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ㅣ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을 믿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사랑을 믿는가... 나는 그랬다. 내맘 한 구석 어딘가에서는 사랑을 믿었다. 하지만, 구광본의 '서른 해'라는 시에서 처럼 한눈에 알아보았다는 사람을, 한눈에 사랑하였다는 사람을 믿지 않았고 영원한 사랑도 믿지 않았다. 사람은 변하고 사랑도 변한다. 아무리 죽을만큼 아팠더라도 정말로 사랑때문에 죽는 법은 없으므로...
여기,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냐고 묻는 한 여자가 있다. 처음부터 마음이 끌렸고 그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아무것도 상관없었던 사랑을 했던 한 여자가 있다. 하지만 그 때 그녀는 어렸고 지금의 그녀는 현실을 생각할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 그런데 그 순간, 운명처럼 그가 그녀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사랑을 묻는다.
사랑이야기다. 통속적이고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그런 사랑이야기.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홍이처럼 모든 것을 건 사랑을 한 적도 없고, 그런 사랑을 본 적도 없고, 믿지도 않고, 한때는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게 아니야. 그건 지옥으로 들어가는 거지. 결혼은 좋은 사람하고 하는 거야."(p.91)라는 홍이 엄마의 말에 동조했었던 적이 있었던 내가, 읽는 내내 사랑에 대해서 결혼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녀의 감정선을 따라 가면서,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라고 물었던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이제 또다른 한사람, 준고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