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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 시옷이라 불리는 말.
낱말보다도 작은 이 자모에 거창하게도 '세계'랄 만한 세계가 존재할까?
김소연 시인의 눈에 비친 시옷의 세상은 목록으로만 보아도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흘러 나온다. 어째서 시옷인지. 시옷으로 떠올리는 세상을 왜 편애할 수밖에 없는지, 세계를 다 훑어낸 기운으로 말해주는 듯 하다. 조금은 슬프고, 고요하며, 아린 느낌의 언어 시옷.
세상을 새롭게 응시하는 웅슝한 언어가 시옷은 아닐까.
<마음사전>에 이은 김소연 시인의 각별한 언어놀이에 또한번 동화되길 꿈꾸는 독자라면 이번 시옷의 세계에도 틀림없이 빠져 들 수 있을 것 같다.
메가쑈킹만화가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단어는 '쫄깃'이란 말이다. 그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왕이면 이 하루를 쫄깃하게 즐겨보자 라는 뜻이 담겨 있다.
작가가 제주로 가서 같이 집을 지을 사람을 구하고, 완성되어 게스트하우스로서 큰 명성을 얻기까지의 과정들을 개인 매체에서 죽 봐온터라 남다르게 느껴지는 책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쫄깃>에 담겨 있을 내용이 익숙한 질감으로 보상받는 것 같아서 왠지 뭉클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쫄깃센타에 묵고 싶어지는 겨울이 왔고, 이 책을 품에 안고 당장의 내일에 빛나는 쫄깃한 삶을 잠시 꿈꿀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쫄깃 쫄깃!'
작가 후지와라 신야를 떠올리면 '죽음'이란 단어와 깊이 연관되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기도>역시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의 죽음으로 맞닥드린 삶의 최후의 기운들을 맞서는 여행이다.
깨달음의 길 시코쿠를 찾아 떠난 순례자,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또 다른 순례자들, 그들의 표정과 풍경을 통해 저자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물음들이 깊이 와닿는다.
죽음을 생각하는 삶으로서 매일 올리는 기도, 이들의 진지한 기도문을 같이 걸어보며 생각하게 될 책이다.
김훈, 이병률, 은희경, 신경숙... 이름만 들어도 가슴 떨리는 작가들이 건네는 '안녕?'의 말은 얼마나 다정한가.
<안녕 다정한 사람>은 마음이 머문 여행지에서의 다양한 모습을 각각의 인사로 건네주는 상냥한 책이다. 인사마다의 각기 다른 얼굴로 전하는 여러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리라.
그들로 하여금 하필 그곳을 찾게 된 연유하며, 여행지에서의 낯선 인상 그러면서도 어딘가 닮은 표정의 일일이 매우 궁금해지는 책이다.
팔방미인이란 말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 바로 괴테같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문학 뿐만 아니라 과학과 철학 등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괴테라면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도 흘겨 듣지 못할 것 같다.
<괴테의 하루 한마디>는 1월 부터 12월의 테마로 괴테가 남긴 명언 잠언의 말을 모아 그가 평생 가진 사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삶에 오해하고 오독하며 지치고 버거운 일상을 벗어나 조금이나마 이해를 얻을 수 있는 말이면 더할 나위 없이 힘이 나는 한마디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