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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내밀한 곳까지 관찰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일이 화가나 사진가에서가 아니라 시인에게서라면? 

우리는 모두 몸을 빌어 살지만, 가끔 거울로 들여다 보는 일이 없다면 결코 몸의 구석구석을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김경주가 2년 만에 내놓은 신작 <밀어>는 익숙하고도 낯선 몸에 대한 모든 것일 수 있는 시선이 담겨있다. 시인의 눈에 몸이 무엇을 비밀스럽게 말해주고 있던 건지 몽상에 젖는 촉촉한 마음이 앞선다.

 

 

 

 

 

 

 

 

<나를 부르는 숲>으로 유명한 작가 빌 브라이슨이 이번에는 호주를 여행했다. 그의 여행기를 읽어본 사람이면 방안 모든 사면 위를 배꼽 잡고 굴러다니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위트 넘치는 여행가가 아닌가. 무엇보다 낙천적이고 솔직한 품성이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여행의 흥미와 의미를 줄 것 같이 멋지기만 한 여행서이다. 더불어 그의 글은 생태계의 위험을 일깨우고 자연의 숭고함,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으로 전세계 독자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으니 이번 여행기 역시 기대감이 크다. 호주 여행에서는 또 어떤 좌충우돌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지 입을 한껏 치켜 올리면서 책장을 넘겨봐야 겠다.  

 

 

 

 

 

 

 

<파리는 날마다 축제>는 미국의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젊은 한 때 파리에 거주하던 날의 기록이다. 떠남과 낯섬의 인식들이 그의 소소한 일상과 맞물려 날마다 축제일 수 있는 소중한 하루를 돌아보게 해줄 것 같다.

 

 

 

 

 

 

 

 

 

 

 

 

남극이든 북극이든 아마존이든 우리의 소중한 동물들이 사라져 가고 그 안타까움을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전해듣고 있다. 이 책은 <시턴 동물기>로 유명한 작가 어니스트 톰슨 시트이 지금으로부터 백여년 전의 북극의 모습을 보여준다. 거대하고 고독한 땅 북극을 시튼은 왜 주목했고 그 안의 동물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는가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소중한 날들의 기록이 점점 파괴되고 있는 자연의 위기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파워 트위터리안 혜민스님의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갈피 잡을일 없이 매일을 지친다는 말밖에 도리가 없는 수많은 이들의 멘토가 되는 책이다. 작은 꽃의 향기처럼 지혜의 숲으로 초대되는 책이랄까. 가던 길을 잠시 멈추면, 그제서야 내가 지금 어디를 지나가고 또 어디로 가야할지를 알게 되리라는 소박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스님,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잠시 쉬어가도 되겠습니까?' 라고 물으면 분명 해맑은 얼굴로 어깨를 토닥여 줄 혜안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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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2-0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독 혜민 스님의 글이 끌리더군요.
알라딘에서 밑줄긋기로 해놓은 부분을 읽었는데도 느끼는 것이 정말 많은 에세이 어요.
이번에 신간평가도서가 된다면 무지 기쁠 것 같습니다 ㅎㅎ

puriul 2012-02-09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혜민스님 잘 몰랐던 분인데, 글 정말 잘쓰신다고 들었어요. 기대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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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가장 후미진 변두리에서 가장 낮은자들의 이야기를 하는 송경동시인. 두려워서 아무도 하지 않을 일을 기획하고, 손을 잡아주고 함께 아파하며 기꺼히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어 주는 진정한 지식인, 바로 울보 송경동이다. 이번 산문집 <꿈꾸는 자 잡혀간다>에서는 시인이 어떻게 현장가이자 투쟁가로 살아가게 되었는지 독백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시대의 아픔을 알게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고, 작은 동요로 부터 시작된 걸음이 희망이란 단어로 다가서는 일임을 꿈꾸게 해줄 것이다. 서늘함이 느껴지지만 늘 가장 가까운 심장 소리를 들려주는 따뜻함을 놓지 않아 늘 그가 고맙다. 차가운 감옥에서 움트는 아주 먼 불씨지만, 2012년 조금은 부푼 기대를 안고 살아갈 우리에게 그 어떤 빛보다 강한 따스함이 전해지는 것 같다. 기꺼이 그를 따라 꿈꿀 것이고, 그를 힘차게 응원한다!  

