 호사스러울 책이다.
<당신이 들리는 순간>은 홍대 인디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밴드에 대한 기록들이다. 순전히 인디밴드들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으로 기획된 만큼 저자의 유별난 태도가 엿보이는 듯 하다.
1부에는 주로 생활의 저항을 말하는 락밴드들을 위주로 말하고 2부에는 그 외의 세 밴드를 소개하고 있다.
인디밴드들이야 너무 많으니까 추리고 추리는 일도 어려운 일이었겠거니와, 락밴드가 아닌 밴드들의 수가 적군? 하면서 벌써부터 2권을 기대하게 만드는 듯 하다. 인디씬의 진면모 혹은 이면을 팬의 시선으로 재미있게 들려 줄 '소리가 즐거운 책'을 만난다면 또 어떤 기분이 들까.
작가 김얀은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알기 위해,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떠났다고 했다. 부모님과 친구 지인들이 충고해준 모두가 똑같이 말하는 안정된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는 말이 인상 깊다.
그녀가 만난 이방인과 함께한 나날에 대한 일화들, 여행을 하며 만난 이국적인 풍경 그리고 각 국에서 함께 한 남자들과의 이야기들도 어떤 인상으로 남았는지도 궁금하다.
시인이기도 한 이병률작가의 사진이 같이 실려서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의 야릇한 여름 바람도 재밌게 기대해 볼 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