 

 

 

 

 

 

마르케스, 권터그라스, 오에겐자부로 등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16인의 인터뷰를 담은 <16인의 반란자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사사로운 이야기와 작품에 담긴 원칙, 철학 등을 두루 담아 낸 책이다. 반란자들이라 명명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같이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하고 세계인의 정신에서 각성시켜 주는 듯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생각하는 삶의 태도, 문학, 역사, 철학 등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깊이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는 기대를 가져볼만하다.   

 

 

 

 

 

 

 

 

 

작가가 좋아하는 무진기행이나, 이승우, 타르코프스키, 원더풀라이프를 한데 놓고 생각해보면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정서가 흐르는 듯 하다. 마치 밤을 닮은 정서랄까. 그가 진행하는 심야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처럼 조용히 언급될 조근조근한 서정이 흐른다. 이 책은 방송에서 소개된 책들과 새로 덧붙인 몇편의 기록을 담아 77편의 책 탐험기를 엮어낸 소개서다. 그의 전작들이 모두 영화와 관련된 책이었다면 이번 <밤은 책이다>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책에 대한 작가의 특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말하는 듯한 문체로 문장을 읽는 내내 이동진기자 특유의 부드러운 음성을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김현진의 글을 보고 있으면 이제 갓 서른이 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숙함이 기특해진다.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면면이 '여자'여서 돋보이다가 이내 그것마저도 어리석은 일이 되어버리는 짙은 카리스마가 느껴진달까. 정말 곧은 성인이 되었구나라는 인상을 받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렇게 보이던 이유도 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안온한 20대를 보내지 않아서인 모양이다. 홀로 투쟁하듯 살아내고 버텨낸 서울살이의 기록이 그녀를 당차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다져낸 것이다. 가난하지만 꿋꿋히 살아가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과감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용기를 주려는걸까? 그 청춘의 기록을 '뜨겁게 안녕!'하듯 읽어보면 좋겠다.     

 

 

 

 

 

 

 

누구나 타샤튜더처럼의 삶을 꿈꿔 본다. 볕이 좋은 창에 앉아서 한 나무의 사계를 지켜볼 수 있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뭔가 인생의 완성을 돕는 근사한 일일 테니까. <즐거운 나의 집>은 타샤튜더가 버몬트에 손수 지은 집에 정착하며 방을 꾸미고, 옷을 지어 입으며, 예쁜 식기들이 가득한 부엌에서 맛있는 요리를 하고, 애견 코기가 뛰어노는 예쁜 식물들이 가득한 정원의 아름다움을 일구며 살아간 일기장 같은 책이다. 그녀의 집에 놀러가는 일이 벌써부터 두근두근 설레이는 것 같다. 타샤튜더 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할머니! 나도 이렇게 늙어봐야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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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항상 사람들을 놀래킨다. 그를 연상하면 아마도 젊음이란 단어를 가장 먼저 상기할 듯 싶은데 도무지 늙는 법을 모르는 사람처럼 언제나 변함이 없다. 그가 내는 신작들만 보아도 '언제까지나 파릇파릇한 감성으로 젊음을 이어갈 수도 있구나' 하는 믿음 같은 것을 더욱 견고하게 심어준다.
오랜 세월 글장이로 살아가는 삶, 생각해보면 세상에서 가장 날선 눈으로 보고 예민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 숙명이 버거웠을 법도 한데 그에게는 철두철미한 마음가짐이 상처받지 않을 것처럼 매우 단단한 심지로 버티는 듯 하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작가이지만 하루키는 분명 우리 안에 있는 사람이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사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라는 삶과 지극히 개인적인 또다른 삶을 잘 분리하며 살아간 것 같다. 이것이 어쩌면 엄숙하거나 거장의 반열에서 느껴질 아우라를 벗어나는 그만의 비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매일 글을 쓰지만 적당량을 쓸 것, 언제나 일어나면 운동을 하고, 맥주를 마시며 야구를 관람하는 평범한 일상들이 젊음을 언제까지라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그런 그가 살아내는 일상의 기록이 <잡문집>으로 묶였다. 소소함을 지나오면서 작가는 어떤 시시콜콜한 일상을 쪼개며 살아갈까, 어떤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응시하고 미래를 그리며 살아갈까하루키만의 하루가 무척 궁금해진다.

 

  

 

미셸 투르니에가 자극 시켜주는 상상력 산문집이라, 읽기도 전에 머릿속이 요동을 치듯 출렁거린다. 서로 상반되거나 상응하는 개념들을 깊게 성찰하며 철학적 관점들을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은 쪽으로의 발상으로 이어지게 하는 책이다
거장 투르니에의 감성과 상상력 안에서는 과연 어떤 것들이 노닐며 떠도는 것일까. 세상에 규정된 단어들이 그의 지혜와 만나면 어떤 의미로 새롭게 부여될지 궁금하다. 상상력으로 파생된 개념의 의미와 미래를 상상해보는 일은 한번도 해보지 못한 즐거운 감염의 기분을 맛보게 해줄것만 같다.

 

 

뭔가를 모은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작가는 태생적으로 좀 유별난 수집벽을 가졌고 그것을 계속 유지해오고 있는 모양인데 어쨌거나 수집이라는 것은 누구나 했을법 한 일, 주위에서 횡횡하는 일이기에 크게 생소하거나 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궁금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수집품이 구두이건, 책이건, 전단지가 됐건 차곡차곡 쌓은 것들을 궁금 없이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세상에 그 어떤 하찮은 사물이라도 수집가의 눈에 들면 쓸데없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왜 모았고 내 이유와는 어떤게 같고 다른지를 알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만약 그것이 이우일의 그것들처럼 남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종이 나부랭이거나, 아이들도 내다버릴 유치한 피규어라 할지라도 모으는데는 그만한 이유들이 있다. 때문에 누구나 모을 순 있다지만 다 같은 층위에서 콜렉터라 말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집은 소유할 만큼의 가치가 중요한 일인데 이외에도 그것을 모으는데 들이는 시간과 돈과 노력 따위를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런 특별한 의식이 없다면 그것은 정말 쓰레기가 돼버릴테니 말이다. 몇 년을 찾아 헤맨 시간의 역사를 사랑해서이고,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성실한 나’ 그러니까 일종의 나르시즘의 감정에 반해서일 것이고, 이러저러한 노력의 대가를 사랑한 일 때문에 콜렉터는 존재한다. 작가가 살아오면서 제 방 한가득 모아온 사물들이 각각의 역사로 남아 있다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좋을 신세계가 펼쳐져 있을 게 분명하다. 그의 집에 빨리 초인종을 누르고 싶어진다.

 

 

손재주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내가 직접 만드는 것에 대한 기쁨을 모를리는 없다. 작가는 시골생활이 어려운 도시생활자로서 어떤 해방구를 찾았는지 DIY라는 발랄한 단어로 새로운 탈출구를 제시해준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손이라는 도구로 만드는게 가능할까라는 의구심들을 모두 가능하게 하다니! 무조건 만들어 보자라는 무모함이 어느새 일상의 용기를 북돋는 변압기가 되어 준다. 유쾌함이라는 활력은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를 따라 손을 놀리고 싶은 충동으로 자동반사 될 것 같다. 텃밭을 가꾸고 악기를 만들고, 자연과 공생하는 환경 친화적인 삶의 태도가 도시생활자들의 답답한 일상을 조금이나마 자유케 해주리라. 쇼파에 누워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고작 리모콘을 누르고 과자나 입에 넣는 활용의 손 사용법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질 것 같다!

 

 

건축도로서의 삶은 어찌보면 여행을 해야만 하는 방랑 기질이 얼마쯤은 다 있는 모양이다. 세계의 어느 곳에나 건축은 존재하고 보이는 모든 재료가 곧 공부고 영감이 될테니 말이다. 보이는 모든 환경이 작품의 구상을 도울 수 있으니 여행을 다니는게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오기사란 이름으로 유명한 작가 오영욱이 몇몇 나라를 돌아보며 겪은 일들을 담아는 이 책은 그 시작이 서울이었다가 서울로 끝난다는 점이 흥미롭다. 여행은 어차피 다시 돌아오는 일일테니까.
서울에서의 일상과 나에게 미안해서떠났다던 여러 여행지에서의 일들이 겹쳐져 그 안에서 벌어진 '다름'을 보게 해줄지도 모르겠다. 욕망과 화려함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즐기다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각박함에 지친 생활의 위로를 얻은 일상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여행지의 온도와 냄새와 사람들의 표정, 건축이 내뿜는 분위기들이 그의 눈에는 어떤 식으로 담아졌을지 비행기 티켓을 끊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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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푸드'란 말에서 들려오는 포근하고 경건함마저 드는 좋은 맛의 기운만으로, 문득 내 인생의 '영혼의 맛'은 어떤 음식일지 떠올려 본다. 살아가면서 위로를 받고 싶어지는 순간에 소박한 한접시의 음식으로 마음이 다 누그러러질 수 있다면 이보다 위대한 순간이 또 있을까. 
<소울푸드>는 21명의 명사들이 들려주는 인생의 참 맛, 살아 갈 의지를 북돋아 주는 마법같은 음식을 소개한다. 치유의 가루라도 뿌려진것처럼 조금씩 음미하면서 이들이 차려놓은 한 상의 기운들을 모두 먹어보고 싶어진다. 
엄마가 끓여주는 소박한 된장찌개, 여행지에서 먹은 완전체와도 같은 라면 한 그릇의 맛, 이들의 영혼을 움직이게 한 음식은 어떤 소울이 담겨져 있는 것일까 감동적인 맛의 이야기들을 듣고 싶다.

  

작가 김중혁을 떠올리면 온통 '젊음'과 '재치' '상상력'같은 단어들이 떠돈다. 그의 소설 속 이야기들은 그 어떤 황당함을 안고 있더라도 그럴싸 하다. 뻔뻔함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사랑스럽고, 황당함보다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진중함과 엄숙함과는 거리가 먼 아주 가까운 일상의 이면을 바라보는 일이다. 시종일관 톡톡 튀어오르고 인물들의 재기발랄함 역시 이루말할 수 없이 사랑스럽게 묘사된다. 소설 이외에 김연수씨와 엮은 <대책 없이 해피엔딩>을 읽었을 때도 배꼽이 상실될만큼 이들의 핑퐁같은 재치 주고받기에 한참을 넋놓고 본 적이 있다. 그런 그라서 이번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도 기대를 할 수 있을만큼 해도 좋을 것 같다.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생각들이 그의 뛰어난 그림 실력과 함께 펼쳐진다니, '호기심과 편애로 만든 세상'이라는 김중혁만의 독특하고 호기심의 전파가 세상에 마구 던져질 것만 같다. 그렇다면 우리도 '뭔가 건지지' 않겠는가?   

 

 

'함성호'의 <당신을 위해 지은 집>은 '집'에 대한 온 성찰이 담긴 책이다. 집에 얽힌 온 세상의 단서들을 주어내고 그 안의 의미를 짚어낸다. 여행지에서 본 집, 인류의 역사와 철학으로 빚어진 집, 문화마다다른 집, 수많은 '집'으로 얽힌 여러 고리들을 풀어내 우리가 잘 알지 못하거나 미쳐 발견해내지 못한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다룬다. 오랜 세월 세상을 남다르게 보아온 시인의 눈으로 또 건축가의 눈으로, 온 정신의 상징인 '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무엇보다 그의 글쓰기가 무척 궁금해지는 책이다. 내가 짓고 살아갈 '집'에 대한 깊은 공감과 기대감이 부풀대로 부풀어져서 상상의 집이어도 좋을 꿈을 꾸게 되었으면 좋겠다.

 

 

김혜리기자의 유독히 '유심히 바라봄'에 대한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 책이리라. <그림과 그림자>는 그녀의 첫 그림산문집이라는 독특한 매력으로 시선을 끈다. 그녀를 둘러싸고 포진된 온갖 대상에 대해 유심히 관찰된 질문들이 복합체로 그림자처럼 길게 드리워져 있을 것만 같다.  
언제나 보이는 것 너머의 이면을 바라보고 의문을 던지는 그녀이기에 이 책의 글, 그림들이 유별나게 다가오리란 기대감이 든다. 마흔점의 그림에서 떠도는 수많은 그림자들의 몸짓이 그녀의 글로 어떤 공감을 불러 일으킬지 그녀의 뒷그림자를 밟으며 조용히 따라 걷고 싶어진다.  

 

  

제대로만 만난다면 한 권의 책은 오롯이 '우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 최성일이 보여주는 <한 권의 책>이 어쩌면 그런 책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책을 만나더라도 허투로 읽는 법 없다는 지독한 독서광의 자질을 무릎 아래까지만이라도 닮을 수 있다면!
그가 생전에 펴낸 귀한 서평들이 한 권에 담긴 것도, 수많은 세월동안 책에서 추려낸 철학과 지혜들은 어떤 식으로 독자에게 전해질지 기대하는 일도 무척 즐겁다. 이 <한 권의 책>이 11월 늦은 가을의 완성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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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예술 분야의 책을 이렇게나 오랜동안 깊이 고심하며 읽었던 때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참 부지런히도 내달렸던 나날이다. 물론 그 마음을 보채는 일이 활력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에 좋았다. 달 초가 되면 신간 목록의 책들을 훑어보고, 어떤 책을 읽게될까 하는 바람부터 내 손에 책이 전해지기 까지, 또한 다 읽고 나서 어떤 물음들이 내게 던져졌나 글을 써보는 과정들이 있었기에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거의 모든 책이 내 좁은 앎의 문턱에서 힘겹게 오르내리며 조롱하는지도 몰랐지만, 기쁨과 때로 크고 작은 감동을 전해주기도 하여서 고마운 이유다. 9기 평가단을 하는 내내 예술이 가져다 주는 풍요로운 기운들을 잔뜩 코로 들이쉬고 조금 더 나은 날숨을 내뱉게 되어 행복하다.    

 

-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지혜로 지은 집, 한국건축>은 우리가 살아온 '집'에 대한 역사와 깊은 성찰을 담은 책이다.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알지 못한 한국건축의 재료와 쓰임에 관한 것부터, 집의 정신적 세계관까지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건축의 철학에는 어떤 섬세함이 숨어 있는지 알게 된 게 가장 큰 소득이다. 틈 하나에도 어떤 과학적인 구현이 이루어졌는지 상세한 그림 설명과 함께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지혜로 지은 집, 한국건축>은 한국건축의 아름다움을 과학적이고도 섬세한 성찰의 면모로서 전해주는 아주 성실하고 인상깊은 책이었다.  

  

 

 

 

-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미술사라는 말만 들어도 읽기도 전부터 그 방대한 역사와 구분을 어찌 다 알겠는가 하는 한탄부터 나오게 마련이다. 그런데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는 어떤 특정한 유명작가로 대표되는 미술사가 아닌 철학적 역사적 중심에서 자연스럽게 태동된 미술사의 뿌리를 더듬는 책이다. 읽는 내내 모더니즘시대의 위대한 면모가 왜 더욱 돋보이던가를 알게 되었는데, 특히 사회적인 목소리를 냈던 격렬한 예술이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손철주의 글은 놀랍도록 시적이고 단아한 얼굴을 해서 마치 옛 시인을 만난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소박했던 옛사람들과 자연과 사물들을 한 장의 그림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좋았고, 작가가 유심히 바라본 소소한 즐거움을 한장 한장 글로 넘겨 보는 일도 좋았다. 계절이 바뀌거나 여유로운 감정이 드는 순간마다 자꾸 꺼내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일 것 같다.

 

 

 


  

이 책은 한국 건축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 무지함을 새삼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한국인이면서도 내가 사는 땅의 정신을 이해하지 못했구나 하는 자조감이 이 책을 더욱 파고들라고 부축였다. 작은 돌 하나에도 쓰임이 있는 실용과 속깊은 지혜로움의 더해짐을 세심하게 바라보게 된다. 어떻게 '집'으로 완성되었는가를 아는 일은 정말 소우주의 탄생과정을 아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성찰에 반하고 그만큼 오랜시간을 공들여 읽게 되는 책이다.

 

 

 

 

 

 세계적인 건축가인데도 그 어떤 외부의 가르침 없이 독학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된 점이 놀라웠다. 그의 건축에 대한 철학은 언제나 '떠남'에 있었다. 자발적 방황에서 오는 삶에 대한 물음표가 그가 지은 기둥과 지붕 위를 더돌며 아름답게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굽시니스트의 정치 만화를 읽으면서 그가 어떻게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지 한숨 섞인 자조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젊은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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